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팩트체크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팩트체크
위키피디아 설립자 지미 웨일스, 기자와 시민의 협업으로 사실관계 검증된 기사 생산하는 ‘위키트리뷴’ 창간에 나서 페이스북·구글·트위터가 인터넷을 휘젓는 ‘가짜뉴스(fake news)’를 막기 위해 알고리즘을 수정하고 시민의 의식 제고를 촉구하면서 몸부림친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른 온라인 거대조직의 설립자는 자신이 가짜뉴스를 근절할 수 있는 해결책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의 공동 설립자 지미 웨일스가 최근 위키트리뷴을 선보였다. 저널리즘과 집단 지성을 결합한 온라인 뉴스 플랫폼이다. 가짜뉴스를 잡아내고 뉴스 소비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기 위해 크라우드펀딩-커뮤니티 기반의 또 다른 ‘위키’ 프로젝트 모델을 채택한 뉴스 사이트다.
웨일스의 아이디어는 전문 언론인과 시민 기자가 협업을 통해 ‘사실관계가 검증된 글로벌 기사’를 생산한다는 것이다. 기본 목표는 정보의 진실성 보장이다.
웨일스는 위키트리뷴 홍보 비디오에서 “현재 우리가 소비하는 뉴스는 망가졌다”며 “우리가 망가진 뉴스를 고치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인터넷이 나오기 전엔 전통적인 언론기관에서만 뉴스를 얻을 수 있었다. 데스크, 사실관계 확인(fact-checking) 팀, 리포터가 뉴스의 문지기(gate-keeper)였다. 우리는 그들이 진실을 전한다고 믿었다. 그들이 진실을 전하도록 보수도 지급했다. 그러나 인터넷 시대엔 뉴스의 문지기가 없다. 따라서 문지기의 역할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이젠 망가진 뉴스를 고쳐야 할 시기다.”
웨일스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는 것을 보고 뉴스의 새로운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내가 아는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첫 100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본 뒤 그런 결정을 내리라고 나를 설득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첫날부터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이 ‘대안적 사실(alternative facts)’ 운운하는 걸 보고 그냥 있어선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결단을 내렸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첫 공식 브리핑에서 대통령 취임식 참석자 수를 다룬 언론 보도에 불만을 표해 논란이 일자 콘웨이 선임고문은 ‘대안적 사실’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스파이서 대변인을 옹호했다. 미국 언론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취임식은 물론이고 의회 앞에서 열렸던 주요 대중집회의 사진들을 비교하며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모인 인원이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전했다. 그러자 스파이서 대변인은 “오바마 때보다도 많은 역사상 최대 취임식 인파가 몰렸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했다. 항공사진 등을 통해 이 주장이 명백한 거짓임이 드러나자 콘웨이 고문은 “대안적 사실을 제시한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보는 입장에 따라 사실도 여러 가지가 있다는 얘기였다.)
페이스북과 구글의 경영진도 소셜미디어를 통한 가짜뉴스의 전파가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의 대통령 당선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캠프의 참모들이 소아성애를 즐기며, 그 장소는 워싱턴 인근의 피자식당”이라는 음모론에 바탕한 ‘피자게이트’가 가짜뉴스의 대표적인 예다. 페이스북과 구글은 가짜뉴스를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자 몇 가지 조치를 취했다. 페이스북의 경우 대선 당시 가짜뉴스의 유통처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아 비영리단체와 학계, 기술 회사를 비롯한 컨소시엄을 만드는 등 대응책을 내놓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또 뉴스피드 ‘관련 기사’ 코너에 제3자가 팩트체크를 확인한 다음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문서를 첨부할 수 있는 기능을 테스트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구글은 하루 동안 구글 검색에서 가짜뉴스와 관련한 콘텐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트래픽의 0.25%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구글의 벤 고메즈 검색 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은 블로그를 통해 “오해의 소지가 있고 품질이 낮거나 공격적이거나 잘못된 정보를 담은 가짜뉴스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고, 더 신뢰할 수 있는 콘텐트를 우선으로 노출하기 위해 알고리즘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미디어 분석가는 가짜뉴스 문제의 해결에 필요한 충분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와 달리 위키트리뷴은 기자가 인터뷰 전문만이 아니라 취재 대상의 음성 녹음파일이나 동영상도 제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웨일스는 “전문 지식을 가진 기자가 팩트에 근거해 기사를 쓰면, 일반 참여자가 위키피디아 방식으로 팩트를 수정하거나 추가하고 팩트체크 자원봉사자가 다시 한번 검토해 기사를 완성한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취재한 비디오와 오디오 파일, 인터뷰 녹취록까지 모두 올려서 팩트를 뒷받침한다. 팩트 기반의 중립적인 뉴스를 생산함으로써 가짜뉴스와 싸우겠다.”
