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축적된 내부의 광상에 리튬 광석 배터리의 원료인 리튬 다량 매장돼 있어

엘로스톤 같은 슈퍼화산(폭발할 때 1000㎦ 넘는 마그마와 화산재를 분출하는 초대형 화산)이 미래에 전기차와 스마트폰의 동력원이 될 수 있다. 오랫동안 축적된 내부의 광상(deposits, 유용한 광물이 지각 내에 농집된 부분)에 리튬이 다량 매장됐기 때문이다. 리튬 광석 배터리의 화학 원료인 리튬 공급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리튬은 스웨덴의 화학자 요한 아우구스트 아르프베드손이 1817년 처음 발견한 흰색의 연질 금속이다. 전화기·노트북·카메라·차량용 충전 배터리 제조에 널리 쓰이며 정신과 치료와 핵무기 제조에도 사용돼 왔다.

현재 세계의 리튬은 대부분 호주와 칠레에서 생산된다. 대체로 지하 함수(brines, 암염층의 용해된 소금물), 페그마타이트(화강암의 일종), 퇴적암에서 추출된다. 그러나 리튬은 한정된 자원이다. 자동차 제조업체와 IT 업체들이 개발하는 배터리 기반 기기가 늘어남에 따라 리튬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갈수록 귀해지고 있다.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스탠퍼드대학과 미국 지질조사국 연구팀이 미국의 슈퍼화산에서 잠재적인 리튬 공급원을 새로 찾아냈다.

이들 화산은 평균치보다 약 1000배 더 큰 거대한 분화를 일으킬 수 있다. 미국에는 유명한 옐로스톤 칼데라 외에도 크레이터 레이크, 롱 밸리, 발레스 칼데라 등 슈퍼화산이 3개 더 있다.

이 화산들은 폭발 후 주저앉으면서 칼데라로 알려진 대형 분지 같은 형태를 띤다. 바닥이 꺼진 자리에 종종 물이 들어차면서 호수가 된다. 폭발 중 분출된 재와 부석(浮石)이 칼데라 전체에 퍼져 오랫동안 축적돼 광상을 이룬다. 조사에서 연구팀은 슈퍼화산을 잠재적인 리튬 공급원으로 여겼다. 리튬이 풍부한 마그마로 화산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수천 년에 걸쳐 화산의 광상에서 리튬이 새어 나와 칼데라 호수에 축적돼 나중에는 진흙으로 응축된다.연구팀은 네바다 주의 하이록 칼데라 복합체(caldera complex), 멕시코의 시에라 라 프리마베라 화산, 시칠리아 해협의 판텔레리아, 옐로스톤, 그리고 콜로라도 주 하이드어웨이 파크에서 채취한 표본을 검사했다. 연구팀은 이들 다양한 지질구조 환경에서 형성된 마그마 집적도를 비교함으로써 슈퍼화산에 리튬이 풍부한 점토 광상이 대량 매장됐을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었다.

논문 공동 작성자 게일 마후드는 “마그마가 대량 분출될 경우 그 안에 우리가 과거 생각했던 것만큼 리튬이 많지 않아도 경제적으로 관심을 가질 만한 양은 된다”고 성명에서 밝혔다. “마그마에 리튬이 아주 많이 농축되지 않아도 리튬 광상과 매장지가 형성된다.”

리튬 공급원을 확보하면 향후 수십 년 사이 상당히 유용할 수 있다. 리튬 수요 증가에 부응하고 ‘글로벌 리튬 공급망을 다변화’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마후드 연구원은 ‘탄소 발자국을 줄이려면 전기차와 대용량 배터리를 이용해야 한다’고 연구 논문에 적었다. ‘단일 기업이나 국가의 공급에 의존하면 경제 또는 정치적으로 조종당하기 쉽다. 미국 내 리튬 자원을 확보함으로써 그런 상황을 피하는 일이 중요하다.’

논문 대표 작성자 토마스 벤슨은 ‘골드러시는 우리가 경험해 봐서 금이 어디서 어떻게 왜 생기는지 알지만 리튬 러시는 겪어보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그 자원의 과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수요만 앞서갔다. 따라서 이들 자원의 배경을 이루는 기초과학의 확립이 필수적이다.’

- 한나 오스본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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