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쇄국주의 탈피의 조건
데이터 쇄국주의 탈피의 조건
2018년 8월 30일은 대한민국의 4차 산업혁명의 실질적인 출범일이다. 4차 산업혁명은 현실과 가상이 클라우드의 데이터로 융합하는 혁명이다. 데이터 고속도로를 통해 모인 공공정보와 민간정보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인공지능이 세상을 이롭게 하는 혁명이다. 지금까지 데이터 고속도로가 규제로 막히고 공공정보는 개방이 제한되고 개인정보는 보호도 활용도 안 되는 ‘데이터 쇄국주의’ 탓에 한국은 세계 4차 산업혁명 대열에서 낙오돼 있었다. 시스코에 따르면 주요 국가 인터넷 트래픽에서 클라우드의 비중이 90%를 넘어섰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의 클라우드 트래픽은 12.9%로 나온다. 정부의 자체 클라우드를 제외하면 한 자리 숫자에 불과하다.
그 결과 글로벌 유니콘의 70%는 한국에서 불법 취급을 받는다. 4차 산업혁명에서 파생된 신규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는 이유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일자리가 넘쳐나는데 한국의 일자리는 지난해에 비해 급전직하로 쪼그라든 이유다. 19세기 말 쇄국주의로 한국은 식민지화라는 치욕을 당한 바 있다. 21세기 초 한국은 데이터 쇄국주의로 또 다시 치욕의 역사를 되풀이 할 가능성이 크다. 개별 경쟁인 3차 산업혁명에서 한국은 벤처 열풍과 인터넷 코리아 운동 등의 강력한 에너지에 힘입어 IT강국으로 우뚝 섰다. 그런데 산업 생태계의 협력인 4차 산업혁명에서 한국은 클라우드 규제로 더 이상 IT강국이 아니게 됐다. 오픈소스, 오픈 데이터, 클라우드 등 개방 협력의 IT 패러다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제도다. 한국이 핀테크·사물인터넷·자율주행차·드론 등 4차 산업혁명의 대표 산업에서 중국에 뒤진 것은 기술이 아니라 제도의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국의 기술력은 세계 10위권이나, 제도의 경쟁력은 평균 70위권으로 아프리카 수준이다. 특히 기술 제도의 경쟁력에서 한국은 미국·일본·독일은 물론 중국보다도 현저히 뒤지고 있다. 한강의 기적을 이끈 관료주의의 규제 마인드가 한국을 옥죄고 있다. 추격형 경제의 성공이 탈추격으로 가는 미래의 걸림돌이 된 것이다. 사전 규제에서 사후 징벌로, 개별 지원에서 생태계 형성으로 국가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필요한 이유다.
특히 탈추격 경쟁에서 요구되는 기술-사회의 상호작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규제 일변도의 관료주의가 한국병의 원인이다. 주요 국가에 비해 한국의 고위 관료 중 기술을 이해하는 관료는 너무나 적다. 아무리 많이 잡아도 5% 미만이다. 중국의 60%와는 비교조차 안 된다. 스마트폰 도입 지연, 공인 인증서, 인터넷 실명제, 개인정보 규제, 클라우드 차단, 블록체인 기술 규제 등 숱한 기술 정책의 난맥은 기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책임 관료들의 문제가 너무나 크다. 심지어 기술 정책 세미나에서 당당하게 ‘나는 이 분야의 기술을 모른다’고 인사말을 하는 ‘국장님’들을 보면 한숨을 넘어 절망감을 느끼게 된다. 모르면 공부하던가, 그 자리를 맡지 말던가 하는 것이 책임 관료의 행동일 것이다.
한국의 현실과 가상을 연결하는 데이터 고속도로의 기술적 기반은 탄탄하다. 통신망의 속도는 세계 톱3에 들어 있다. 그런데 데이터를 활용하는 4차 산업혁명은 말만 무성하지 실제 성과는 부진해도 너무나 부진하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는 것이 세계 인터넷 연구기관인 BSA의 연구결과다. 한국은 기술은 우수한데 제도가 엉망이라는 것이 주요 글로벌 연구기관들의 일관된 결론이다. 20조원이 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계 최대의 국가 연구개발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제도의 경쟁력 제고다. 국회와 고위 관료들의 기술-사회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와 미래 사회에 대한 비전이 관건이다.