위키트리뷴 웹사이트에 따르면 지역사회 구성원이 사실관계 확인으로 기사의 진위를 검증하는 데 도움을 주며 독자도 부정확한 내용이 있다고 생각하면 그 기사에 ‘경고 표시’를 붙이고 재검토를 요청할 수 있다. “위키트리뷴은 엄격한 기준에 근거한 전문적인 저널리즘을 추구하며 자원봉사자들이 믿을 만하게 기사를 보호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위키 세계의 급진적 아이디어를 통합할 것이다.”
웨일스는 위키트리뷴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 방식의 기금 모금에도 착수했다. 그는 광고 수익에 의존하는 기존 미디어의 비즈니스 모델에 비판적인 입장이다. 조회 수를 높이는 과정에서 기사의 질이 떨어지고, 잘못된 정보를 만들어낸다는 생각이다. 위키트리뷴은 광고와 구독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기자 급여와 운영비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충당한다. 기부금을 내면 ‘지지자’로서 위키트리뷴이 다룰 주제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 앤서니 커스버트슨 뉴스위크 기자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의 공동 설립자 지미 웨일스가 최근 위키트리뷴을 선보였다. 저널리즘과 집단 지성을 결합한 온라인 뉴스 플랫폼이다. 가짜뉴스를 잡아내고 뉴스 소비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기 위해 크라우드펀딩-커뮤니티 기반의 또 다른 ‘위키’ 프로젝트 모델을 채택한 뉴스 사이트다.
웨일스의 아이디어는 전문 언론인과 시민 기자가 협업을 통해 ‘사실관계가 검증된 글로벌 기사’를 생산한다는 것이다. 기본 목표는 정보의 진실성 보장이다.
웨일스는 위키트리뷴 홍보 비디오에서 “현재 우리가 소비하는 뉴스는 망가졌다”며 “우리가 망가진 뉴스를 고치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인터넷이 나오기 전엔 전통적인 언론기관에서만 뉴스를 얻을 수 있었다. 데스크, 사실관계 확인(fact-checking) 팀, 리포터가 뉴스의 문지기(gate-keeper)였다. 우리는 그들이 진실을 전한다고 믿었다. 그들이 진실을 전하도록 보수도 지급했다. 그러나 인터넷 시대엔 뉴스의 문지기가 없다. 따라서 문지기의 역할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이젠 망가진 뉴스를 고쳐야 할 시기다.”
웨일스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는 것을 보고 뉴스의 새로운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내가 아는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첫 100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본 뒤 그런 결정을 내리라고 나를 설득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첫날부터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이 ‘대안적 사실(alternative facts)’ 운운하는 걸 보고 그냥 있어선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결단을 내렸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첫 공식 브리핑에서 대통령 취임식 참석자 수를 다룬 언론 보도에 불만을 표해 논란이 일자 콘웨이 선임고문은 ‘대안적 사실’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스파이서 대변인을 옹호했다. 미국 언론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취임식은 물론이고 의회 앞에서 열렸던 주요 대중집회의 사진들을 비교하며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모인 인원이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전했다. 그러자 스파이서 대변인은 “오바마 때보다도 많은 역사상 최대 취임식 인파가 몰렸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했다. 항공사진 등을 통해 이 주장이 명백한 거짓임이 드러나자 콘웨이 고문은 “대안적 사실을 제시한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보는 입장에 따라 사실도 여러 가지가 있다는 얘기였다.)
