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블로그 스타 이람 TBT파트너스 대표] 스타트업-VC-대기업 종적 연대로 해외 공략
[싸이월드·블로그 스타 이람 TBT파트너스 대표] 스타트업-VC-대기업 종적 연대로 해외 공략
네이버·아모레퍼시픽과 펀드 조성해 한국적 기업 발굴
스타트업에 직접 뛰어들어 공동 기획도 기업인들은 한국 시장을 두고 독점하면 충분한 크기지만, 경쟁자와 나누기에는 작다고 평가한다. 한국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12번째, 인구는 28번째다.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다. 미국·중국·일본은 여러 기업이 각기 개성을 발휘하며 생존할 수 있는 거대한 시장을 가졌다. 그러나 경쟁에서 도태되는 데 대한 두려움이 적다. 배수의 진을 칠 정도의 치열함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에 비해 모로코·룩셈부르크 정도의 작은 나라는 시장 규모가 작다. 혁신 동력이 일어날 유인이 적다는 뜻이다.
한국은 기업가들이 창의성을 일으킬 만큼의 시장 규모지만, 여러 창의성이 부딪히며 피 튀기는 경쟁이 끊이지 않고 발생한다. 창업자들로서는 피 마르지만, 스타트업 생태계를 꾸리기 가장 적합한 환경이다. 경쟁이 치열할수록 기업은 더욱 단단하게 성장한다. 전자·정보통신(IT)·철강·조선·자동차·정유·화학·항공·물류·유통·콘텐트 등 대부분 산업 영역에서 한국이 세계적 역량을 갖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이는 스타트업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기술력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한국 스타트업들이 온라인을 통해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자 세계 시장에서 선전하기 시작했다. e커머스·게임·배송·화장품 등 한국적 콘텐트로 무장한 스타트업이 세계적 관심을 끌며 유니콘으로 성장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활동 중인 한 한국인 개발자는 “기초 수학이나 인공지능(AI) 등 일부 영역을 제외하고는 한국 IT 인력의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세계적으로 한류 열풍이 일기 직전의 분위기가 최근 스타트업과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감지된다”고 전했다. 국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어낸 스타트업은 세계 시장에서도 통용될 수 있으며, 사업 설계 단계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해볼 만하다는 얘기다.
이에 최근 국내 스타트업 중에서도 애초에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시작하는 곳이 적지 않다. 세계적인 인터넷망·스마트폰의 보급으로 글로벌 사용자들의 눈높이와 필요 서비스가 비슷해져서다. 문제는 해외 진출 경험과 네트워크, 이업종과의 융합, 대규모 자금, 기획력 등이다. 초기 스타트업이 갖추기 어려운 역량이다. 이에 최근에는 엑셀러레이터(AC)·벤처캐피털(VC)의 역할이 중요해졌으며, 스타트업들도 투자를 받을 때 VC의 글로벌 역량을 중요하게 따진다.
최근에는 아예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에 초점을 맞춘 VC도 등장하고 있다. TBT파트너스가 대표적이다. 스타 기획자로 알려진 이람 대표가 설립했다. 이 대표는 세계 첫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싸이월드의 기획자로 네이버에서 모바일전략 부사장을 지내며 블로그·카페·밴드 프로젝트 등을 이끌었다.
TBT는 출범한 지 1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투자 설계는 거시적이고 지향점은 뚜렷하다. TBT는 모태펀드의 굴레에서 벗어나 네이버·아모레퍼시픽 등 대기업의 출자로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K뷰티·모빌리티 등 산업별로 출자 기업과 글로벌 사업을 연계할 수 있는 초기 스타트업 발굴에 나선다.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의 역할을 대신하겠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지주회사법상 지주회사는 금융계열사인 VC를 소유할 수 없다. TBT는 산업 간 횡적 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 창출에서 벗어나, 산업 생태계의 공급사슬을 전환할 수 있는 종적 연대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이 체제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면 글로벌 시장으로 생태계를 수월하게 확장할 수 있다. 그간 한국 스타트업의 한계로 지적돼온 스케일업 문제를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분야별 투자의 설계와 개성을 드러내기 위해 개별 심사역을 브랜드화하는 한편, 심사역이 직접 스타트업의 사업 전략에 참여해 책임 투자를 지향하고 있다. 최근 서울 신사동 TBT 본사에서 이람 대표와 만나 그가 생각하는 건전한 스타트업 생태계와 TBT의 중장기 비전, 스타트업과의 협업 경험 등을 물었다. 이 대표는 “싸이월드·네이버에 청춘을 받쳤지만, 3000만 명이 쓰는 서비스를 만드는데 그쳤다”며 “앞으로 지구촌 몇억 명이 쓰는 서비스를 키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TBT를 설립한 배경은 무엇인가.
