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진 기자의 ‘라이징 스타트업’(36) 퍼블리] 콘텐트 비즈니스의 새로운 성공 방정식
[최영진 기자의 ‘라이징 스타트업’(36) 퍼블리] 콘텐트 비즈니스의 새로운 성공 방정식
2016 칸 국제광고제 리포트 선보여 이름 알려...오디오·비디오 콘텐트도 선보일 계획 해마다 가을에 세계 출판인과 책을 좋아하는 이들의 눈이 집중되는 축제가 있다. 100여 개 국가에서 8000여 명의 관계자가 참여하고, 30만여 명의 관광객이 방문한다는 세계 3대 북페어 중 하나인 프랑크푸르트 북페어(The Frankfurt Book Fair)다. 어렸을 때부터 ‘읽기’에 빠져 살던 그는 이 축제에 참가하는 게 꿈이었다. 2015년 4월 콘텐트 비즈니스를 하는 스타트업을 창업한 후 가장 먼저 프랑크푸르트 북페어를 떠올렸다. 해마다 언론에서 현장 스케치 기사가 나오고 몇몇 블로거의 후기가 올라오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50여 년의 역사를 가진 프랑크푸르트 북페어의 모든 것을 알려주면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책에 관련된 축제는 재미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편견도 깨고 싶었다. 가장 먼저 2015년 10월 13일부터 18일까지 현장을 취재할 필자를 섭외했다. 필자 선정 기준은 필력, 영어 실력 그리고 취재력이었다. IT 전문기자로 활동하는 마이크로소프트웨어 정보라 기자를 섭외했다. 필요 경비는 400만원. 북페어 비즈니스 클럽 티켓, 6박 7일의 숙박비, 왕복 항공권 등이 포함된 경비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이를 마련하기로 했다. 10월 7일부터 11월 2일까지 총 27일 동안 165명의 후원자가 860여 만원을 투자했다. 목표액의 2배 수준이 넘는 금액이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그도 자신의 마일리지를 탈탈 털어 왕복 항공권을 마련해 합류했다. 행사 내내 두 사람은 매일 밤 만나서 취재 내용과 계획을 공유하고, 후원자들을 위한 데일리 리포트를 작성했다. 한마디로 ‘힘든’ 일정이었다. 이런 노력 끝에 태어난 결과물이 ‘세상에서 가장 큰 책 박람회, 책은 없다-2015 프랑크푸르트 북페어’라는 리포트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창업가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퍼블리 박소령(37) 대표 이야기다. 퍼블리는 요즘 25~45 세대에게 유명한 스타트업이다. 박 대표는 “프랑크푸르트 북페어를 통해 퍼블리의 이름이 알려졌고 2016년 칸 국제광고제’ 프로젝트로 퍼블리가 유명해졌다”고 자랑했다.
2016년 6월 18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린 칸 국제광고제에 퍼블리는 2명의 필자를 섭외해 현장 취재를 맡겼다. 해외 게임사의 한국 마케터 이지홍씨와 ‘광고의 모든 것’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남기용씨를 필자로 선정했다. 1000만원의 경비는 역시 크라우드 펀딩으로 마련했다. 569명의 후원자가 1600여 만원을 후원했다. 이를 통해 ‘Cannes Lions-2016 칸 국제광고제를 가다’라는 칸 국제광고제의 모든 것을 담은 리포트가 탄생했다.
지금의 퍼블리를 만든 두 프로젝트를 자세하게 설명한 이유가 있다. 사람들이 찾는 콘텐트는 무엇이고, 콘텐트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퍼블리는 요즘 미디어와 출판사 등이 주목하는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관심 있는 콘텐트라면 사람들은 돈을 내고 찾아본다’는 명제가 맞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퍼블리는 ‘콘텐트 비즈니스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상식 아닌 상식’을 역행하고 있다. 박 대표는 한때 기자를 꿈꿨고 중앙 일간지 공채에도 합격한 경험이 있다. 다만 사람을 대하는 언론사의 태도가 실망스러워 포기했다. 지금은 콘텐트 비즈니스의 성공 방식을 보여주는 창업가로 평가받고 있다.
