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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이츠 상륙 1년, 15조 배달시장은 어디로] 3000원어치 무료 배달에 ‘혼밥족’ 열광

[우버이츠 상륙 1년, 15조 배달시장은 어디로] 3000원어치 무료 배달에 ‘혼밥족’ 열광

다운로드 한 번으로 500여 개 도시에서 배달 주문...네이버·카카오도 배달시장 주목
(왼쪽)우버이츠 배달원이 포당된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우버이츠는 지난해 8월 국내에 진출한 후 음식배달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 사진:로이터 / (오른쪽) 우버이츠 앱 서비스 화면.
2013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차량공유서비스 업체 ‘우버(Uber)’는 초반 돌풍에도 현행법 규제와 택시 업계 반발로 2년 만에 철수했다. 이와 달리 우버의 음식배달 대행 서비스인 ‘우버이츠(UberEats)’는 지난해 국내 서비스를 실시한 이래 1년 넘게 꾸준히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우버이츠 역시 우버와 마찬가지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기반으로 한 음식 주문·배달 플랫폼이다. 기존 우버 앱에 부가 서비스로 레스토랑과 계약해 배달 파트너를 고용해서 음식을 배달하는 ‘우버 프레시’로 서비스를 시작한 후 2015년 ‘우버이츠’로 명칭을 변경해 독자적인 앱을 출시했다.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최근 우버의 몸값을 약 1200억 달러(약 135조원)라고 평가하며 우버와 별도로 우버이츠의 기업가치 역시 200억 달러(약 22조4800억원)에 이른 것으로 봤다.
 모태 격인 우버는 철수했지만…
미국을 넘어 세계 500여개 도시의 식당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우버이츠가 지난해 8월 ‘배달문화의 본토’ 한국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모태 격인 우버가 이미 철수한 후라 이때까지만 해도 우버이츠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기는 어려웠다. 현재 국내 음식배달 시장 규모는 약 15조원으로 추산된다. 이 중 온·오프라인을 연계하는 플랫폼, 이른바 음식배달 O2O(Online to Offline) 시장 규모는 약 3조원으로 전체 음식배달 시장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배달 스타트업 시장은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 요기요가 운영하는 푸드플라이 등 유명 앱이 선점한 상태다. 배달의민족은 전국 각지에 제휴 식당 4000여 개를 두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어 1700여 개 식당과 제휴를 맺은 푸드플라이가 뒤를 쫓고 있다. 후발주자인 우버이츠는 현재 1000여 개 식당과 협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우버이츠는 차량공유를 제공하는 ‘우버형’ 서비스 방식을 활용해 다른 업체와 차별점을 뒀다. 한국에서 다운로드 받은 앱을 세계 200여 개 도시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최유미 우버이츠 이사는 “우버이츠 서비스는 기존 차량 공유 앱인 우버와 같은 방식으로 제공되며 한 번 다운받은 앱은 우버이츠가 진출한 세계 500여 개 도시에서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다”며 “주문 가능한 인근 지역 레스토랑만 바뀌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같은 원리로 외국인 관광객도 한국에서 우버이츠를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버이츠가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세운 전략은 두 가지다. 바로 최소주문금액 폐지와 기간 한정 배달료 면제다. 우버이츠는 기존 배달 앱의 불편사항으로 지목됐던 최소주문금액을 없애고 일정 기간 동안 배달료까지 면제시켰다. 이 밖에도 상시적으로 음식이나 배달료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첫 주문 고객 2만원 할인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손님을 끌고 있다. 특히 최소주문금액 탓에 할 수 없이 많은 양을 주문해야 했던 1인 가구 이용자들의 평가가 긍정적이다. 