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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증강 현실 투자자를 위한 조언 5

가상·증강 현실 투자자를 위한 조언 5

2021년 121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지만 주류 기술로 진입하려면 아직 갈 길 멀어
지난 3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VR 엑스포 2017’에서 VR기기를 체험하는 관람객들.
지난 몇 년 사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 VR은 자신과 배경·환경 등 모두 현실이 아닌 가상의 이미지를 사용하는데 반해, AR은 현실의 이미지나 배경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겹쳐서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S) VR 헤드셋은 VR 게임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한편 알파벳의 구글 카드보드와 데이드림 뷰 헤드셋은 모바일 VR을 주류 기술로 끌어들인다. 또 지난해 예상을 뛰어넘은 포켓몬고 게임의 성공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AR을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는 것을 입증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홀로렌즈 헤드셋 개발은 VR과 AR의 세계가 머지않아 우리 현실의 일부가 될 것이라는 점을 입증할 태세다.

이제 VR과 AR이 혼합된 시장에서 이익을 실현하려는 투자자들은 다음 5가지를 명심해야 한다.

1. VR의 미래는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이 될 수 있다


현재 VR에 쏟아지는 관심의 대부분은 게임이나 영화 제작, 또는 다른 오락 콘텐트에 이 기술을 어떻게 적용될지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2014년 VR 전문업체 오큘러스를 인수한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CEO는 VR이 그 모든 범주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지난해 블룸버그 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VR은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의 이상적인 후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VR이 가까운 장래에 통신기술의 주된 형태가 될 수 있다고 낙관했다. “사진은 텍스트보다 더 다채롭고 풍요롭다. 사진보다 더 나은 것이 동영상이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지 않은가? 우리의 경험과 생각을 기발하게 포착할 수 있는 것에 끝없이 더 가까이 다가가고, 그래서 그것을 즉시 포착해 원하는 대로 디자인하고 원하는 사람과 공유하기를 우린 원한다는 뜻이다.”

2. VR이 주류 기술로 부상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VR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주류 기술로 편입하려면 수년이 걸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저커버그 CEO는 5~10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본다.

매직립의 AR 헤드셋(현실과 가상 이미지를 혼합했다는 뜻에서 융합현실 기술로 알려졌다)처럼 일부 널리 알려진 기기의 개발이 예정보다 늦어진다는 사실이 이 분야의 발전 속도를 더욱 더디게 만든다. IT 매체 인포메이션의 지난해 말 보도에 따르면 매직립은 약 3년만에 14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지만 지금은 초기의 광섬유 기술을 포기했고, MS 홀로렌즈보다 수준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홀로렌즈도 주로 개발자를 위한 기기로 현재 대당 가격이 3000달러로 매우 비싸다. 지금까지 몇 천 대밖에 팔리지 않았다. MS 홀로렌즈의 광고 책임자 로저 워크든은 최근 영국의 IT 매체 인콰이어러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린 홀로렌즈 헤드셋을 수십만 또는 수백만 대 팔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가격이 상당히 비싸기 때문에 대량으로 보급될 제품이 아니다. 우린 현재의 판매량에 만족한다. 정확히 밝히진 못하지만 수십만 대가 아니라 수천 대가 팔렸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

MS는 그 정도 수준의 판매에 만족할지 모르지만 VR과 AR이 주류 기술로 진입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현상이다. 게다가 오큘러스가 미국의 베스트바이 매장에 설치된 500개 데모 사이트 중 200개를 철수한다는 소식도 있다. 대중의 관심이 별로 없다는 이유에서다. VR이 우리의 미래일지 모르지만 거기에 도달하려면 한참 멀었다.

3. 세상을 보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한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가 발간하는 과학기술 잡지 ‘테크놀로지 리뷰’의 제이슨 폰틴 편집장은 최근 구글의 VR 영화감독 제시카 브릴하트를 인터뷰했다. 그들은 VR이 현재 어떻게 사용되는지, 가까운 장래에 어떻게 될지 이야기를 나눴다. 폰틴 편집장이 우리가 나중에 집에서 가족끼리 동영상을 찍을 때 VR을 사용할 것인가라고 질문하자 브릴하트 감독은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게 좋은 생각은 아닐 수 있다고 대답했다. “우린 어렸을 때의 생일 파티에 관해 거의 다 잊어버린다. 그때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기억하는 사람이 없다. 그러나 지금은 신기술이 모든 것을 포착할 수 있다. VR을 사용하면 사랑하는 사람이 예전처럼 반응하거나 케익을 습관대로 먹는 것을 마치 실제처럼 볼 수 있다. 그처럼 우리가 모든 것을 잊어버릴 수 없다면 어떻게 될까? 그게 반드시 좋은 일은 아니다.”

브릴하트 감독의 언급은 VR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으며 이 플랫폼이 어떻게 사용될 수 있을지, 또 나중의 결과물을 우리가 좋아할지 아직은 확실치 않다는 점을 잘 상기시켜준다.

4. VR은 궁극적으로 우리의 모든 감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로선 VR이 사용자의 시각과 청각에 국한됐지만 앞으론 영역이 더 확장되고 기능도 훨씬 개선될 수 있다. 컴퓨터 전문기업 델의 게임 전문 고성능 컴퓨터 브랜드 ‘에 일리언 웨어’ 부문을 맡고 있는 프랭크 아조르는 지난해 주간지 타임과 가진 인터뷰에서 “VR이 시각과 청각 외의 나머지 감각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 가상현실에서 현실 요인이 더 강해지고 가상 요인이 더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VR이 몸으로, 온도로, 냄새로 느끼는 분야로도 넓혀질 수 있다.”

고성능 터치 센서로 가상 세계와 물리적 세계 사이의 장벽을 깨는 것이 VR의 다음 단계가 될 수 있다. 앞으로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VR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제조사들은 벌써부터 이 기술을 몰입형에서 완전한 쌍방향 대화형으로 바꾸는 방법을 찾는다.
 5. VR과 AR의 잠재적 시장은 거대하다
VR 시장은 지난해 약 19억 달러 규모였지만 2020년이 되면 224억 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둘 다의 판매를 포함한 수치다. 거기에다 AR 시장을 더하면 시장은 훨씬 더 거대해진다. 전자·통신분야 시장조사기관 디지캐피털은 AR·VR 복합 시장이 2021년이 되면 1210억 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IT 시장조사기관 IDC도 AR·VR 헤드셋 판매가 지난해 1000만 대에서 2021년이 되면 9900만 대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본다. 2016~2021년 연평균 복합 성장률이 58%에 이른다는 뜻이다.

투자자에게 좋은 소식은 기업들이 이제 막 AR·VR 사업을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이익을 올릴 기회가 아직 있다는 뜻이다. 물론 미지의 요인이 많지만 더 많은 회사가 이 신기술에 몰려들어 이 분야의 순조로운 부상에 필요한 투자를 확보한다면 앞으로 몇 년 동안 AR과 VR 기술은 크게 발전할 것이다.

- 크리스 나이거



[ 필자는 프리랜서 기자로 이 기사는 미국 투자정보 사이트 ‘모틀리 풀’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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