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셰어하우스] 키워드는 대형화, 펀드 조성, 대기업 참여
[진화하는 셰어하우스] 키워드는 대형화, 펀드 조성, 대기업 참여
우주, 대기업과 협업해 신축 건물 올려 … 패스트파이브, 200실 이상 건물 통임대 추진 임은진(35) 씨는 외국계 의류회사에서 일하던 2014년 충정로의 방 3개짜리 아파트에 방 하나를 빌려 하우스메이트로 입주했다. 이 아파트에서 임씨와 같은 젊은 직장인 5명이 살았다. 방을 따로 쓰면서 주방·거실·화장실 등은 공유하는 셰어하우스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2년 후 임씨는 판교의 한 IT회사로 이직하면서 이번엔 자신이 셰어하우스를 직접 운영하기 시작했다. 임씨는 현재 경기도 분당구 이매동의 방3개짜리 아파트에서 자신처럼 IT기업에서 일하는 또래 3명과 함께 살고 있다. 임씨는 “모아놓은 돈에 전세자금 대출을 받아 얻은 집인데 대출 이자를 갚고도 남는다”며 “근처 아파트 하나를 더 빌려서 셰어하우스를 또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셰어하우스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과거에는 임씨처럼 자신이 직접 거주하는 집의 남는 방을 부동산 카페 등에 올려 하우스메이트를 구했다. 지금은 다르다. 이제는 ‘우주’ ‘바다’ ‘코티에이블’ 등 셰어하우스를 수십 곳씩 운영하는 회사도 많다. 셰어하우스는 부동산 임대차 계약을 맺은 공급자가 이를 다시 빌려주는 서브리스가 일반적이다. 때문에 저금리 시대의 대표적인 사업 모델이 된 것. 예컨대 우주는 직영·위탁 운영을 합해 총 64개 셰어하우스를 운영 중이다. 셰어하우스 시장은 1인 가구가 전체 가구 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계속 늘어나면서 함께 커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국내 1인 가구 수는 527만9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27.8%를 차지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 속도 역시 점점 빨라지고 있어 오는 2035년에는 34.3%로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에 사는 1인 가구가 부담하는 평균 월세는 44만원이다. 이를 통해 셰어하우스 시장 규모를 약 2조원대로 추산한다.
대기업도 계열사를 만들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사무실 공유 회사들이 사업화를 타진하면서 셰어하우스 업계의 대형화도 감지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자회사 코오롱하우스비전을 통해 올 3월 압구정동 여성 전용 셰어하우스를 열었다. 청담동·서래마을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KEB하나은행도 계열사 에이치엔주택임대관리를 통해 부산·대구 등지에서 오피스텔을 셰어하우스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
기존 셰어하우스 업계에서는 우주가 앞서나간다. 우주는 대기업과 손을 잡고 대형 공동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대기업이 자사 소유 부지에 지하 5층, 지상 12층짜리 건물을 신축하면서 총 236실의 운영을 우주에 맡길 예정이다. 김정현 우주 대표는 “그동안 셰어하우스를 오래 운영하면서 어떻게 만들어야 하고 기대수익은 얼마로 잡아야 하는지를 가장 잘 알고 있다”며 “우리가 신축 건물을 짓고 이를 리츠(부동산펀드)나 사모펀드에 턴키방식으로 넘겨서 운영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 기존 셰어하우스 업체에 이어 곧 대형 셰어하우스를 짓겠다고 예고한 곳은 위워크나 패스트파이브와 같은 사무실 공유 업체다. 미국 사무실 공유 업체 위워크는 이미 미국 등에서 대형 빌딩의 몇 개 층을 셰어하우스로 운영하고 있고, 지난해 한국 진출 이후 국내에서도 이와 같은 셰어하우스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사무실 공유 업체 패스트파이브 김대일 공동대표는 “파이브하우스라는 이름으로 셰어하우스 시장 진출 기회를 보고 있다”며 “조만간 100~200가구 정도 건물을 통째로 임대하거나 신축해 공용공간을 강조한 셰어하우스를 론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을 소유하거나 빌리지 않아도 셰어하우스 업체들이 자산을 유동화해 공모 펀드를 조성한다면, 지분 투자를 통해서 재테크를 할 수 있는 방법도 고려되고 있다. 부동산펀드를 만들어 신축 건물을 짓고 이를 다시 펀드 등에 매각하면 투자자들이 지분 일부를 매입해 배당을 받을 수 있다. 셰어하우스 ‘우주’의 김정현 대표는 2008년 보청기를 시중가격의 3분의 1에 판매하는 사회적기업 딜라이트를 창업했고, 2011년 지분을 국내 한 제약사에 매각해 수십 억원대 자산가가 됐다. 우주는 김 대표가 또 다른 사회 문제인 주거난을 해결하려는 프로젝트에서 출발했다.
