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의 IT 허브 ‘실리콘라군’
서아프리카의 IT 허브 ‘실리콘라군’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곳곳에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와 액셀러레이터 생겨… 벤처캐피털 투자 2018년까지 6억 달러 예상 교회 건너편 거리, 낡아빠진 학교를 마주하고 햇빛에 바랜 모래 색의 지저분한 건물이 있다. 나이지리아 대표 항구도시 라고스에서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해빠진 건물이다.
그러나 건물 안에 들어서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모습이 펼쳐진다. 서아프리카에서 싹트는 기술산업의 모습이다. 벽에는 ‘신속히 움직이고 틀을 부숴라’처럼 파괴적 창조를 설파하는 포스터가 여기저기 붙어 있다. 열 맞춰 놓여진 푸른색과 주황색 책상 앞에는 밀레니엄 세대가 앉아서 파괴적 창조를 이끌기 위한 노력에 집중한다. 소그룹으로 나뉜 청년들은 노트북을 가운데 두고 차세대 기술기업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를 논의한다. 디지털마케팅 스타트업을 개발 중이거나 아이들에게 코딩을 가르치는 사람도 있다. 일이 끝나면 인조잔디가 깔린 지붕 위로 올라가 휴식을 취한다. 가끔은 현지 기술산업 관련자들과 바비큐 파티도 한다.
이곳이 바로 서아프리카의 공동창조허브(CcHub), 라고스의 기술산업구역 야바의 한가운데 있는 작업실 겸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다. 2010년 문을 연 이곳은 지금까지 사회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스타트업 60여 개를 키워냈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20개 스타트업을 발굴해 멘토링을 제공했다. 2016년 8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예고 없이 이틀 일정으로 나이지리아를 찾았을 때 가장 먼저 들른 곳도 바로 이곳이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육성하는 현지 스타트업 안델라(Andela)와도 가까운 CcHub는 최근 저커버그 CEO와 아내 프리실라 챈의 자선투자사 챈-저커버그 이니셔티브의 2400만 달러 규모 투자 라운드를 진행하기도 했다.저커버그 CEO의 방문으로 나이지리아의 스타트업 경제가 활기를 띠고 서아프리카 기술산업이 발전할 것이라는 CcHub 설립자 보순 티지아니의 선견지명이 옳았다는 게 확인됐다.
아프리카는 오랜 기간 분쟁과 기아, 공중보건 위기에 빠진 대륙으로 알려졌다. 지난 8년 간 나이지리아에 관한 국제뉴스라고는 이슬람 극단주의 반군 보코하람 공격으로 수천 명의 나이지리아인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부였다. 시련은 계속되지만 기술의 발전은 아프리카인이 생활하고 사업하는 방식을 놀라운 모습으로 바꾸고 있다. 우선, 아프리카 곳곳에서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와 액셀러레이터가 생겨났다. 혁신의 허브는 라고스와 가나 수도 아크라다. 낡은 인프라, 낯선 투자문화 등 장벽은 있지만 기술은 아프리카 대륙을 변혁시킬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이곳에는 에너지가 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느낄 수 있다”고 저커버그 CEO는 라고스에서 개발자들에게 말했다. “(이 에너지는) 라고스와 나이지리아를 혁신할 뿐 아니라 아프리카 대륙 전체를 새롭게 만들며 앞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다. 세계의 대다수가 아직 제대로 듣지 못한 이야기다.”
아프리카 대륙의 기술산업을 논한 책 ‘더 넥스트 아프리카(The Next Africa)’의 공동저자 제이크 브라이트는 (상대적으로 경제가 많이 발전해 ‘아웃라이어’로 볼 수 있는 남아공과 보츠와나를 제외하고) 아프리카 기술산업의 시작이 2007~2010년 케냐 수도 나이로비를 둘러싸고 생겨난 소위 ‘실리콘 사바나’의 형성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밝혔다. 현재 케냐 국민 1900만 명이 사용하는 모바일머니 플랫폼 M-페사 출시 등 여러 변화가 일어나면서 케냐는 아프리카 기술산업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31쪽 기사 참조) . 민간부문에서 시작된 운동이 정부 프로젝트에도 도움을 주면서 케냐의 해변도시 몸바사와 아랍에미리트(UAE)를 연결하는 약 4988㎞의 해저 광섬유 케이블 매설 프로젝트가 완료됐다. 덕분에 2010년부터 동아프리카 지역 5개국은 고속 광대역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케냐가 시작한 기술 혁명은 수년 간 아프리카 대륙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2016년 6월 기준으로 아프리카에는 총 173개의 기술 허브와 인큐베이터가 있다. 아프리카 기술 스타트업을 위한 벤처캐피털 투자는 2012년 4100만 달러에서 2014년 4억1400만 달러로 10배나 증가했다. 2018년까지는 6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리콘밸리가 2015년에만 1287억 달러 투자를 받은 걸 생각하면, 선진국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긴 하다. 그래도 상승세를 탔다는 건 확실히 알 수 있다.