“그간 창업을 꾸준히 해왔다. 20대 때는 싸이월드, 30대에는 네이버 카페와 블로그, 40대에는 밴드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 결과물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결국 내 또래 사람들이었다. 신사업 담당자나 기획자의 유효기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스노우를 할 때 나는 뒤로 빠지고 젊은 사업부장을 발탁해 업무를 일임했더니 20대 사용자에게 좋은 성과가 나왔다. 창업자나 기획자는 결국 자기 입장에서 해결 과제를 떠올리는 것 같다. 스스로 창업하기보다는 창업을 돕는 일은 계속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또 창업한다면 50대 이후에 하고 싶다. 2차 베이비부머인 1973년에 태어났다. 내 나이에 맞춰 앞으로 시니어 서비스 회사를 창업하고 싶다.”
다른 VC와의 차별점은.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역량 있는 기업의 발굴이다. 싸이월드를 창업했을 땐 세계 시장은 생각도 안 했다. 제아무리 좋은 창업자라도 한국에 갇혀있으면 성장에 한계가 있다. 누군가 독려해주고 다리를 놔주면 충분히 세계에 진출할 수 있다. 네이버도 게임 검색으로 일본에 진출해 10년을 부딪쳤고, 그 결과 라인이 나왔다.”
글로벌 경쟁은 결국 자금력으로 판가름나지 않나.
“일단은 세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한국만의 특수성을 가진 초기 기업을 발굴하고 있다. 한국도 VC 생태계가 성숙해지고 있으며, 자본은 국경이 없다. 해외 네트워크를 이용해 외국 자본을 한국 스타트업의 후속 투자로 끌어들일 수 있다.”
한국만의 특수성은 무엇인가.
“예컨대 전국적 교육열을 떠올릴 수 있다. 학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집착이 대치동 시스템을 만들었고, 이 시스템을 도와주는 서비스가 나오고 있다. 다른 나라보다 시스템과 서비스가 극단적으로 다져졌다. K뷰티도 한국이 디디고 있는 콘텐트로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다. 숙취 해소 음료가 새그먼트별로 나뉜 나라는 한국뿐이다. 전 세계인이 공통으로 겪는 숙취 문제 해결에 접근할 수 있다.”
해외 VC와는 어떻게 네트워크를 넓히고 있나.
“차근차근 구축해나가야 한다. 현재는 네이버와 라인, 그리고 스타트업얼라이언스 등의 도움을 얻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방대한 해외 네트워크를 가진 곳이다.”
어떤 계기로 아모레퍼시픽과의 협력하게 됐나.
“아모레퍼시픽은 디지털 혁신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대기업도 혁신의 수요가 있다. 이에 TBT가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가교 구실을 하는 VC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기업은 스타트업의 DNA를 받아들이고 대기업은 출자하는 형식이다. 대기업 사주도 창업자다.”
대기업과 협업을 통해 어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나.
“최근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과 만나 스타트업에 대해 많은 대화를 주고받았다. 스타트업의 사업 구조와 성격을 설명해주고, 통찰력 있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나는 삼성전자 반도체 소재 문제나 산업의 영향 등을 많이 질문하고 식견을 얻었다. 서로의 경험과 통찰력을 공유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TBT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연결하는 역할이다. 통찰력의 공유와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대기업을 투자자로 참여시켜 비즈니스를 키울 계획이다.”
가장 흥미로운 협업 경험은.
“교육 콘텐트 플랫폼 스타트업인 ST유니타스다. 학원가의 1등 스타 강사 강좌를 온라인에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작했다. 현재 글로벌로 진출을 준비 중이다. 이 회사에는 직접 금요일마다 출근해 기획 업무를 자문하고 있다.”
선호하는 스타일의 창업자는.
“스타트업을 볼 때 시장 규모와 창업자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 자신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사업 아이템으로 정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꾸준히 밀어붙이는 창업자를 선호한다.”
최근 VC들의 투자 트렌드는 무엇인가.
“순수 인터넷 서비스는 거의 없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결합하는 온·오프라인 통합(O2O)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미디어 분야는 온라인으로 많이 넘어왔으나, 미용실·청소·세탁 등 서비스 커머스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최근 투자 업계에서는 각자 배경이 다른 VC가 스타트업과 컴퍼니 빌딩 하는 모습이 많이 관찰된다. 자산운용사가 뛰어드는 등 VC 생태계가 다양해진 측면도 있다.”
위워크·우버 등 글로벌 O2O 기업의 고평가 논란이 있지 않나.