페이스북과 구글의 경영진도 소셜미디어를 통한 가짜뉴스의 전파가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의 대통령 당선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캠프의 참모들이 소아성애를 즐기며, 그 장소는 워싱턴 인근의 피자식당”이라는 음모론에 바탕한 ‘피자게이트’가 가짜뉴스의 대표적인 예다. 페이스북과 구글은 가짜뉴스를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자 몇 가지 조치를 취했다. 페이스북의 경우 대선 당시 가짜뉴스의 유통처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아 비영리단체와 학계, 기술 회사를 비롯한 컨소시엄을 만드는 등 대응책을 내놓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또 뉴스피드 ‘관련 기사’ 코너에 제3자가 팩트체크를 확인한 다음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문서를 첨부할 수 있는 기능을 테스트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구글은 하루 동안 구글 검색에서 가짜뉴스와 관련한 콘텐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트래픽의 0.25%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구글의 벤 고메즈 검색 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은 블로그를 통해 “오해의 소지가 있고 품질이 낮거나 공격적이거나 잘못된 정보를 담은 가짜뉴스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고, 더 신뢰할 수 있는 콘텐트를 우선으로 노출하기 위해 알고리즘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미디어 분석가는 가짜뉴스 문제의 해결에 필요한 충분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와 달리 위키트리뷴은 기자가 인터뷰 전문만이 아니라 취재 대상의 음성 녹음파일이나 동영상도 제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웨일스는 “전문 지식을 가진 기자가 팩트에 근거해 기사를 쓰면, 일반 참여자가 위키피디아 방식으로 팩트를 수정하거나 추가하고 팩트체크 자원봉사자가 다시 한번 검토해 기사를 완성한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취재한 비디오와 오디오 파일, 인터뷰 녹취록까지 모두 올려서 팩트를 뒷받침한다. 팩트 기반의 중립적인 뉴스를 생산함으로써 가짜뉴스와 싸우겠다.”
위키트리뷴 웹사이트에 따르면 지역사회 구성원이 사실관계 확인으로 기사의 진위를 검증하는 데 도움을 주며 독자도 부정확한 내용이 있다고 생각하면 그 기사에 ‘경고 표시’를 붙이고 재검토를 요청할 수 있다. “위키트리뷴은 엄격한 기준에 근거한 전문적인 저널리즘을 추구하며 자원봉사자들이 믿을 만하게 기사를 보호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위키 세계의 급진적 아이디어를 통합할 것이다.”
웨일스는 위키트리뷴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 방식의 기금 모금에도 착수했다. 그는 광고 수익에 의존하는 기존 미디어의 비즈니스 모델에 비판적인 입장이다. 조회 수를 높이는 과정에서 기사의 질이 떨어지고, 잘못된 정보를 만들어낸다는 생각이다. 위키트리뷴은 광고와 구독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기자 급여와 운영비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충당한다. 기부금을 내면 ‘지지자’로서 위키트리뷴이 다룰 주제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 앤서니 커스버트슨 뉴스위크 기자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초저가 온라인 쇼핑 관리 태만”…中 정부에 쓴소리 뱉은 생수업체 회장
2美공화당 첫 성소수자 장관 탄생?…트럼프 2기 재무 베센트는 누구
3자본시장연구원 신임 원장에 김세완 이화여대 교수 내정
4“‘元’ 하나 잘못 보고”…中 여성, ‘1박 5만원’ 제주도 숙소에 1100만원 냈다
5'40세' 솔비, 결정사서 들은 말 충격 "2세 생각은…"
6"나 말고 딴 남자를"…前 여친 갈비뼈 부러뜨려
7다채로운 신작 출시로 반등 노리는 카카오게임즈
8"강제로 입맞춤" 신인 걸그룹 멤버에 대표가 성추행
9‘찬 바람 불면 배당주’라던데…배당수익률 가장 높을 기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