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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위한 ‘트루 네임’ 카드

성소수자 위한 ‘트루 네임’ 카드

마스터카드, 트렌스젠더와 성별 구분 반대자들이 신용카드에 자신이 선택한 이름 사용할 수 있게 해
뉴욕 웨스트 빌리지 게이 거리와 크리스토퍼 거리 모퉁이에 새로 세워진 도로표지판 ‘수용 거리’의 모형. / 사진:NYC COMMISSION ON HUMAN RIGHTS
마스터카드가 지난 6월 17일 트랜스젠더(성전환자)와 성별 구분 반대자(gender-nonconforming individuals)들이 데빗카드(직불카드)와 신용카드에 자신이 선택한 이름을 사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트루 네임(True Name) 카드의 고객은 법적인 개명이나 추가적인 신분증명 없이 카드 앞면에 선호하는 이름을 쓸 수 있다.

마스터카드의 랜달 터커 최고포용책임자(CIO)는 “정체성은 우리 자신의 본질적인 측면이며 우리의 실명을 존중하고 중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드 소지자를 증명하는 이름 같은 단순한 문제가 심리적으로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각 카드가 소지자의 신원을 반영하기 쉽게 만들고자 한다. 우리는 모든 카드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 돼야 한다는 관점을 갖고 있다.”

성정체성과 일치하지 않는 이름이나 성별이 수록된 ID를 가진 사람 중 서비스 거부나 희롱 등 부정적인 경험을 한 비율이 3분의 1에 육박한다. 그런 차별이 신용카드와 결제 메커니즘까지 확산됐다. 마스터카드는 성명을 통해 ‘성소수자(LGBTQIA+) 커뮤니티의 많은 사람에게 신용카드·데빗카드·선불카드의 이름이 그들의 진정한 정체성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트랜스젠더와 성별 구분 반대 커뮤니티의 경우 그들이 소지한 카드가 쇼핑이나 일상생활을 할 때 그들의 진짜 정체성을 왜곡해 민감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마스터카드 미국 발행사의 라지 세샤드리 사장에 따르면 마스터카드는 가맹점에 카드 소지자의 이름을 확인하도록 요구하지 않는다. 아울러 카드에 기록된 이름이 거래의 안정성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미 마스터카드 네트워크의 은행들과 협력해 ‘트루 네임’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성소수자 인권단체 GLAAD의 제키 스토크스 최고프로그램책임자(CPO)는 “마스터카드는 트랜스젠더와 성별 구분 반대 소비자의 프라이버시와 진정성 요구에 귀 기울여 그들의 삶을 향상하는 강력한 도구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다른 기업들도 우리를 따라 성소수자 커뮤니티 구성원들과 협력해 진정한 정체성을 반영하는 금융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아울러 마스터카드는 뉴욕시 인권위원회와 협력해 월드프라이드와 스톤월 항쟁(Stonewall uprising, 스톤월 술집에서의 동성애자 탄압에 항거한 게이 인권운동) 50주년을 기념하는 시설물을 세웠다. 17일 공개된 ‘수용 거리(Acceptance Street)’는 뉴욕 웨스트 빌리지의 게이 거리와 크리스토퍼 거리 모퉁이에 있는 개정된 도로표지판이다. ‘게이·레즈비언·바이섹슈얼·트랜스·퀴어·인터섹스(중간성)·어섹슈얼(무성애자)·성별 구분반대자·범성애자 등의 거리’로 수정된 문구에 ‘#수용이중요하다’는 꼬리표가 붙어 있다.

마스터카드는 보도자료에서 ‘이 시설물은 성소수자 사회 내 정체성과 표현의 다양성을 기념하고 성소수자 운동 내의 역사적으로 소외된 그룹을 전면으로 내세운다’고 말했다.

- 대니얼 에이버리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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