“최근 한 VC 대표가 사석에서 시리즈 B~C 기업들은 너무 비싸다고 하소연했다. 사모 영역에서도 비싼데 공모 시장이 받을 수 있을까, 얼마의 가치를 받을 수 있을지 걱정했다. 시리즈 A 기업은 가격이 딱 3배로 뛰었다. 버블이 많이 끼었다고 본다. 인플레이션 효과도 있겠지만, 적지 않은 스타트업이 현재 가치만큼의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은 든다.”
창업자들에게 기대하는 점은.
“한국 창업자들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다. 창업 초기 단계부터 세계 무대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준비하길 바란다. TBT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진 VC들이 스타트업의 성장을 도울 것이다.”
-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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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에 직접 뛰어들어 공동 기획도 기업인들은 한국 시장을 두고 독점하면 충분한 크기지만, 경쟁자와 나누기에는 작다고 평가한다. 한국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12번째, 인구는 28번째다.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다. 미국·중국·일본은 여러 기업이 각기 개성을 발휘하며 생존할 수 있는 거대한 시장을 가졌다. 그러나 경쟁에서 도태되는 데 대한 두려움이 적다. 배수의 진을 칠 정도의 치열함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에 비해 모로코·룩셈부르크 정도의 작은 나라는 시장 규모가 작다. 혁신 동력이 일어날 유인이 적다는 뜻이다.
한국은 기업가들이 창의성을 일으킬 만큼의 시장 규모지만, 여러 창의성이 부딪히며 피 튀기는 경쟁이 끊이지 않고 발생한다. 창업자들로서는 피 마르지만, 스타트업 생태계를 꾸리기 가장 적합한 환경이다. 경쟁이 치열할수록 기업은 더욱 단단하게 성장한다. 전자·정보통신(IT)·철강·조선·자동차·정유·화학·항공·물류·유통·콘텐트 등 대부분 산업 영역에서 한국이 세계적 역량을 갖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이는 스타트업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기술력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한국 스타트업들이 온라인을 통해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자 세계 시장에서 선전하기 시작했다. e커머스·게임·배송·화장품 등 한국적 콘텐트로 무장한 스타트업이 세계적 관심을 끌며 유니콘으로 성장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활동 중인 한 한국인 개발자는 “기초 수학이나 인공지능(AI) 등 일부 영역을 제외하고는 한국 IT 인력의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세계적으로 한류 열풍이 일기 직전의 분위기가 최근 스타트업과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감지된다”고 전했다. 국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어낸 스타트업은 세계 시장에서도 통용될 수 있으며, 사업 설계 단계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해볼 만하다는 얘기다.
이에 최근 국내 스타트업 중에서도 애초에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시작하는 곳이 적지 않다. 세계적인 인터넷망·스마트폰의 보급으로 글로벌 사용자들의 눈높이와 필요 서비스가 비슷해져서다. 문제는 해외 진출 경험과 네트워크, 이업종과의 융합, 대규모 자금, 기획력 등이다. 초기 스타트업이 갖추기 어려운 역량이다. 이에 최근에는 엑셀러레이터(AC)·벤처캐피털(VC)의 역할이 중요해졌으며, 스타트업들도 투자를 받을 때 VC의 글로벌 역량을 중요하게 따진다.
최근에는 아예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에 초점을 맞춘 VC도 등장하고 있다. TBT파트너스가 대표적이다. 스타 기획자로 알려진 이람 대표가 설립했다. 이 대표는 세계 첫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싸이월드의 기획자로 네이버에서 모바일전략 부사장을 지내며 블로그·카페·밴드 프로젝트 등을 이끌었다.
TBT는 출범한 지 1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투자 설계는 거시적이고 지향점은 뚜렷하다. TBT는 모태펀드의 굴레에서 벗어나 네이버·아모레퍼시픽 등 대기업의 출자로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K뷰티·모빌리티 등 산업별로 출자 기업과 글로벌 사업을 연계할 수 있는 초기 스타트업 발굴에 나선다.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의 역할을 대신하겠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지주회사법상 지주회사는 금융계열사인 VC를 소유할 수 없다.
기업투자자 간 네트워크 구축하고 CVC 역할도
TBT를 설립한 배경은 무엇인가.
“그간 창업을 꾸준히 해왔다. 20대 때는 싸이월드, 30대에는 네이버 카페와 블로그, 40대에는 밴드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 결과물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결국 내 또래 사람들이었다. 신사업 담당자나 기획자의 유효기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스노우를 할 때 나는 뒤로 빠지고 젊은 사업부장을 발탁해 업무를 일임했더니 20대 사용자에게 좋은 성과가 나왔다. 창업자나 기획자는 결국 자기 입장에서 해결 과제를 떠올리는 것 같다. 스스로 창업하기보다는 창업을 돕는 일은 계속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또 창업한다면 50대 이후에 하고 싶다. 2차 베이비부머인 1973년에 태어났다. 내 나이에 맞춰 앞으로 시니어 서비스 회사를 창업하고 싶다.”