실리콘밸리를 필두로 한 아프리카 외 지역 기술허브와도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챈-저커버그 이니셔티브가 가장 먼저 투자한 아프리카 회사는 바로 안델라다. 저커버그 CEO는 안델라가 아프리카의 “인재 및 기회 부족” 문제를 해결할 주요 도구가 될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가나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멜트워트기술기업가학교(MEST)는 2016년 12월 6일 라고스에서 주최하는 아프리카기술회담 등의 행사를 통해 해당 분야의 대표 인사를 한자리에 모으는 노력을 했다. 유럽과 미국에서 유학한 아프리카 기업가들은 본국으로 귀환해 혁신적 창업을 하고, 아프리카 스타트업은 반대로 미국으로 가 실리콘밸리 인큐베이터에 참여하는 등 양방향 교류가 활발하다.
“아직 남들이 뛰어들지 못한 차세대 기회의 땅이 바로 아프리카”라고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 및 자문을 하는 액셀러레이터 500스타트업의 설립자 데이브 맥클루어는 말했다. 500스타트업은 가나와 케냐, 나이지리아, 남아공에서 6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맥클루어는 향후 수년 내 아프리카 대륙에 기반한 지역 투자펀드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는 연간 20~30개 아프리카 회사에 투자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케냐가 지속적으로 많은 투자를 받는 가운데, 나이지리아를 선두로 한 서아프리카 지역도 그 뒤를 부지런히 따라잡고 있다. 기술포털 ‘디스럽트 아프리카’의 보고서를 보면, 2015년 나이지리아 스타트업의 총 투자 유치금은 4940만 달러로, 남아공에 이어 2위다. 나이지리아는 2016년 3월 아프리카 최초의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신생 벤처)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나이지리아 전자상거래 선도업체 주미아(Jumia)를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터 아프리카인터넷그룹이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독일 인큐베이터 로켓인터넷 등에서 투자를 받으며 일궈낸 신화다. “얼마 후에는 아프리카를 넘어 다른 대륙으로도 나이지리아의 영향력이 퍼져 나갈 것이다. 중국과 인도가 기술산업의 강자가 된 것처럼 나이지리아도 같은 방식으로 기술 슈퍼파워가 될 것”이라고 아크라에서 MEST를 관리하고 최근 라고스로 사업을 확장한 소프트웨어업체 멜트워터의 욘 리세겐 CEO는 말했다. 그러나 아프리카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이지리아에서조차 기술산업은 아직 기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온라인결제 포털은 걸핏하면 오류가 나고, 나이지리아 성인인구 9350만 명 중 무려 3700만 명이 은행계좌가 없다(2014년 조사).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이 정기적으로 뱅킹 서비스를 이용하는 서구처럼 온라인 결제가 간단하지 않다.
나이지리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대륙 전체에서 기술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전기와 인터넷 연결이 안정적으로 제공돼야 하는데 이 또한 아직 갈 길이 멀다. 전력망 공급범위에 거주하는 사람은 5명 중 2명 밖에 되지 않는다. 2015년 아프리카발전보고서를 보면 사하라이남 지역의 총 전기소비량은 스페인보다 적다. 인터넷 연결로 가면 수치는 더욱 암담하다. 글로벌 광대역 사용 모니터링 및 조율을 맡은 유엔기구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인터넷 사용자는 전체 인구의 20%밖에 되지 않는다. 유럽 인터넷 사용자의 4분의 1정도 밖에 안 되는 수치다.
그러나 야바 등의 도시에서 이런 문제는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2013년 라고스 주정부는 약 25㎞ 길이의 광섬유 케이블을 설치해 지역 전체에 고속 인터넷을보급한다. ‘실리콘라군’이나 ‘야바콘밸리’ 등의 별명을 가진 야바에는 30여 개 기술기업이 몰려 있다고 티지아니 설립자는 말했다. 나이지리아 최초 인큐베이터 CcHub는 내년 초 800만 달러를 들여 지을 맞춤형 혁신센터 10층 건물로 이전할 계획이다. “비전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CcHub의 티지아니 설립자는 말했다. “지금까지 오는 데 5~6년 걸렸다. 이 속도대로 갔을 때 10년 후 우리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생각해 보라.”