셰어하우스의 사업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한 이유는?
“처음에는 기업화할 거라는 생각은 안 했다. 우리 사회에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사용자들이 이용할지 시험해 보는 프로젝트 차원이었다. 돈도 되면서 주거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생각에서 만들었다.”
현재 64곳을 운영 중이다. 빠르게 확장할 수 있었던 계기는.
“2013년에 집을 만들어 임차인이 차는 것을 천천히 지켜보다가, 2014년 3분기에 구조적으로 되는 사업이라고 판단했다. 위치 좋고 집 상태도 좋은 곳에서 합리적 가격에 살고 싶은 이들에게 셰어하우스 외의 대체재가 있는지를 고려해 본 결과였다.”
집을 직접 사거나 짓기도 하나?
“우리가 직접 부동산을 매입하진 않는다. 직영점은 인테리어를 해서 임대 후 재임대 하는 형식이다. 투자가 들어가니까 임대차계약을 보통 4년 이상으로 한다. 반전세 형태다. 리모델링 비용은 보통 1년 정도면 뽑는다.”
셰어하우스 수익률은 어떤가?
“아파트나 단독주택과 같은 주거용 부동산 자산 가치가 너무 올라서 수익률 3%를 넘는 게 흔치 않다. 일반적으로 셰어하우스로 운영하면 기존 월세의 두 배를 받을 수 있는 게 목표다. 강북구에 있는 방 6개짜리 단독주택을 월세 50만원에 빌렸는데, 예외적이긴 하지만 현재 월세 400만원이 나온다. 수익률이 1%에서 15%가 된 셈이다.”
부동산이 없는 일반인도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지금까지는 우리가 직접 집을 빌려 운영하거나, 수수료를 받고 운영대행을 하고 있다. 노하우로 쌓인 만큼 우주가 셰어하우스를 가장 잘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1일에 들어온 사람이 있고, 15일에 들어온 사람이 있다면 일할로 계산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우린 다 앱에서 즉각 계산할 수 있다.”
셰어하우스의 미래는 무엇인가?
“우주 홈페이지 트래픽이 월 몇 만씩 나온다. 한 달에 1만 명씩 회원으로 가입한다(현재 우주 입주자는 300명대다). 서울만 하고 있는데도 그렇다.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수요를 다 충족해주지 못 하고 있다. 유동화 계획도 있지만, 개인 대상은 아니다. 우리가 특정 지역에 셰어하우스를 어떻게 만들지, 기대수익은 얼마인지를 다 계획하고, 그걸 리츠나 펀드에 턴키방식으로 넘겨서 우리는 운영만 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세금 등 문제는 없나?
“셰어하우스를 하려는 사람들이 주저하는 이유 중 하나가 임대사업자를 내지 않고 월세를 받는 경우가 많아서다. 주택을 임대하면 월세 수입을 다 보고해서 세금을 내야 하는 게 원칙적으로 맞고, 우리는 모든 거래내역을 다 신고하고 있다. 그래서 이 부분을 반드시 고지하고 세금 신고 방법도 다 알려주고 있지만, 납세 자체를 강제할 방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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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하우스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과거에는 임씨처럼 자신이 직접 거주하는 집의 남는 방을 부동산 카페 등에 올려 하우스메이트를 구했다. 지금은 다르다. 이제는 ‘우주’ ‘바다’ ‘코티에이블’ 등 셰어하우스를 수십 곳씩 운영하는 회사도 많다. 셰어하우스는 부동산 임대차 계약을 맺은 공급자가 이를 다시 빌려주는 서브리스가 일반적이다. 때문에 저금리 시대의 대표적인 사업 모델이 된 것. 예컨대 우주는 직영·위탁 운영을 합해 총 64개 셰어하우스를 운영 중이다.
