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전쟁 끝나도 ‘산 넘어 산’
관세전쟁 끝나도 ‘산 넘어 산’
돼지 개체수 감소, 자동차 판매 부진, 경제의 전반적인 하강세 등 무역협상 타결돼도 미국 기업과 투자자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변수 남는다 관세, 관세 또 관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정부의 계속되는 대중 무역전쟁은 지난해 4월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끝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 듯하다. 관세에만 온통 초점이 맞춰졌으니 투자자로선 무역전쟁이 종식될 경우 중국에서 사업하는 미국 기업들에 모든 문제가 말끔히 해결됐다는 신호로 단정하기 쉽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중국 시장은 단순한 무역정책의 집합을 뛰어넘는 의미를 갖는다. 내일 무역전쟁이 끝난다 해도 관세 말고도 여전히 미국 기업들에 영향을 미칠 상당한 리스크가 존재한다.
다음은 그 밖에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맞닥뜨리는 3가지 큰 문제와 투자자가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필시 중국으로부터 듣지 못한 한 가지 주요 뉴스는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대규모 발생이다. 다행히 이 병은 사람에게는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중국 내의 돼지 개체군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이 유행병이 너무 확산돼 실제로 중국 돼지 개체수의 5분의 1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될 정도다.
중국 돼지 개체수의 20% 감소는 미국 돼지 사육업자에게는 희소식일지 모르지만 다른 미국 산업에는 악재일 수 있다. 중국 돼지 사료의 주요 성분이 대두이기 때문이다. 돼지 개체수가 줄면 대두의 글로벌 수요도 감소한다. 이는 대두 가격의 하락 가능성을 의미한다. 그리고 연간 200만t에 달하는 미국의 돈육 수출도 큰 사업이지만 미국에서 연간 생산되는 1억2250만t의 대두와는 비교되지 않는다.
미국 대두 농가들은 이미 관세의 영향으로 휘청거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다. 어쨌든 다른 나라들에서 공급되는 초저가의 대두가 전 세계에 넘쳐나는데 관세가 더해진 미국산 대두를 더 비싼 값에 사겠는가? 관세가 붙지 않더라도 낮은 대두 가격은 대두 농가들의 수입 감소를 의미한다.
이는 이미 농기구 제조업체 디어(Deere)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금난에 빠진 농민들이 대형 장비 구입을 연기하면서 매출이 감소한다. 듀퐁의 농업 자회사 코테바 또는 바스프 같은 대두 종자 판매업체에도 문제를 안겨줄 수 있다. 바스프는 몬산토의 전 종자 사업부를 최근 바이엘에서 인수했다. 불행히도 이번 유행병은 단기간에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중국에서 한창 진행 중인 자동차 판매 둔화는 관세와는 무관한 듯하다. 국내산뿐 아니라 미국을 제외한 외국기업들의 자동차 판매도 모두 감소하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중국 자동차공업협회(CAAM)는 매출이 전년 대비 16.4%에 달하는 사상 최대폭의 감소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현재의 시장침체는 1990년대 이후 중국에서 기록된 자동차 판매의 첫 마이너스 성장으로 제조 업체에 불안감을 안겨준다.
CAAM 대변인은 지난 5월의 판매감소는 일부 성 정부들이 새 ‘중국 VI’ 차량 배기가스 기준을 베이징 정부가 정한 2020년 시한보다 훨씬 앞서 도입한 탓으로 돌렸다. 이런 조치가 제조업체들 사이의 불확실성과 공급망 붕괴를 초래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침체는 한창 진행 중이었다. 지난해 4분기 제너럴 모터스는 중국 내 판매가 25.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경기둔화로 타격을 입은 것은 자동차 브랜드뿐이 아니었다. 전기부품 제조사 리틀퓨즈는 중국의 자동차 제조 감소로 인해 올해 1분기에 드물게 본업의 매출감소를 기록했다.
불행히도 타격을 입은 기업들로선 약점을 이겨내려 노력하는 수밖에 달리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그러나 그 약점이 일시적인 문제로 끝나지 않을지 모른다는 조짐이 나타난다. 중국은 광범위한 경기하강을 겪고 있다. 지속적인 무역전쟁으로 더 악화됐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무역전쟁을 빨리 끝낸다 해도 그런 약점이 해소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리고 그것이 중국 내 매출 비중이 높은 상당수 미국 기업에 영향을 미친다.
중국경제가 얼마나 큰지를 생각하면 타격받는 기업의 규모와 업종이 다양하다 해도 그리 놀랍지 않을 것이다. 예컨대 온수기 제조업체 A. O. 스미스는 전체 매출의 34%를 중국에 의존하는데 해외 시장 매출액이 올해 1분기 전년 대비 21% 감소했다. 중국의 매출 감소가 일차적 원인이다. 애플은 중국에서의 아이폰 판매 둔화로 지난 1월 매출액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고급 주얼리 업체 티파니는 최근의 매출목표 미달과 예상치 하향 조정의 원인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수요 감소를 꼽았다.