- 코너 개피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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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건물 안에 들어서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모습이 펼쳐진다. 서아프리카에서 싹트는 기술산업의 모습이다. 벽에는 ‘신속히 움직이고 틀을 부숴라’처럼 파괴적 창조를 설파하는 포스터가 여기저기 붙어 있다. 열 맞춰 놓여진 푸른색과 주황색 책상 앞에는 밀레니엄 세대가 앉아서 파괴적 창조를 이끌기 위한 노력에 집중한다. 소그룹으로 나뉜 청년들은 노트북을 가운데 두고 차세대 기술기업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를 논의한다. 디지털마케팅 스타트업을 개발 중이거나 아이들에게 코딩을 가르치는 사람도 있다. 일이 끝나면 인조잔디가 깔린 지붕 위로 올라가 휴식을 취한다. 가끔은 현지 기술산업 관련자들과 바비큐 파티도 한다.
이곳이 바로 서아프리카의 공동창조허브(CcHub), 라고스의 기술산업구역 야바의 한가운데 있는 작업실 겸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다. 2010년 문을 연 이곳은 지금까지 사회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스타트업 60여 개를 키워냈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20개 스타트업을 발굴해 멘토링을 제공했다. 2016년 8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예고 없이 이틀 일정으로 나이지리아를 찾았을 때 가장 먼저 들른 곳도 바로 이곳이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육성하는 현지 스타트업 안델라(Andela)와도 가까운 CcHub는 최근 저커버그 CEO와 아내 프리실라 챈의 자선투자사 챈-저커버그 이니셔티브의 2400만 달러 규모 투자 라운드를 진행하기도 했다.저커버그 CEO의 방문으로 나이지리아의 스타트업 경제가 활기를 띠고 서아프리카 기술산업이 발전할 것이라는 CcHub 설립자 보순 티지아니의 선견지명이 옳았다는 게 확인됐다.
아프리카는 오랜 기간 분쟁과 기아, 공중보건 위기에 빠진 대륙으로 알려졌다. 지난 8년 간 나이지리아에 관한 국제뉴스라고는 이슬람 극단주의 반군 보코하람 공격으로 수천 명의 나이지리아인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부였다. 시련은 계속되지만 기술의 발전은 아프리카인이 생활하고 사업하는 방식을 놀라운 모습으로 바꾸고 있다. 우선, 아프리카 곳곳에서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와 액셀러레이터가 생겨났다. 혁신의 허브는 라고스와 가나 수도 아크라다. 낡은 인프라, 낯선 투자문화 등 장벽은 있지만 기술은 아프리카 대륙을 변혁시킬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이곳에는 에너지가 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느낄 수 있다”고 저커버그 CEO는 라고스에서 개발자들에게 말했다. “(이 에너지는) 라고스와 나이지리아를 혁신할 뿐 아니라 아프리카 대륙 전체를 새롭게 만들며 앞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다. 세계의 대다수가 아직 제대로 듣지 못한 이야기다.”
아프리카 대륙의 기술산업을 논한 책 ‘더 넥스트 아프리카(The Next Africa)’의 공동저자 제이크 브라이트는 (상대적으로 경제가 많이 발전해 ‘아웃라이어’로 볼 수 있는 남아공과 보츠와나를 제외하고) 아프리카 기술산업의 시작이 2007~2010년 케냐 수도 나이로비를 둘러싸고 생겨난 소위 ‘실리콘 사바나’의 형성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밝혔다. 현재 케냐 국민 1900만 명이 사용하는 모바일머니 플랫폼 M-페사 출시 등 여러 변화가 일어나면서 케냐는 아프리카 기술산업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31쪽 기사 참조) . 민간부문에서 시작된 운동이 정부 프로젝트에도 도움을 주면서 케냐의 해변도시 몸바사와 아랍에미리트(UAE)를 연결하는 약 4988㎞의 해저 광섬유 케이블 매설 프로젝트가 완료됐다. 덕분에 2010년부터 동아프리카 지역 5개국은 고속 광대역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케냐가 시작한 기술 혁명은 수년 간 아프리카 대륙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2016년 6월 기준으로 아프리카에는 총 173개의 기술 허브와 인큐베이터가 있다. 아프리카 기술 스타트업을 위한 벤처캐피털 투자는 2012년 4100만 달러에서 2014년 4억1400만 달러로 10배나 증가했다. 2018년까지는 6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리콘밸리가 2015년에만 1287억 달러 투자를 받은 걸 생각하면, 선진국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긴 하다. 그래도 상승세를 탔다는 건 확실히 알 수 있다.