박 대표는 퍼블리에 대해 “러닝(Learning) 콘텐트가 모여 있는 넷플릭스”라고 설명한다. 그가 말하는 ‘러닝’은 “‘아하’라는 순간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육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시대의 흐름을 반발짝 앞서서 세상을 보여줘야 하는 것인데, 언론사와 출판사 등이 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퍼블리는 시대의 흐름을 보여주고 이해할 수 있는 콘텐트를 생산하고 있다고 자신한다”고 덧붙였다.
퍼블리는 창업 이후 프랑크푸르트 북 페어를 포함해 122개의 리포트를 생산했다. 창업 이후 월평균 5개의 콘텐트를 생산했는데, 지난 8월 이후에는 매월 10개 이상의 콘텐트를 선보이고 있다. ‘독점 기업이 돈 버는 방법’ ‘컨셉트 있는 공간-새로운 세대가 리테일 비즈니스를 바꾼다’ ‘경영학도로 실리콘밸리에서 살아남기’ 같이 전문 필자가 직접 생산한 콘텐트부터 파이낸셜타임스나 아레나 같은 기존 매체와 협업을 해서 만든 큐레이션 콘텐트까지 다양하다. 박 대표는 “우리는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이용자의 데이터를 꼼꼼하게 분석해 이를 콘텐트 생산에 적용하고 있다”면서 “출판사나 언론사는 우리의 경쟁자가 아니라 함께 협업을 하면 좋은 동반자”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가 요즘 고민하는 것은 신뢰 확보다. 콘텐트 비즈니스의 성공 여부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 신뢰이기 때문이다. 그는 “한 번은 좋은 기업문화에 대한 리포트를 발표했는데 거기에 들어간 스타트업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이후 콘텐트를 이용한 고객들에게 모두 환불조치를 하고 이 리포트를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콘텐트 비즈니스를 하려면 이런 위기대응을 잘해야 신뢰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 선정을 까다롭게 하는 이유도 이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다. 이런 노력 덕분에 이용자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수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퍼블리 비즈니스 모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서브스크립션(월정액) 서비스다. 이외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와 오프라인 모임 등이 있다. 1개월 동안 모든 콘텐트를 이용할 수 있는 멤버십 가격은 2만1900원이다. 이외에도 6개월, 12개월 멤버십이 있다. 멤버십 유료결제 고객 주간 성장률은 5.1%나 되고, 유료결제 고객이 재결제하는 비율은 85%나 된다. 지난 9월 현재 멤버십 고객이 3500여 명에 이른다. 박 대표는 “얼마 전 법인을 위한 멤버십도 마련했다”면서 “최대 56%까지 할인해주고 있으니까 기업이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며 웃었다.
현재 퍼블리는 텍스트 중심의 콘텐트를 생산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오디오·비디오 콘텐트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 추가 투자 유치가 필요하다. 박 대표는 “창업 후 18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는데, 서비스 고도화와 인력 충원을 위해 추가 투자 유치가 필요하다”면서 “투자를 유치하면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를 론칭하고 이용객의 개인 추천 서비스 등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와 같은 해외 콘텐트도 더 적극적으로 유치할 계획이고, 오리지널 콘텐트 생산 투자도 적극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온 박 대표는 맥킨지앤컴퍼니와 티플러스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일하다 하버드케네디스쿨 공공 정책학 석사를 마치고 퍼블리를 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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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북페어 참가가 어릴 적 꿈
크라우드 펀딩으로 이를 마련하기로 했다. 10월 7일부터 11월 2일까지 총 27일 동안 165명의 후원자가 860여 만원을 투자했다. 목표액의 2배 수준이 넘는 금액이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그도 자신의 마일리지를 탈탈 털어 왕복 항공권을 마련해 합류했다. 행사 내내 두 사람은 매일 밤 만나서 취재 내용과 계획을 공유하고, 후원자들을 위한 데일리 리포트를 작성했다. 한마디로 ‘힘든’ 일정이었다. 이런 노력 끝에 태어난 결과물이 ‘세상에서 가장 큰 책 박람회, 책은 없다-2015 프랑크푸르트 북페어’라는 리포트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창업가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퍼블리 박소령(37) 대표 이야기다. 퍼블리는 요즘 25~45 세대에게 유명한 스타트업이다. 박 대표는 “프랑크푸르트 북페어를 통해 퍼블리의 이름이 알려졌고 2016년 칸 국제광고제’ 프로젝트로 퍼블리가 유명해졌다”고 자랑했다.
