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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는 힙합을 좋아한다?

사이코패스는 힙합을 좋아한다?

음악적 취향과 성격이 연관성 있다는 연구 결과 나와
영화 ‘양들의 침묵’에서 킬러 한니발 렉터는 클래식 음악을 좋아했지만 최근 연구에서 사이코패스는 랩을 더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AP-NEWSIS
래퍼 에미넴의 노래라면 사족을 못 쓰는 전 남자친구가 혹시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자)가 아니었을까? 사실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다. 그러나 음악적 취향과 사이코패스 검사 결과를 비교한 최근의 뉴욕대학 연구는 이 두 가지 특성이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더 밀접하게 관련 있음을 시사한다.

이 연구에 따르면 사이코패스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힙합 그룹 블랙스트리트의 ‘No Diggity’와 에미넴의 ‘Lose Yourself’다. 반면 사이코패스 성향이 가장 낮은 사람은 록밴드 더 낵의 ‘My Sharona’와 호주 출신 싱어송라이터 시아의 ‘Titanium’을 좋아한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이끈 심리학자 파스칼 월리시 교수는 사이코패스에게 중요한 것은 음악의 장르보다는 특정 곡이라고 설명했다. “특정 음악 장르와 사이코패스 사이의 연관성은 별로 없다. 그보다는 특정 곡과 관련 있다. 노래의 내용과 연관됐을 수 있지만 정확히 밝혀진 건 없다.”

월리시 교수팀은 자원자 200명에게 260곡을 들려준 뒤 좋아하는 노래를 선정토록 했다. 자원자 대다수가 젊고 교육을 상당히 받은 사람들이었지만 경제적·인종적 배경은 다양했다. 연구팀은 그들이 고른 곡과 그들의 사이코패스 검사 점수를 비교했다. 검사에는 널리 인정 받는 ‘레벤슨 자기보고 사이코패스 스케일’을 사용했다. 비교 결과는 개인의 성격이 음악 취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공통된 경향을 나타냈다.

그러나 데이트 상대가 1990년대의 힙합 음악이 나오는 라디오 채널을 다른 곳으로 돌리지 않는다고 겁먹을 필요는 없다. 사실 이 연구는 미흡한 점이 많다. 월리시 교수는 이 연구가 예비적이며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논문을 올가을 미국 신경과학 학회 연례회의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더구나 자원자 200명 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라 적절한 일반 대중의 표본이 될 수 없다. 월리시 교수는 이 연구를 시작으로 앞으로 더 많은 자원자를 대상으로 같은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이코패스를 정확하고도 쉽게 식별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다. 월리시 교수에 따르면 그런 방법은 공공안전을 지키는 데 필수적이다. 특히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는 경찰 등 공권력 기관에 위험한 사람이 채용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월리시 교수는 채용 지원자가 모르게 그런 조사를 실시할 경우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인정했다. “아주 복잡한 문제다. 이런 방법의 윤리적인 측면을 주의 깊게 따져봐야 한다.”

이처럼 일반적으로 예상하기 어려운 여러 특성을 사이코패스가 공유한다는 점을 시사하는 연구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 초 학술지 ‘성격과 개인차 저널’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성격 특성과 관련해 심리학에서 말하는 ‘어둠의 3요소’ 중 하나를 가진 사람은 대학에서 경제학과 경영학을 전공할 가능성이 있다. 그 3요소는 나르시시즘(자아도취), 마키아벨리즘(목적 달성을 위해 부도덕한 행위를 서슴지 않는 태도), 사이코패스다. 이 3가지 성격 특성을 가장 적게 가진 사람은 심리학을 전공할 가능성이 더 크다.

월리시 교수는 이번 연구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사이코패스 성격과 더 밀접하게 연관된 다른 음악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가 연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로선 이번 연구 결과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게 최선이다. 그 때문에 음악 선곡을 바꿀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 데이너 더비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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