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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자율주행차 시대 연다

2020년 자율주행차 시대 연다

현대모비스, 인지·측위·제어 기술 개발로 시장 선점…원격전자동주차 기술도 선보여
현대모비스가 선보인 자율주행 시연장면. 안전한 자율주행자동차 시스템을 완성하기 위해 인지·측위·제어 기술에 집중한다.
차량이 도심을 벗어나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차량은 자율주행모드로 자동 변환됐다. 좌석은 뒤로 젖혀졌다. 운전자는 운전대를 놓았다. 고속도로를 달린 차량은 도로 상황에 맞춰 스스로 감속하거나 가속한다. 운전자는 피곤한 고속도로 운전에 집중하는 대신 책이나 음악을 들으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가 보여준 미래의 자율주행자동차 모습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CES) 2016’에서 자율주행기술을 선보였다. 현대모비스는 처음 CES에 참여해 미래 자동차의 기술력을 뽐낸 것이다.

CES 2016은 이제 삼성전자·LG전자 같은 전통 가전기업 뿐만 아니라 완성차 업체들의 격전지로 탈바꿈했다. IT 기술이 자동차와 결합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자동차 부품기업인 현대모비스도 CES에서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 원격주차지원시스템(Remote SPAS) 같은 기술을 선보이면서 CES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지난 5월 3일 현대모비스는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마북기술연구소 시험동을 기자들에게 공개하고 자율주행주차 시연 행사를 열었다. 미래 기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날 눈길을 끈 것은 ‘원격전자동주차’다. 자동차가 스스로 주차하는 장면은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운전자가 차량에서 내린 후 리모콘에 있는 스마트키 버튼을 누르면, 차량에 부착된 센서가 장애물을 인식하고 주차 공간에 스스로 진입한다. 좌우로 각각 40㎝ 여유만 있으면 주차가 가능했다.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업계의 이슈인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완성차 업계는 2020년이면 자율주행자동차가 도로 위를 달릴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기아차를 포함해 완성차 업체들과 구글 같은 ICT 기업들이 자율주행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 최대 부품기업인 현대모비스는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와 공동으로 자율주행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향후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성능과 신뢰성을 확보해 2020년까지 상용화 준비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율주행시스템이란 일반 주행에서 목적지까지 가는 데 부분 자동화 또는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시스템을 의미한다. 늘 사람이 탑승하기 때문에 무인자동차와는 구별된다.

2014년 9월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시스템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 업계를 놀라게 한 자율주행 시스템은 ▲보행자 인식 ▲전방차량 추월 ▲상황별 자동제동 및 가속과 감속이 가능했다. 자율주행은 기본적으로 센서를 통해 상황을 인식하고, 엔진제어유닛(Engine Control Unit, ECU) 등이 정보를 판단해 기계장치를 제어해 이뤄진다.

2020년 완벽한 자율주행자동차 시스템을 선보이기 위해 현대모비스는 인지, 측위, 제어 기술에 연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자율주행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확보해야 할 기술들이다. 자율주행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인지 기술은 자동차가 센서를 통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센서 기술을 말한다. 레이더 센서, 초음파 센서, 카메라 센서를 기반으로 운전자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보다 정교하고 정확하게 상황을 인지할 수 있도록 기존 센서들을 융합하는 센서퓨전 기술이나 레이저 센서와 같은 새로운 고성능 인지 기술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완전한 자율주행차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센서 기술에 차량과 사물간의 통신을 의미하는 V2X(Vehicle to X) 통신 기술도 필수적이다. 아무리 센서기술이 좋아져도 주행 차량의 앞에서 사고가 나거나, 앞의 앞 차량이 차선을 갑자기 바꾸는 것까지 파악하기는 힘들다. 이런 한계를 뛰어넘으려면 차량과 차량이 통신을 이용해 정보를 주고받아야 한다. 차량끼리 주변 상황을 공유해야 긴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 정밀한 측위 기술도 필요하다. 측위 기술은 쉽게 말해 차량의 위치를 정확하게 산출하는 기술이다. 현재 자동차 내비게이션이나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위성항법(GNSS) 오차는 15~30m 정도로 알려졌다. 따라서 정확하게 차로를 구분해야 하는 자율주행자동차에는 사용할 수 없는 것.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실제 차량의 위치와 차량이 스스로 인식하는 차량위치를 디지털 지도상에서 정확하게 일치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상대적으로 오차가 큰 기존 GPS보다 더 정밀하게 차량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측위 기술 확보와 고정밀 지도 구축에 투자를 집중한다.

인지 기술을 통해 주행환경 정보를 얻고, 측위 기술을 통해 정확한 차량위치를 산출했다면 이후에는 자동차가 스스로 주행전략을 수립하고 수행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바로 제어 기술이다.

자율주행차량이 출발지부터 목적지까지 가는 과정에 다양한 돌발 상황이 펼쳐진다. 교차로도 만나고, 차선도 변경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 자율주행차량이 적절하게 판단해 핸들이나 브레이크를 자동으로 제어해야 운전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제어 기술은 상대적으로 국내 기술의 수준이 높다”고 강조했다.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이런 요소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역량을 집중한다.”현대모비스는 그동안 차선이탈방지·차선유지보조·긴급자동제동·주차보조시스템·스마트크루즈컨트롤 같은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기술을 상용화했다. 자율주행차량을 완성하는 데 근간이 되는 기술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축적한 ADAS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인지 기술과 차량제어 기술의 기반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현대모비스는 고정밀 인지 기술 및 정밀 측위기술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가 보유하는 미래 기술들. (왼쪽부터) 사각지대감지시스템, 긴급자동제동시스템, 교차로감지시스템, 차선유지보조장치.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갖고 있어도 운전자의 안전과 신뢰를 얻지 못하면 채택할 수 없다. 현대모비스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경기도 화성에 있는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 주행시험장에서 자율주행 시험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면서 안전과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기술개발 추이에 발맞춰 2020년까지 자율주행 관련기술을 양산단계로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2020년부터 세계 미래차 시장에서 해외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경쟁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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