1인 가구 늘며 셰어하우스 시장도 커져
대기업도 계열사를 만들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사무실 공유 회사들이 사업화를 타진하면서 셰어하우스 업계의 대형화도 감지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자회사 코오롱하우스비전을 통해 올 3월 압구정동 여성 전용 셰어하우스를 열었다. 청담동·서래마을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KEB하나은행도 계열사 에이치엔주택임대관리를 통해 부산·대구 등지에서 오피스텔을 셰어하우스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
기존 셰어하우스 업계에서는 우주가 앞서나간다. 우주는 대기업과 손을 잡고 대형 공동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대기업이 자사 소유 부지에 지하 5층, 지상 12층짜리 건물을 신축하면서 총 236실의 운영을 우주에 맡길 예정이다. 김정현 우주 대표는 “그동안 셰어하우스를 오래 운영하면서 어떻게 만들어야 하고 기대수익은 얼마로 잡아야 하는지를 가장 잘 알고 있다”며 “우리가 신축 건물을 짓고 이를 리츠(부동산펀드)나 사모펀드에 턴키방식으로 넘겨서 운영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 기존 셰어하우스 업체에 이어 곧 대형 셰어하우스를 짓겠다고 예고한 곳은 위워크나 패스트파이브와 같은 사무실 공유 업체다. 미국 사무실 공유 업체 위워크는 이미 미국 등에서 대형 빌딩의 몇 개 층을 셰어하우스로 운영하고 있고, 지난해 한국 진출 이후 국내에서도 이와 같은 셰어하우스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사무실 공유 업체 패스트파이브 김대일 공동대표는 “파이브하우스라는 이름으로 셰어하우스 시장 진출 기회를 보고 있다”며 “조만간 100~200가구 정도 건물을 통째로 임대하거나 신축해 공용공간을 강조한 셰어하우스를 론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을 소유하거나 빌리지 않아도 셰어하우스 업체들이 자산을 유동화해 공모 펀드를 조성한다면, 지분 투자를 통해서 재테크를 할 수 있는 방법도 고려되고 있다. 부동산펀드를 만들어 신축 건물을 짓고 이를 다시 펀드 등에 매각하면 투자자들이 지분 일부를 매입해 배당을 받을 수 있다.
[박스기사] 셰어하우스 ‘우주’의 김정현 대표 | 주거난 해결할 프로젝트에서 출발
셰어하우스의 사업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한 이유는?
“처음에는 기업화할 거라는 생각은 안 했다. 우리 사회에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사용자들이 이용할지 시험해 보는 프로젝트 차원이었다. 돈도 되면서 주거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생각에서 만들었다.”
현재 64곳을 운영 중이다. 빠르게 확장할 수 있었던 계기는.
“2013년에 집을 만들어 임차인이 차는 것을 천천히 지켜보다가, 2014년 3분기에 구조적으로 되는 사업이라고 판단했다. 위치 좋고 집 상태도 좋은 곳에서 합리적 가격에 살고 싶은 이들에게 셰어하우스 외의 대체재가 있는지를 고려해 본 결과였다.”
집을 직접 사거나 짓기도 하나?
“우리가 직접 부동산을 매입하진 않는다. 직영점은 인테리어를 해서 임대 후 재임대 하는 형식이다. 투자가 들어가니까 임대차계약을 보통 4년 이상으로 한다. 반전세 형태다. 리모델링 비용은 보통 1년 정도면 뽑는다.”
셰어하우스 수익률은 어떤가?
“아파트나 단독주택과 같은 주거용 부동산 자산 가치가 너무 올라서 수익률 3%를 넘는 게 흔치 않다. 일반적으로 셰어하우스로 운영하면 기존 월세의 두 배를 받을 수 있는 게 목표다. 강북구에 있는 방 6개짜리 단독주택을 월세 50만원에 빌렸는데, 예외적이긴 하지만 현재 월세 400만원이 나온다. 수익률이 1%에서 15%가 된 셈이다.”
부동산이 없는 일반인도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지금까지는 우리가 직접 집을 빌려 운영하거나, 수수료를 받고 운영대행을 하고 있다. 노하우로 쌓인 만큼 우주가 셰어하우스를 가장 잘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1일에 들어온 사람이 있고, 15일에 들어온 사람이 있다면 일할로 계산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우린 다 앱에서 즉각 계산할 수 있다.”
셰어하우스의 미래는 무엇인가?
“우주 홈페이지 트래픽이 월 몇 만씩 나온다. 한 달에 1만 명씩 회원으로 가입한다(현재 우주 입주자는 300명대다). 서울만 하고 있는데도 그렇다.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수요를 다 충족해주지 못 하고 있다. 유동화 계획도 있지만, 개인 대상은 아니다. 우리가 특정 지역에 셰어하우스를 어떻게 만들지, 기대수익은 얼마인지를 다 계획하고, 그걸 리츠나 펀드에 턴키방식으로 넘겨서 우리는 운영만 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세금 등 문제는 없나?
“셰어하우스를 하려는 사람들이 주저하는 이유 중 하나가 임대사업자를 내지 않고 월세를 받는 경우가 많아서다. 주택을 임대하면 월세 수입을 다 보고해서 세금을 내야 하는 게 원칙적으로 맞고, 우리는 모든 거래내역을 다 신고하고 있다. 그래서 이 부분을 반드시 고지하고 세금 신고 방법도 다 알려주고 있지만, 납세 자체를 강제할 방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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