서울시 마포구에 사는 대학생 허원석(25)씨는 “최소주문금액이 1만원 이상인 다른 앱에 비해 우버이츠는 떡볶이 3000원어치만 시켜도 배달료가 없으니 편리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룸서비스를 접목한 배달 서비스를 선보이며 시장에 가입자를 늘리고 있다. 호텔에서 여가를 보내는 이른바 20·30대 ‘호캉스족’이 늘어나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인공지능(AI) 머신러닝을 통한 메뉴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서비스 지역도 점차 확대 중이다. 초기 서비스 지역인 서울 강남구와 용산구·관악구에 이어 서대문구와 마포구 등에서 이용 가능하며 최근에는 인천 송도지역까지 진출했다. 우버이츠 측은 “서울 내 다른 지역으로도 서비스를 확장하고, 고객 한 명 한 명의 주문 이력을 분석한 메뉴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차별화를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여전히 넘어야 할 산도 있다. 이용자-식당-배달원 간 균형 문제다. 각각의 음식점이 직접 고용한 배달원이 배달하는 다른 앱과 다르게, 우버이츠는 스스로 배달원으로 등록한 개인이 배달을 담당한다. 일정 교육을 받은 우버이츠 배달원들은 원하는 요일, 시간대에 우버이츠 앱을 켜고 배달 요청을 받을 수 있다. 배달원 대부분이 단시간으로 근무하는 만큼 이용자가 원하는 시간대에 배달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우버이츠 측은 “상시로 배달원을 모집하고 있고, 아직까지 불편을 겪은 사례는 없다”며 “오토바이가 주를 이루는 다른 배달 앱에 비해 출퇴근 시간 교통정체가 있을 땐 도보나 전기자전거 등으로 배달해 유연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기간 한정으로 제공하는 배달료 무료 서비스가 끝난 뒤에 고객의 마음을 잡는 것도 과제다. 우버이츠가 책정한 배달료는 3500원으로, 다른 앱의 배달료인 2900원에 비해 다소 비싼 금액이다. 이용자 김현호(29)씨는 “다른 업체가 평균 2000~3000원의 배달료를 책정한 것에 비하면 다소 비싸게 느껴지지만 다른 앱보다 빠르고, 실시간으로 배달원 위치를 알 수 있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지금은 할인 쿠폰 등이 많이 제공돼 더 비싸단 생각은 안 했지만 배달료를 전부 내야 한다면 경쟁력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음식배달 앱 시장 규모는 12조~14조원대로 성장할 전망이다. 배달 앱 다운로드수가 4000만건을 상회하지만 한 달간 사용자수는 600만 명에 불과한 점을 들어 실 사용자가 늘어나면 그만큼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국내 IT 업계도 ‘제 2의 우버이츠’를 목표로 잇따라 음식배달 중계 시장에 새롭게 발을 들이고 있다. 네이버는 4월부터 음식배달 앱인 ‘배달의민족’과의 협업해 네이버 모바일 앱에서 음식 주문부터 결제까지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개편했다.
 앱 배달주문 20%에 불과해
네이버는 지난해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에 350억원을 투자하고, 올해 1월부터는 네이버 AI 플랫폼 ‘클로바’가 탑재된 스피커로 배달의민족 등록 업체의 배달음식 주문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사용자가 클로바 계정에 배달의민족을 연동시킨 뒤 클로바 기반 AI 스피커에 “치킨 시켜줘”라고 말하면 미리 등록해놓은 업소의 치킨 메뉴가 주문되는 방식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모바일 앱에서 음식 주문 시 네이버페이로 결제까지 가능하게 해 편리성을 높였다”며 “조만간 AI 스피커에서도 간편결제서비스 연동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도 올해 하반기부터 카카오 주문하기 서비스를 중소사업자로 확대하면서 일반 음식점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 플랫폼 연결을 기반으로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늘려가고 있다. 중소사업자의 요구에 따라 카카오톡 주문하기의 서비스 범위를 확장한다는 것이 카카오 측 설명이다. 또 자사 AI 스피커 ‘카카오미니’를 활용해 전화 주문 기능을 더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중소사업자의 요구도 있었고, 카카오톡과 카카오미니 이용자에게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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