경쟁국에 비해 데이터 개혁은 늦어도 너무 늦었다. 일본은 이미 3년 전에 익명 가공 업체를 통한 개인정보 활용을 도입했다. 데이터 기반의 혁신이 일본의 4차 산업혁명인 소사이어티5.0의 핵심 전략이었다. 데이터 쇄국주의를 타파하는 대통령의 8·30 선언은 ‘데이터의 안전한 활용’을 위해 ‘데이터 고속도로’라는 클라우드 규제를 개혁하라는 것이었다. 늦었지만 안 하는 것보다는 다행이다. 다행히도 국회는 국회 4차 산업혁명 특위를 통해 이미 5월에 데이터와 클라우드 규제를 개혁하되, 유럽보다는 전향적인 일본 방식을 채택하라는 특별 권고를 창조경제연구회의 보고서에 기반해 제시한 바 있다. 과학기술총연합회와 벤처기업협회는 창조경제연구회와 공동으로 1월부터 ‘데이터 족쇄풀기 서명운동’을 전개한 바 있다. 과학기술인과 벤처인들은 데이터 규제 개혁을 열망하고 있다. 아직도 일부 NGO 단체의 반대가 있으나, 과거 군사 독재정권의 부당한 개인정보 침해의 트라우마가 반복되지 않는다는 대안을 제시해 설득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부당한 정부기관의 개인정보 침해는 초강력 가중징벌을 하는 것을 명문화하는 것이다. 추가로 민간 기업의 개인정보 오남용에 대해서도 사후 가중 징벌을 해야함은 물론이다.
개혁의 방향은 다음과 같다. 우선 공공정보는 개방을 원칙으로 현재 제한적으로 허용된 공공기관은 물론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까지 민간 클라우드 사용을 허용하고 민감 정보의 분류도 현재의 3단계 원칙적 비개방의 분류에서 1단계의 원칙 개방 분류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식별이 안 되는 익명화 정보는 개인정보에서 해제해 활용하되, 익명 정보를 조합해 재식별해서 개인정보를 복원하는 행위는 엄격히 규제하는 것으로 ‘안전한 활용’의 길을 여는 것이다. 실명을 사용하지 않는 가명정보는 영리를 포함하는 제한적 활용의 길을 열어주고 실명정보는 개인에게 통제권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런 개혁이 제대로 이뤄지면 여러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우선 공공의 투명성이 증대되고 공공기관 간의 협력이 촉진된다. 공공과 민간의 협력이 촉발돼 참여민주제가 확산될 것이다. 공공기관의 업무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증대될 것이다. 민간의 협력 생태계가 구축돼 산업 혁신과 창업이 활성화돼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다. 예컨대 공공기관은 N드라이브와 카카오톡과 구글 드라이브와 드롭박스 등의 클라우드 기반 스마트 워크 툴을 사용할 수 없었다. 민간과의 협업은 물론 서울로 출장간 고위 간부와 소통 채널도 없는 깜깜히 행정 규제였다. 그나마 사용하던 카카오톡은 사용 금지되고 정부의 바로톡이라는 너무나 불편한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해야 한다. 내부망과 외부망의 물리적 망분리로 개방·협력이라는 시대 추세에 적응할 수 없는 구조다. 결국 스마트워크가 되지 않은 결과 민간 생산성의 절반 이하라는 비효율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런 비효율을 타파해야 한다.
민간 기업들은 협력보다 경쟁의 패러다임으로 사업을 해왔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오프소스 사용율이 95%인데 한국은 10% 미만이다. 개별 기술자의 경쟁이 아니라 협력 생태계의 경쟁에서 한국은 크게 뒤지고 있는 것이다. 클라우드 기반 생태계로 창업 비용은 급감하고 협력의 창조성은 급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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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글로벌 유니콘의 70%는 한국에서 불법 취급을 받는다. 4차 산업혁명에서 파생된 신규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는 이유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일자리가 넘쳐나는데 한국의 일자리는 지난해에 비해 급전직하로 쪼그라든 이유다. 19세기 말 쇄국주의로 한국은 식민지화라는 치욕을 당한 바 있다. 21세기 초 한국은 데이터 쇄국주의로 또 다시 치욕의 역사를 되풀이 할 가능성이 크다. 개별 경쟁인 3차 산업혁명에서 한국은 벤처 열풍과 인터넷 코리아 운동 등의 강력한 에너지에 힘입어 IT강국으로 우뚝 섰다. 그런데 산업 생태계의 협력인 4차 산업혁명에서 한국은 클라우드 규제로 더 이상 IT강국이 아니게 됐다. 오픈소스, 오픈 데이터, 클라우드 등 개방 협력의 IT 패러다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제도다. 한국이 핀테크·사물인터넷·자율주행차·드론 등 4차 산업혁명의 대표 산업에서 중국에 뒤진 것은 기술이 아니라 제도의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국의 기술력은 세계 10위권이나, 제도의 경쟁력은 평균 70위권으로 아프리카 수준이다. 특히 기술 제도의 경쟁력에서 한국은 미국·일본·독일은 물론 중국보다도 현저히 뒤지고 있다. 한강의 기적을 이끈 관료주의의 규제 마인드가 한국을 옥죄고 있다. 추격형 경제의 성공이 탈추격으로 가는 미래의 걸림돌이 된 것이다. 사전 규제에서 사후 징벌로, 개별 지원에서 생태계 형성으로 국가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필요한 이유다.
