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 M&A 다시 활기 띠나] 규제 덜 받고 장기 성장 가능성 매력
[보험업 M&A 다시 활기 띠나] 규제 덜 받고 장기 성장 가능성 매력
신한금융, ING생명 인수 타진...하반기 중소형사 매물 잇따라 나올 수도 신한금융지주가 ING생명 인수에 나선다. ING생명은 생명보헙 업계 6위 생명보험사로,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대주주다. 신한금융은 MBK파트너스의 ING생명 지분 59.15%를 인수하기로 하고, 최종 인수 가격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매각 가격은 2조4000억원이지만 신한금융의 인수 희망 가격은 이보다는 3000억원가량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오버페이(초과 지급)는 하지 않겠다”고 여러 번 언급해왔던 만큼, 가격이 이번 인수·합병(M&A)에서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자산 규모가 각각 30조원 수준인 신한생명과 ING생명이 합치면, 자산 규모 4위인 NH농협생명(64조원)과 비슷해진다. KB금융에 1위 금융그룹 자리를 빼앗겼던 신한금융은 ING생명을 인수할 경우 업계 1위 자리를 다시 꿰차게 된다.
신한지주의 이번 ING보험 인수를 시작으로 금융지주사들의 보험사 M&A도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보험사 인수 의향을 밝힌 바 있다. 곽철승 하나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경쟁사와 차이가 비은행 부문에서 나타나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M&A 기회가 있다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환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도 “보험 자회사 경쟁력 강화를 위해 M&A를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금융지주사들은 최근 몇 년 사이 보험사들을 잇달아 인수하며 규모를 키웠다. KB금융은 지난 2015년 LIG손보(현 KB손보)를 인수한 뒤 지난해 9월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면서 국내 1위 금융지주사로 성장했다. DGB금융지주는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 인수했다.
금융지주사들이 보험사 인수에 눈독을 들이는 건 비은행 계열사를 강화해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계산에서다. KB금융·신한·하나·농협 등 4대 금융지주와 우리은행(계열사 포함)이 올 상반기에 거둔 당기순이익은 총 7조15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조 4235억원)에 비해 11.3%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속내를 뜯어보면 전체 수익구조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대적이다. 올 상반기 KEB하나은행 실적은 금융지주 전 계열사 실적 총합의 83.7%에 달한다.
주요 비은행 계열사인 하나금융투자(7.5%)와 하나캐피탈(3.9%), 하나카드(3.6%) 등의 실적은 전체의 각각 10%도 채 되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금융지주사 계열사 총 실적의 68.1%을 홀로 책임진다. 그 다음으로 실적이 높은 곳은 KB손해보험(9.5%)·KB국민카드(8.5%)·KB증권(7.7%) 순이다. 신한은행 실적은 계열사 총합의 65.5%에 달한다.
국내 은행업은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들어 향후 전망이 밝지 않다. 대출이자 수익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비은행 부문의 비중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생각이다. 류승헌 신한금융지주 IR본부장은 “주식시장에 상장한 좋은 기업은 은행 대출보다는 시장 조달로 필요한 자금을 확보한다”며 “10년 전만 해도 10%대였던 은행 대출 성장률이 지금은 5%대 수준에 그치면서 비은행 계열사에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은행을 찾는 소비자들을 위해서도 금융지주사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는 중요한 과제다. 류승현 본부장은 “고객들은 자신의 돈을 안전하게 맡기는 것보다는 수익성에 더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며 “고객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상품을 내놓으려면 보험과 증권, 캐피털, 대체운용 등 여러 계열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지주사 입장에서는 비은행 계열사 중 보험사 인수가 매력적이다. 고령화 시대에 따른 헬스케어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온라인채널을 통한 보험 가입이 가능해지면서 20~30대 젊은층의 수요도 늘고 있다. 금융지주의 경우 은행·증권 등 복합점포를 통한 오프라인 채널이나 통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 다양한 판매창구를 확보하고 있어 전업 보험사들보다 유리한 편이다.
보험업종은 다른 계열사보다 금융시장 상황과 정부 규제의 영향을 덜 받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최근 정부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덜어 위해 카드사들에게 카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증권은 금융시장에 따라 수익의 부침이 크다. 저축은행은 고금리 대출로 폭리를 취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예대율 규제 도입 등에 나섰다. 물론 보험사도 금융당국과 즉시연금 미지급금 지급 등의 논란에 휩싸여 있다. 그러나 정부가 전문보험사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어 비즈니스 기회가 열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이후 보험사 매물이 시장에 잇따라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 경쟁구도 심화, 건전성 규제 강화로 경영이 어려운 보험사들이 매물로 나올 수 있어서다. 보험사들은 오는 2021년에 도입되는 IFRS17(새 국제회계기준)과 신(新) 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으로 자본금 증액을 통한 재무건전성 강화에 나서야 한다. 그동안 보험평가 기준을 원가로 했지만 IFRS17 도입으로 시가로 평가하게 된다.
지급여력비율(RBC)도 높여야 한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 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보험사 RBC이 100% 이하로 떨어지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시정 조치를 받게 된다. 이에 보험사들은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한화생명(1조5000억원)과 교보생명(5억 달러)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을 늘렸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처럼 만기가 없거나 길고, 채권처럼 매년 일정한 이자나 배당을 주는 금융상품으로 후순위 채보다 금리가 높다.
