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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프리미엄 쌀 뜬다] 아키바레·고시히카리는 이제 그만

[국산 프리미엄 쌀 뜬다] 아키바레·고시히카리는 이제 그만

농진청, 알찬미·해들 보급 나서… 삼광·진상·골든퀸3호 등 밥맛 좋아
수원에 자리 잡은 쌀 편집매장 ‘동네정미소’.
농촌진흥청은 285개 밥쌀용 품종 가운데 2003년 이후 개발된 삼광·영호진미 등 18개 품종을 최고 품질 벼로 지정해 보급한다. 최고 품질 벼 재배면적은 지난해 18만5000헥타아르(㏊)로 전체의 25.2%를 차지한다. 2014년 20.2%에서 꾸준히 비중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추청(아키바레)·고시히카리 같은 일본산 품종을 고급쌀의 대명사로 생각한다. 현재 국내 농가의 일본 쌀 재배면적은 7만㏊(추청 6만㏊, 고시히카리 1만1000㏊)에 달한다. 특히 경기미의 63%가 일본 품종이다. ‘임금님표 이천쌀’로 유명한 이천시의 경우 추청 비중이 91.3%다. 신품종 쌀을 개발하는 농촌진흥청 산하 국립식량과학원은 추청을 대신할 알찬미, 고시히카리를 대신할 해들을 보급해 올해 첫 수확을 거뒀다. 2022년까지 일본 품종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목표다.

일본 품종 쌀의 인기는 통일벼 보급의 영향이 크다. 1970년 대 박정희 정권은 쌀 자급자족을 위해 통일벼를 개발했다. 쌀은 한국과 일본이 즐겨 먹는 찰진 ‘자포니카’와 그밖의 지역에서 먹는 ‘인디카’로 나뉜다. 두 품종을 혼합한 통일벼는 생산량이 30% 이상 많아 식량난 해소에 도움이 됐지만 찰기가 없고 밥 맛이 떨어졌다. 이 때문에 80년 이후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했고, 91년을 마지막으로 정부 수매마저 중단됐다. 이 틈새를 추청이 파고 들었다. 55년 일본에서 개발된 추청은 71년부터 국내에 보급됐다.

실제로 이마트의 경우 김포 고시히카리, 땅끝마을 한눈에 반한 쌀(히토메보레), 임금님표 이천쌀(추청) 등이 판매량 상위에 올라있다. 국산 쌀은 호남의 신동진(전체 재배 면적의 17%), 충청의 삼광(14%), 영남의 일품(7.4%), 강원의 오대(2.3%) 등이 대표 품종이다. 일반적으로 아밀로오스 함량이 낮아(추청벼 기준 20%) 찰기가 있고, 단백질 함량이 6.5% 이하로 식감이 부드러운 쌀을 고급으로 친다. 밥맛은 기준이 되는 일품 이상인 삼광, 하이아미, 영호진미, 수광, 해품 등이 좋은 것으로 농진청은 평가했다. 국내 벼 육종 민간기업인 시드피아가 개발한 골든퀸3호와 진상도 맛있는 쌀로 꼽힌다. 박재현 밥 소믈리에는 “쫀득한 밥을 선호하는 경우 골든퀸3호·고시히카리·진상·히토메보레,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좋으면 삼광·신동진, 고소한 맛을 즐긴다면 하이아미가 입맛에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조언했다.

수매 제도도 국산 고급쌀 보급의 걸림돌이다. 품질이나 밥맛 기준으로 차등 수매하기에는 인력이나 평가 기준이 없어 농민들은 생산량이 많은 품종을 선호한다. 정부는 10아르(a) 당 생산량이 570㎏을 넘어서는 품종은 수매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2017년까지 1위(22.5%)던 새누리의 재배면적이 지난해에는 4위(9.3%)로 떨어졌다. 새누리는 생산량이 580㎏에 달하지만 상대적으로 밥맛이 떨어진다. 고급 쌀은 생산량이 10a 당 50㎏ 정도 적다.

유통 업체들은 쌀 고급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 현대백화점은 목동점, 판교점, 울산점, 부산점 등에 영호진미·골든퀸3호 등 20여 종의 프리미엄 쌀을 판매하는 현대쌀집을 운영한다. 밥 소믈리에가 입맛에 맞는 품종을 추전해준다. 수원의 동네정미소, 온라인 쌀가게 도정공장 등에서는 바로 도정한 쌀을 400g에서 많게는 2kg 단위로 포장해 판다.

- 김창우 기자 changwoo.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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