2016년 6월 18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린 칸 국제광고제에 퍼블리는 2명의 필자를 섭외해 현장 취재를 맡겼다. 해외 게임사의 한국 마케터 이지홍씨와 ‘광고의 모든 것’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남기용씨를 필자로 선정했다. 1000만원의 경비는 역시 크라우드 펀딩으로 마련했다. 569명의 후원자가 1600여 만원을 후원했다. 이를 통해 ‘Cannes Lions-2016 칸 국제광고제를 가다’라는 칸 국제광고제의 모든 것을 담은 리포트가 탄생했다.
지금의 퍼블리를 만든 두 프로젝트를 자세하게 설명한 이유가 있다. 사람들이 찾는 콘텐트는 무엇이고, 콘텐트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퍼블리는 요즘 미디어와 출판사 등이 주목하는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관심 있는 콘텐트라면 사람들은 돈을 내고 찾아본다’는 명제가 맞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퍼블리는 ‘콘텐트 비즈니스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상식 아닌 상식’을 역행하고 있다. 박 대표는 한때 기자를 꿈꿨고 중앙 일간지 공채에도 합격한 경험이 있다. 다만 사람을 대하는 언론사의 태도가 실망스러워 포기했다. 지금은 콘텐트 비즈니스의 성공 방식을 보여주는 창업가로 평가받고 있다.
박 대표는 퍼블리에 대해 “러닝(Learning) 콘텐트가 모여 있는 넷플릭스”라고 설명한다. 그가 말하는 ‘러닝’은 “‘아하’라는 순간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육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시대의 흐름을 반발짝 앞서서 세상을 보여줘야 하는 것인데, 언론사와 출판사 등이 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퍼블리는 시대의 흐름을 보여주고 이해할 수 있는 콘텐트를 생산하고 있다고 자신한다”고 덧붙였다.
퍼블리는 창업 이후 프랑크푸르트 북 페어를 포함해 122개의 리포트를 생산했다. 창업 이후 월평균 5개의 콘텐트를 생산했는데, 지난 8월 이후에는 매월 10개 이상의 콘텐트를 선보이고 있다. ‘독점 기업이 돈 버는 방법’ ‘컨셉트 있는 공간-새로운 세대가 리테일 비즈니스를 바꾼다’ ‘경영학도로 실리콘밸리에서 살아남기’ 같이 전문 필자가 직접 생산한 콘텐트부터 파이낸셜타임스나 아레나 같은 기존 매체와 협업을 해서 만든 큐레이션 콘텐트까지 다양하다. 박 대표는 “우리는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이용자의 데이터를 꼼꼼하게 분석해 이를 콘텐트 생산에 적용하고 있다”면서 “출판사나 언론사는 우리의 경쟁자가 아니라 함께 협업을 하면 좋은 동반자”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가 요즘 고민하는 것은 신뢰 확보다. 콘텐트 비즈니스의 성공 여부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 신뢰이기 때문이다. 그는 “한 번은 좋은 기업문화에 대한 리포트를 발표했는데 거기에 들어간 스타트업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이후 콘텐트를 이용한 고객들에게 모두 환불조치를 하고 이 리포트를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콘텐트 비즈니스를 하려면 이런 위기대응을 잘해야 신뢰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 선정을 까다롭게 하는 이유도 이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다.
유료 결제 재구매율 85%에 달해
현재 퍼블리는 텍스트 중심의 콘텐트를 생산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오디오·비디오 콘텐트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 추가 투자 유치가 필요하다. 박 대표는 “창업 후 18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는데, 서비스 고도화와 인력 충원을 위해 추가 투자 유치가 필요하다”면서 “투자를 유치하면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를 론칭하고 이용객의 개인 추천 서비스 등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와 같은 해외 콘텐트도 더 적극적으로 유치할 계획이고, 오리지널 콘텐트 생산 투자도 적극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온 박 대표는 맥킨지앤컴퍼니와 티플러스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일하다 하버드케네디스쿨 공공 정책학 석사를 마치고 퍼블리를 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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