온수기·아이폰·주얼리뿐 아니라 주얼리 쇼핑 목적의 미국 여행까지 대규모 구매다. 경기가 어려울 때는 구매를 미루거나 완전히 포기할 가능성이 큰 종류다. 이는 다른 고가품 또는 고급품 제조사에는 불길한 전조다. 그렇다고 무역전쟁의 종식이 상당수 나아가 대다수 미국 기업에 좋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좋은 일이다. 그러나 중국 그리고 그 나라에서 사업하는 미국 기업들이 직면한 문제는 그 밖에도 많다. 따라서 무역 협상의 돌파구가 발표되면 시장이 열광적으로 반응해 주가가 뜀박질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명한 투자자라면 중국에는 관세 말고도 훨씬 더 많은 문제가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
- 존 브로멜스 모틀리 풀 기자
※ [이 기사는 금융정보 사이트 모틀리풀에 먼저 실렸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음은 그 밖에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맞닥뜨리는 3가지 큰 문제와 투자자가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돼지 개체수 감소
중국 돼지 개체수의 20% 감소는 미국 돼지 사육업자에게는 희소식일지 모르지만 다른 미국 산업에는 악재일 수 있다. 중국 돼지 사료의 주요 성분이 대두이기 때문이다. 돼지 개체수가 줄면 대두의 글로벌 수요도 감소한다. 이는 대두 가격의 하락 가능성을 의미한다. 그리고 연간 200만t에 달하는 미국의 돈육 수출도 큰 사업이지만 미국에서 연간 생산되는 1억2250만t의 대두와는 비교되지 않는다.
미국 대두 농가들은 이미 관세의 영향으로 휘청거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다. 어쨌든 다른 나라들에서 공급되는 초저가의 대두가 전 세계에 넘쳐나는데 관세가 더해진 미국산 대두를 더 비싼 값에 사겠는가? 관세가 붙지 않더라도 낮은 대두 가격은 대두 농가들의 수입 감소를 의미한다.
이는 이미 농기구 제조업체 디어(Deere)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금난에 빠진 농민들이 대형 장비 구입을 연기하면서 매출이 감소한다. 듀퐁의 농업 자회사 코테바 또는 바스프 같은 대두 종자 판매업체에도 문제를 안겨줄 수 있다. 바스프는 몬산토의 전 종자 사업부를 최근 바이엘에서 인수했다. 불행히도 이번 유행병은 단기간에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자동차 판매 부진
CAAM 대변인은 지난 5월의 판매감소는 일부 성 정부들이 새 ‘중국 VI’ 차량 배기가스 기준을 베이징 정부가 정한 2020년 시한보다 훨씬 앞서 도입한 탓으로 돌렸다. 이런 조치가 제조업체들 사이의 불확실성과 공급망 붕괴를 초래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침체는 한창 진행 중이었다. 지난해 4분기 제너럴 모터스는 중국 내 판매가 25.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경기둔화로 타격을 입은 것은 자동차 브랜드뿐이 아니었다. 전기부품 제조사 리틀퓨즈는 중국의 자동차 제조 감소로 인해 올해 1분기에 드물게 본업의 매출감소를 기록했다.
불행히도 타격을 입은 기업들로선 약점을 이겨내려 노력하는 수밖에 달리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그러나 그 약점이 일시적인 문제로 끝나지 않을지 모른다는 조짐이 나타난다.
경제 전반의 침체
중국경제가 얼마나 큰지를 생각하면 타격받는 기업의 규모와 업종이 다양하다 해도 그리 놀랍지 않을 것이다. 예컨대 온수기 제조업체 A. O. 스미스는 전체 매출의 34%를 중국에 의존하는데 해외 시장 매출액이 올해 1분기 전년 대비 21% 감소했다. 중국의 매출 감소가 일차적 원인이다. 애플은 중국에서의 아이폰 판매 둔화로 지난 1월 매출액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고급 주얼리 업체 티파니는 최근의 매출목표 미달과 예상치 하향 조정의 원인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수요 감소를 꼽았다.
온수기·아이폰·주얼리뿐 아니라 주얼리 쇼핑 목적의 미국 여행까지 대규모 구매다. 경기가 어려울 때는 구매를 미루거나 완전히 포기할 가능성이 큰 종류다. 이는 다른 고가품 또는 고급품 제조사에는 불길한 전조다.
관세가 끝은 아니다
- 존 브로멜스 모틀리 풀 기자
※ [이 기사는 금융정보 사이트 모틀리풀에 먼저 실렸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롯데지주, 밸류업 계획 공시…“주주환원율 35% 이상 지향”
2젝시믹스 매각설에…이수연 대표 “내 주식 겨우 1만원 아냐” 반박
3“뉴진스 성과 축소”…민희진, 하이브 최고홍보책임자 등 고발
4수요일 출근길 ‘대설’…시간당 1∼3㎝ 쏟아진다
5“교통 대란 일어나나”…철도·지하철 등 노조 내달 5~6일 줄파업
6‘조국 딸’ 조민, 뷰티 CEO 됐다…‘스킨케어’ 브랜드 출시
7 러 “한국식 전쟁동결 시나리오 강력 거부”
8경주월드, 2025 APEC 앞두고 식품안심존 운영
9구미시, 광역환승 요금제 시행..."광역철도 환승 50% 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