다른 VC와의 차별점은.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역량 있는 기업의 발굴이다. 싸이월드를 창업했을 땐 세계 시장은 생각도 안 했다. 제아무리 좋은 창업자라도 한국에 갇혀있으면 성장에 한계가 있다. 누군가 독려해주고 다리를 놔주면 충분히 세계에 진출할 수 있다. 네이버도 게임 검색으로 일본에 진출해 10년을 부딪쳤고, 그 결과 라인이 나왔다.”
글로벌 경쟁은 결국 자금력으로 판가름나지 않나.
“일단은 세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한국만의 특수성을 가진 초기 기업을 발굴하고 있다. 한국도 VC 생태계가 성숙해지고 있으며, 자본은 국경이 없다. 해외 네트워크를 이용해 외국 자본을 한국 스타트업의 후속 투자로 끌어들일 수 있다.”
교육·K뷰티·숙취 음료 등 한국적 콘텐트 주목
한국만의 특수성은 무엇인가.
“예컨대 전국적 교육열을 떠올릴 수 있다. 학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집착이 대치동 시스템을 만들었고, 이 시스템을 도와주는 서비스가 나오고 있다. 다른 나라보다 시스템과 서비스가 극단적으로 다져졌다. K뷰티도 한국이 디디고 있는 콘텐트로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다. 숙취 해소 음료가 새그먼트별로 나뉜 나라는 한국뿐이다. 전 세계인이 공통으로 겪는 숙취 문제 해결에 접근할 수 있다.”
해외 VC와는 어떻게 네트워크를 넓히고 있나.
“차근차근 구축해나가야 한다. 현재는 네이버와 라인, 그리고 스타트업얼라이언스 등의 도움을 얻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방대한 해외 네트워크를 가진 곳이다.”
어떤 계기로 아모레퍼시픽과의 협력하게 됐나.
“아모레퍼시픽은 디지털 혁신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대기업도 혁신의 수요가 있다. 이에 TBT가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가교 구실을 하는 VC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기업은 스타트업의 DNA를 받아들이고 대기업은 출자하는 형식이다. 대기업 사주도 창업자다.”
대기업과 협업을 통해 어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나.
“최근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과 만나 스타트업에 대해 많은 대화를 주고받았다. 스타트업의 사업 구조와 성격을 설명해주고, 통찰력 있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나는 삼성전자 반도체 소재 문제나 산업의 영향 등을 많이 질문하고 식견을 얻었다. 서로의 경험과 통찰력을 공유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TBT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연결하는 역할이다. 통찰력의 공유와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대기업을 투자자로 참여시켜 비즈니스를 키울 계획이다.”
가장 흥미로운 협업 경험은.
“교육 콘텐트 플랫폼 스타트업인 ST유니타스다. 학원가의 1등 스타 강사 강좌를 온라인에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작했다. 현재 글로벌로 진출을 준비 중이다. 이 회사에는 직접 금요일마다 출근해 기획 업무를 자문하고 있다.”
선호하는 스타일의 창업자는.
“스타트업을 볼 때 시장 규모와 창업자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 자신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사업 아이템으로 정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꾸준히 밀어붙이는 창업자를 선호한다.”
“일부 스타트업 가치 고평가, 역할할지 의문”
최근 VC들의 투자 트렌드는 무엇인가.
“순수 인터넷 서비스는 거의 없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결합하는 온·오프라인 통합(O2O)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미디어 분야는 온라인으로 많이 넘어왔으나, 미용실·청소·세탁 등 서비스 커머스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최근 투자 업계에서는 각자 배경이 다른 VC가 스타트업과 컴퍼니 빌딩 하는 모습이 많이 관찰된다. 자산운용사가 뛰어드는 등 VC 생태계가 다양해진 측면도 있다.”
위워크·우버 등 글로벌 O2O 기업의 고평가 논란이 있지 않나.
“최근 한 VC 대표가 사석에서 시리즈 B~C 기업들은 너무 비싸다고 하소연했다. 사모 영역에서도 비싼데 공모 시장이 받을 수 있을까, 얼마의 가치를 받을 수 있을지 걱정했다. 시리즈 A 기업은 가격이 딱 3배로 뛰었다. 버블이 많이 끼었다고 본다. 인플레이션 효과도 있겠지만, 적지 않은 스타트업이 현재 가치만큼의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은 든다.”
창업자들에게 기대하는 점은.
“한국 창업자들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다. 창업 초기 단계부터 세계 무대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준비하길 바란다. TBT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진 VC들이 스타트업의 성장을 도울 것이다.”
-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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