자본 확충 부담이 커지면서 RBC가 당국 권고기준인 150% 안팎에 머물고 있는 중소형 보험사는 잠재적인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M&A시장에서는 MG손해보험·KDB생명이 잠재적인 매물로 꼽힌다. MG손해보험의 1분기 RBC은 83.9%로 지난 5월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권고를 받았다. KDB생명도 실질적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이 수차례 매각을 시도할 정도로 매각 의지가 있는 만큼 유효한 매물이다. 다만 업계 12위에 그치는 비교적 작은 자산 규모와 2016년 101억원, 지난해 7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때문에 인수자를 찾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안방보험이 해외 자산을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국내 자회사인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매각 후보로 오르내린다. 동양생명은 국내 생보사 가운데 자산 기준 7위, ABL은 11위다.
-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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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지주의 이번 ING보험 인수를 시작으로 금융지주사들의 보험사 M&A도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보험사 인수 의향을 밝힌 바 있다. 곽철승 하나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경쟁사와 차이가 비은행 부문에서 나타나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M&A 기회가 있다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환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도 “보험 자회사 경쟁력 강화를 위해 M&A를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채널 통한 젊은층 수요 늘어
금융지주사들이 보험사 인수에 눈독을 들이는 건 비은행 계열사를 강화해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계산에서다. KB금융·신한·하나·농협 등 4대 금융지주와 우리은행(계열사 포함)이 올 상반기에 거둔 당기순이익은 총 7조15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조 4235억원)에 비해 11.3%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속내를 뜯어보면 전체 수익구조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대적이다. 올 상반기 KEB하나은행 실적은 금융지주 전 계열사 실적 총합의 83.7%에 달한다.
주요 비은행 계열사인 하나금융투자(7.5%)와 하나캐피탈(3.9%), 하나카드(3.6%) 등의 실적은 전체의 각각 10%도 채 되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금융지주사 계열사 총 실적의 68.1%을 홀로 책임진다. 그 다음으로 실적이 높은 곳은 KB손해보험(9.5%)·KB국민카드(8.5%)·KB증권(7.7%) 순이다. 신한은행 실적은 계열사 총합의 65.5%에 달한다.
국내 은행업은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들어 향후 전망이 밝지 않다. 대출이자 수익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비은행 부문의 비중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생각이다. 류승헌 신한금융지주 IR본부장은 “주식시장에 상장한 좋은 기업은 은행 대출보다는 시장 조달로 필요한 자금을 확보한다”며 “10년 전만 해도 10%대였던 은행 대출 성장률이 지금은 5%대 수준에 그치면서 비은행 계열사에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은행을 찾는 소비자들을 위해서도 금융지주사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는 중요한 과제다. 류승현 본부장은 “고객들은 자신의 돈을 안전하게 맡기는 것보다는 수익성에 더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며 “고객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상품을 내놓으려면 보험과 증권, 캐피털, 대체운용 등 여러 계열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지주사 입장에서는 비은행 계열사 중 보험사 인수가 매력적이다. 고령화 시대에 따른 헬스케어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온라인채널을 통한 보험 가입이 가능해지면서 20~30대 젊은층의 수요도 늘고 있다. 금융지주의 경우 은행·증권 등 복합점포를 통한 오프라인 채널이나 통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 다양한 판매창구를 확보하고 있어 전업 보험사들보다 유리한 편이다.
보험업종은 다른 계열사보다 금융시장 상황과 정부 규제의 영향을 덜 받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최근 정부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덜어 위해 카드사들에게 카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증권은 금융시장에 따라 수익의 부침이 크다. 저축은행은 고금리 대출로 폭리를 취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예대율 규제 도입 등에 나섰다. 물론 보험사도 금융당국과 즉시연금 미지급금 지급 등의 논란에 휩싸여 있다. 그러나 정부가 전문보험사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어 비즈니스 기회가 열리고 있다.
MG손해보험·KDB생명 등 매물 나올 듯
지급여력비율(RBC)도 높여야 한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 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보험사 RBC이 100% 이하로 떨어지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시정 조치를 받게 된다. 이에 보험사들은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한화생명(1조5000억원)과 교보생명(5억 달러)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을 늘렸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처럼 만기가 없거나 길고, 채권처럼 매년 일정한 이자나 배당을 주는 금융상품으로 후순위 채보다 금리가 높다.
자본 확충 부담이 커지면서 RBC가 당국 권고기준인 150% 안팎에 머물고 있는 중소형 보험사는 잠재적인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M&A시장에서는 MG손해보험·KDB생명이 잠재적인 매물로 꼽힌다. MG손해보험의 1분기 RBC은 83.9%로 지난 5월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권고를 받았다. KDB생명도 실질적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이 수차례 매각을 시도할 정도로 매각 의지가 있는 만큼 유효한 매물이다. 다만 업계 12위에 그치는 비교적 작은 자산 규모와 2016년 101억원, 지난해 7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때문에 인수자를 찾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안방보험이 해외 자산을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국내 자회사인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매각 후보로 오르내린다. 동양생명은 국내 생보사 가운데 자산 기준 7위, ABL은 11위다.
-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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