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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내러티브 안에서는 모두가 주인공”

“각자의 내러티브 안에서는 모두가 주인공”

세바스티안 렐리오 감독의 새 영화 ‘글로리아 벨’에서 자유로운 영혼의 중년 여성 연기한 줄리안 무어 인터뷰
사진:ILLUSTRATION BY BRITT SPENCER
“세상이 끝날 때 난 춤추고 싶다.” 세바스티안 렐리오 감독의 새 미국 영화 ‘글로리아 벨(Gloria Bell)’에서 주인공 글로리아의 대사다. 렐리오 감독에 따르면 이 영화는 2013년 그가 만든 칠레 영화 ‘글로리아’(2013)의 리메이크 작품이다. 이 두 영화에서 글로리아라는 캐릭터는 장성한 자녀 2명을 둔 이혼녀로 평범한 일을 하며 홀로 살아간다.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그녀는 마리화나를 피우고 요가를 하며 클럽에서 춤추며 밤을 지새기도 한다. ‘글로리아 벨’의 글로리아는 클럽에서 새로운 남자(존 터터로)를 만난다.

단순한 이야기다. 하지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줄리안 무어가 출연하면 평범한 줄거리도 최고의 스토리가 된다. 그녀의 연기에는 늘 찬사가 쏟아졌다. 미국에서 지난 3월 초 개봉된 ‘글로리아 벨’은 첫 주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서 ‘캡틴 마블’에 이어 흥행성적 2위를 차지했다.

중년의 이혼녀에 관한 소형 영화치곤 꽤 괜찮은 성적이다. “촬영을 끝내고 집에 돌아오면 완전히 녹초가 돼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무어는 뉴스위크에 말했다. “한 장면 한 장면이 매우 섬세하고 정밀하게 표현됐다. 별로 많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 듯하면서도 모든 일이 일어난다. 그런 점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글로리아의 어떤 점에 끌렸나?


렐리오 감독의 영향이 컸다. 그는 자신이 만든 모든 영화에서 인도주의자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 살아 있다는 느낌을 포착한다. 글로리아는 굉장한 여성이다. 그녀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깊이 감사하고 새로운 일을 기꺼이 시도한다. 그녀의 그런 점이 존경스럽고 감동적이었다.

난 늘 할리우드의 전통적인 내러티브에서 중심이 되지 않는 캐릭터에 끌렸다. 몇몇 장면에서 글로리아는 주변 사람들이 말하는 걸 그냥 지켜본다. 사실 사람들 대다수가 그렇게 한다. 우리 모두가 드웨인 존슨 같은 카리스마를 지닐 순 없다. 그러기를 바랄 뿐이지. 하지만 각자의 내러티브 안에서는 우리 모두가 주인공이다. 설거지가 끝난 그릇을 정리하고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고 사무실에 출퇴근한다. 난 그런 이야기가 좋다. 그 이야기를 드웨인 존슨이 연기하는 슈퍼히어로 스토리처럼 활기차게, 그리고 열심히 풀어내려 한다.



렐리오 감독은 이 영화를 ‘비밀스런 뮤지컬’이라고 부른다. 영화에서 글로리아는 자주 자신의 새로운 면이나 상황을 드러내는 가사가 담긴 노래를 감정을 실어 부른다. 그리고 영화의 시작과 마지막엔 춤을 춘다. 그런 그녀에게 공감하나?


난 그런 스타일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클럽에 갔던 때가 1990년쯤이었던 것 같다. 아주 오래 전이다. 반면 터터로는 늘 춤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춤은 기쁨을 의미하기 때문이란다. 그런 생각을 글로리아에게 이입하고자 했다.

- 도리 잭슨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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