실리콘밸리를 필두로 한 아프리카 외 지역 기술허브와도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챈-저커버그 이니셔티브가 가장 먼저 투자한 아프리카 회사는 바로 안델라다. 저커버그 CEO는 안델라가 아프리카의 “인재 및 기회 부족” 문제를 해결할 주요 도구가 될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가나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멜트워트기술기업가학교(MEST)는 2016년 12월 6일 라고스에서 주최하는 아프리카기술회담 등의 행사를 통해 해당 분야의 대표 인사를 한자리에 모으는 노력을 했다. 유럽과 미국에서 유학한 아프리카 기업가들은 본국으로 귀환해 혁신적 창업을 하고, 아프리카 스타트업은 반대로 미국으로 가 실리콘밸리 인큐베이터에 참여하는 등 양방향 교류가 활발하다.
“아직 남들이 뛰어들지 못한 차세대 기회의 땅이 바로 아프리카”라고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 및 자문을 하는 액셀러레이터 500스타트업의 설립자 데이브 맥클루어는 말했다. 500스타트업은 가나와 케냐, 나이지리아, 남아공에서 6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맥클루어는 향후 수년 내 아프리카 대륙에 기반한 지역 투자펀드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는 연간 20~30개 아프리카 회사에 투자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케냐가 지속적으로 많은 투자를 받는 가운데, 나이지리아를 선두로 한 서아프리카 지역도 그 뒤를 부지런히 따라잡고 있다. 기술포털 ‘디스럽트 아프리카’의 보고서를 보면, 2015년 나이지리아 스타트업의 총 투자 유치금은 4940만 달러로, 남아공에 이어 2위다. 나이지리아는 2016년 3월 아프리카 최초의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신생 벤처)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나이지리아 전자상거래 선도업체 주미아(Jumia)를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터 아프리카인터넷그룹이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독일 인큐베이터 로켓인터넷 등에서 투자를 받으며 일궈낸 신화다. “얼마 후에는 아프리카를 넘어 다른 대륙으로도 나이지리아의 영향력이 퍼져 나갈 것이다. 중국과 인도가 기술산업의 강자가 된 것처럼 나이지리아도 같은 방식으로 기술 슈퍼파워가 될 것”이라고 아크라에서 MEST를 관리하고 최근 라고스로 사업을 확장한 소프트웨어업체 멜트워터의 욘 리세겐 CEO는 말했다. 그러나 아프리카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이지리아에서조차 기술산업은 아직 기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온라인결제 포털은 걸핏하면 오류가 나고, 나이지리아 성인인구 9350만 명 중 무려 3700만 명이 은행계좌가 없다(2014년 조사).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이 정기적으로 뱅킹 서비스를 이용하는 서구처럼 온라인 결제가 간단하지 않다.
나이지리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대륙 전체에서 기술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전기와 인터넷 연결이 안정적으로 제공돼야 하는데 이 또한 아직 갈 길이 멀다. 전력망 공급범위에 거주하는 사람은 5명 중 2명 밖에 되지 않는다. 2015년 아프리카발전보고서를 보면 사하라이남 지역의 총 전기소비량은 스페인보다 적다. 인터넷 연결로 가면 수치는 더욱 암담하다. 글로벌 광대역 사용 모니터링 및 조율을 맡은 유엔기구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인터넷 사용자는 전체 인구의 20%밖에 되지 않는다. 유럽 인터넷 사용자의 4분의 1정도 밖에 안 되는 수치다.
그러나 야바 등의 도시에서 이런 문제는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2013년 라고스 주정부는 약 25㎞ 길이의 광섬유 케이블을 설치해 지역 전체에 고속 인터넷을보급한다. ‘실리콘라군’이나 ‘야바콘밸리’ 등의 별명을 가진 야바에는 30여 개 기술기업이 몰려 있다고 티지아니 설립자는 말했다. 나이지리아 최초 인큐베이터 CcHub는 내년 초 800만 달러를 들여 지을 맞춤형 혁신센터 10층 건물로 이전할 계획이다. “비전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CcHub의 티지아니 설립자는 말했다. “지금까지 오는 데 5~6년 걸렸다. 이 속도대로 갔을 때 10년 후 우리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생각해 보라.”
- 코너 개피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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