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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으로 치장한 ‘스파이더’

보석으로 치장한 ‘스파이더’

거미와 거미줄에 착안한 명품 시계와 장신구, 독특한 매력 발산해
MB&F의 ‘어래크노포비아 골드’. / 사진:MODERN LUXURY
거미는 원래부터 섬뜩한 동물은 아니다. 동화 ‘샬롯의 거미줄’이나 ‘제임스와 거대한 복숭아’를 읽고 자란 사람들은 해충을 잡아먹는 이 유익한 동물을 좋아한다. 반면 J.R.R. 톨킨과 스티븐 킹의 소설을 읽는 독자가 느끼는 것처럼 거미에게 사람을 불안하게 만드는 뭔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거미가 먹이를 옭아매 잡아먹기 위해 만드는 거미줄은 아름다울 뿐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매우 인상적이다. 보석상과 손목시계업자들은 대칭적인 구도에 독특한 매력을 지닌 거미와 거미줄에 착안해 환상적인 분위기부터 무시무시한 이미지까지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왔다. 대표적인 제품 몇 가지를 소개한다.

프랑스 유명 보석상 쇼메의 자르뎅 시리즈 중 ‘아레녜’ 반지는 거미를 모티프로 했다. 8개의 다리와 흉부는 다이아몬드, 머리는 옐로우 사파이어(0.61캐럿), 복부는 서양 배 모양의 초록색 토르말린(5.26캐럿)으로 만들었다[엄밀히 따지면 거미는 복부와 두흉부(머리와 흉부로 구성된다), 두 부분으로 이뤄졌지만 여기선 3부분으로 표현됐다. 일종의 ‘시적 자유’가 허용된 셈이다]. 밝은 색상과 아담한 사이즈가 거미의 앙증맞은 모습과 무해함을 강조한다.
리샤르 밀의 ‘RM 19-01 뚜르비옹 스파이더’. / 사진:MODERN LUXURY
보석이 박힌 화려한 손목시계로 잘 알려진 제이콥 앤코의 거미줄 귀걸이는 동화의 나라를 연상시킨다. 천연 진주로 된 거미의 방적돌기에 블랙 로듐을 도금한 화이트 골드로 만든 거미줄이 매달려 있다. 그 튼튼한 거미줄에 다이아몬드 빗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거미의 방적 돌기 부분에 쓰인 진주의 크기는 각각 가로 7㎜, 세로 7.5㎜이며 이 귀걸이 한 쌍에 ‘브릴리언트 컷’(다이아몬드의 광학적 특성과 광채를 최대한 살리기 위한 커팅 기법) 다이아몬드 752개(총 3.62캐럿)가 들어갔다. 약 7.6㎝ 길이의 이 귀걸이는 그 주인이 꽤 큼직한 거미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아주 멋진 수단이다.

리샤르 밀이 배우 나탈리 포트먼과 협업으로 디자인한 ‘RM 19-01 뚜르비옹 스파이더’는 포트먼의 강철 같은 우아함을 포착했다(사실 케이스와 거미 문양은 강철이 아닌 화이트 골드로 제작됐지만 말이다). 양식화된 거미 문양은 화이트 다이아몬드로 장식됐고 거미의 복부엔 뚜르비옹 메커니즘(중력으로 인한 시간 오차를 보정하는 장치)이 들어 있다. 투명한 케이스 뒷면으로는 블랙 사파이어로 장식된 복잡한 거미줄이 들여다보인다. 이 거미줄은 시계의 바닥판 역할도 한다. 인체공학적인 곡선으로 디자인된 케이스부터 섬세한 보석 세팅과 훤히 보이는 매혹적인 무브먼트까지 이 거미는 걸작품 위에 앉아 있다.
제이콥 앤 코의 거미줄 귀걸이.(좌) / 쇼메의 ‘자르뎅 아레녜’ 반지. / 사진:MODERN LUXURY
MB&F의 ‘어래크노포비아 골드’는 손목시계가 아니지만 여기에 꼭 소개하고 싶었다. 루이스 부르주아의 유명한 청동 거미 조각 시리즈 ‘마망’에서 영감을 얻은 이 제품은 유동적인 다리를 이용해 테이블 위에 세울 수도 있고 벽에 걸 수도 있는 시계다. 조명이 어두운 방안을 걸어갈 때 흥미진진한 놀랄 거리를 원하는 사람에게 안성맞춤이다. 또 거미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사람은 다리 모양을 진짜 거미의 공격 자세로 조정할 수도 있다.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레페가 디자인한 이 시계는 거미의 몸통 부분인 중앙의 돔 위에 있는 곡선형 시곗바늘들이 시와 분을 가리킨다. 다이얼엔 MB&F 특유의 숫자가 새겨져 있다. 거미의 몸통 아래쪽에 있는 키를 이용해 태엽을 감는데 거미 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에겐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 모던 럭셔리 편집팀



※ [이 기사는 미국의 라이프스타일 전문 출판사 모던 럭셔리에서 제공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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