특히 탈추격 경쟁에서 요구되는 기술-사회의 상호작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규제 일변도의 관료주의가 한국병의 원인이다. 주요 국가에 비해 한국의 고위 관료 중 기술을 이해하는 관료는 너무나 적다. 아무리 많이 잡아도 5% 미만이다. 중국의 60%와는 비교조차 안 된다. 스마트폰 도입 지연, 공인 인증서, 인터넷 실명제, 개인정보 규제, 클라우드 차단, 블록체인 기술 규제 등 숱한 기술 정책의 난맥은 기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책임 관료들의 문제가 너무나 크다. 심지어 기술 정책 세미나에서 당당하게 ‘나는 이 분야의 기술을 모른다’고 인사말을 하는 ‘국장님’들을 보면 한숨을 넘어 절망감을 느끼게 된다. 모르면 공부하던가, 그 자리를 맡지 말던가 하는 것이 책임 관료의 행동일 것이다.
한국의 현실과 가상을 연결하는 데이터 고속도로의 기술적 기반은 탄탄하다. 통신망의 속도는 세계 톱3에 들어 있다. 그런데 데이터를 활용하는 4차 산업혁명은 말만 무성하지 실제 성과는 부진해도 너무나 부진하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는 것이 세계 인터넷 연구기관인 BSA의 연구결과다. 한국은 기술은 우수한데 제도가 엉망이라는 것이 주요 글로벌 연구기관들의 일관된 결론이다. 20조원이 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계 최대의 국가 연구개발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제도의 경쟁력 제고다. 국회와 고위 관료들의 기술-사회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와 미래 사회에 대한 비전이 관건이다.
경쟁국에 비해 데이터 개혁은 늦어도 너무 늦었다. 일본은 이미 3년 전에 익명 가공 업체를 통한 개인정보 활용을 도입했다. 데이터 기반의 혁신이 일본의 4차 산업혁명인 소사이어티5.0의 핵심 전략이었다. 데이터 쇄국주의를 타파하는 대통령의 8·30 선언은 ‘데이터의 안전한 활용’을 위해 ‘데이터 고속도로’라는 클라우드 규제를 개혁하라는 것이었다. 늦었지만 안 하는 것보다는 다행이다. 다행히도 국회는 국회 4차 산업혁명 특위를 통해 이미 5월에 데이터와 클라우드 규제를 개혁하되, 유럽보다는 전향적인 일본 방식을 채택하라는 특별 권고를 창조경제연구회의 보고서에 기반해 제시한 바 있다. 과학기술총연합회와 벤처기업협회는 창조경제연구회와 공동으로 1월부터 ‘데이터 족쇄풀기 서명운동’을 전개한 바 있다. 과학기술인과 벤처인들은 데이터 규제 개혁을 열망하고 있다. 아직도 일부 NGO 단체의 반대가 있으나, 과거 군사 독재정권의 부당한 개인정보 침해의 트라우마가 반복되지 않는다는 대안을 제시해 설득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부당한 정부기관의 개인정보 침해는 초강력 가중징벌을 하는 것을 명문화하는 것이다. 추가로 민간 기업의 개인정보 오남용에 대해서도 사후 가중 징벌을 해야함은 물론이다.
개혁의 방향은 다음과 같다. 우선 공공정보는 개방을 원칙으로 현재 제한적으로 허용된 공공기관은 물론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까지 민간 클라우드 사용을 허용하고 민감 정보의 분류도 현재의 3단계 원칙적 비개방의 분류에서 1단계의 원칙 개방 분류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식별이 안 되는 익명화 정보는 개인정보에서 해제해 활용하되, 익명 정보를 조합해 재식별해서 개인정보를 복원하는 행위는 엄격히 규제하는 것으로 ‘안전한 활용’의 길을 여는 것이다. 실명을 사용하지 않는 가명정보는 영리를 포함하는 제한적 활용의 길을 열어주고 실명정보는 개인에게 통제권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런 개혁이 제대로 이뤄지면 여러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우선 공공의 투명성이 증대되고 공공기관 간의 협력이 촉진된다. 공공과 민간의 협력이 촉발돼 참여민주제가 확산될 것이다. 공공기관의 업무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증대될 것이다. 민간의 협력 생태계가 구축돼 산업 혁신과 창업이 활성화돼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다. 예컨대 공공기관은 N드라이브와 카카오톡과 구글 드라이브와 드롭박스 등의 클라우드 기반 스마트 워크 툴을 사용할 수 없었다. 민간과의 협업은 물론 서울로 출장간 고위 간부와 소통 채널도 없는 깜깜히 행정 규제였다. 그나마 사용하던 카카오톡은 사용 금지되고 정부의 바로톡이라는 너무나 불편한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해야 한다. 내부망과 외부망의 물리적 망분리로 개방·협력이라는 시대 추세에 적응할 수 없는 구조다. 결국 스마트워크가 되지 않은 결과 민간 생산성의 절반 이하라는 비효율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런 비효율을 타파해야 한다.
민간 기업들은 협력보다 경쟁의 패러다임으로 사업을 해왔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오프소스 사용율이 95%인데 한국은 10% 미만이다. 개별 기술자의 경쟁이 아니라 협력 생태계의 경쟁에서 한국은 크게 뒤지고 있는 것이다. 클라우드 기반 생태계로 창업 비용은 급감하고 협력의 창조성은 급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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