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지켜라”
“호르무즈 해협 지켜라”
미국과 대립각 세운 이란, 러시아-중국과 군사 관계 강화에 나서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각축전에서 이란은 중동 역내 국가에 국한된 연합을 촉구하면서도 러시아·중국과 군사 관계를 강화할 태세다. 러시아와 중국은 이란을 봉쇄하려는 미국 주도의 국제적 연합에 반대하는 양대 강대국이다.
이란의 알리 샴카니 국가최고안보회의 의장은 지난 12월 2일 테헤란을 방문한 오만의 유수프 빈 알라위 외무장관을 만났다. 이란은 페르시아만(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인 오만을 이란이 주도하는 중동 국가 간 협의체인 ‘호르무즈 평화계획(HOPE)’에 합류하도록 설득한다. 샴카니 의장은 호르무즈 해협 순찰을 위해 HOPE에 대항하는 경쟁 연합체를 구성하려는 미국의 시도를 비난하며 HOPE는 역외 세력을 포함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 관영 매체 타스님 통신에 따르면 샴카니 의장은 “페르시아만 지역에서 긴장과 불안을 부추기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고, 여러 곳에서 전쟁을 일으키고 테러리즘을 퍼뜨리면서 이 지역을 혼돈과 파괴로 몰아넣은 나라들은 페르시아만의 안정과 안보를 추구한 적이 없으며, 단지 자국의 이익만 좇으면서 이 지역을 약탈하려 한다”고 미국 주도의 연합체 구성을 맹비난했다.
그러나 동시에 이란은 미국과 경쟁하는 두 강대국인 러시아·중국과 인도양에서 합동 해군 훈련을 함으로써 국제무대에서도 이미지 제고를 노린다. 추진 중인 합동 훈련을 둘러싼 정확한 상황은 아직 불확실하지만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호세인 칸자디 이란 해군 참모총장은 최근 한 행사에서 이란 해군이 러시아·중국 해군과 합동 훈련을 계획 중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그 계획은 몇 달 전부터 여러 경로를 통해 알려졌지만 구체화된 적은 없다. 그는 “집단 안보를 확보하고, 요즘 해적 활동이 증가하는 인도양 북부 지역의 안정에 도움을 주는 것이 그런 훈련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그 며칠 전 칸자디 참모총장은 이란의 메르 통신에 합동 훈련이 12월 실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지상에서든 해상에서든 공중에서든 여러 국가 사이의 합동 워게임은 다자간 협력 관계의 확대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란·러시아·중국이 공유하는 이익에서든 공유하지 않는 이익에서든 상호 관계에서 의미 있는 전략적 지점에 도달했다는 것이 그 합동 훈련의 메시지다. ‘공유하지 않는 이익’이라는 표현은 서로 간의 국익을 존중한다는 뜻이다.”
칸자디 참모총장은 지난 7월 러시아와 함께하는 합동 훈련의 가능성을 처음 시사했다. 그러나 몇 달 동안 러시아 측의 확인 언급이 전혀 없었다. 그러다가 지난 11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러시아와 중국, 이란은 인도양 북부 해역에서 테러리스트와 해적을 소탕하기 위한 합동 해군 훈련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은 그 이래 지금까지 합동 훈련 문제와 관련해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와 중국은 유럽연합(EU)·프랑스·독일·영국과 함께 2015년 체결된 이란 핵합의의 서명국으로 그 합의를 지지한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일방적으로 그 합의에서 미국의 탈퇴를 선언했다. 이란이 금융 자산을 사용해 테러리즘을 지원하고 탄도미사일을 개발한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탈퇴 이유였다. 그 후 백악관은 이란의 국제 무역 관계를 완전히 차단해 고립시킬 목적으로 엄격한 제재를 여러 차례 부과했다.
최근 몇 달 동안 상호 오랜 적대국인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미국은 이란이 오만해상에서의 유조선 파괴·납치와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시설을 표적으로 한 공격의 배후라고 비난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그런 공격의 책임을 이란에 묻기를 회피하면서 냉정 유지를 촉구하고 애초에 미국이 핵합의를 탈퇴한 것이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이란과 협력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이익이라고 본다.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에서 이란과 함께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며, 중국은 미국의 제재에 저항해 이란산 석유 수입을 확대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중 어느 나라도 페르시아만의 싸움에 직접 끼어들려고 하지 않았으며 양국 모두 이란의 역내 경쟁국인 사우디와 관계를 강화했다.
이란과 사우디 사이의 막후 협상에 관한 소문이 끊이지 않지만 사우디는 아직 HOPE 합류 초청에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HOPE가 발표되기 전에 미국이 주도하고 호주·바레인·아랍에미리트·영국이 참여하는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체인 ‘국제해양안보구상(IMS)’에 가입했다. 러시아도 ‘페르시아만 집단 안보 개념’이라는 독자적인 구상을 갖고 있다. 중국이 지지하는 이 구상은 러시아·중국·미국·EU·인도 같은 주요 국가를 포함해 중동 지역 내부의 협력을 도모하는 것이 목표다.
미국은 다른 나라들의 이런 제안을 대부분 무시하고 미군 수천 명을 사우디에 배치하면서 갈등이 증폭되면 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역내 두려움을 증폭시켰다.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의 폭력적인 충돌이 시리아에서 발생하는 상황도 이 지역을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 미국이 이란과 새로운 협상을 하려면 먼저 핵합의에 복귀해야 하지만 미국은 지금까지 그런 노력을 거부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2월 2일 루이빌대학 강연에서 트럼프 정부의 대이란 강경 정책(흔히 ‘최대 압박’ 정책으로 불린다)이 “미국을 안전하게 지키고, 중동의 안정을 도모하며, 이란 국민이 정권에 가장 근본적이고 기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신시킬 수 있도록 하고, 이란에 정상 국가처럼 행동할 것을 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톰 오코너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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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알리 샴카니 국가최고안보회의 의장은 지난 12월 2일 테헤란을 방문한 오만의 유수프 빈 알라위 외무장관을 만났다. 이란은 페르시아만(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인 오만을 이란이 주도하는 중동 국가 간 협의체인 ‘호르무즈 평화계획(HOPE)’에 합류하도록 설득한다. 샴카니 의장은 호르무즈 해협 순찰을 위해 HOPE에 대항하는 경쟁 연합체를 구성하려는 미국의 시도를 비난하며 HOPE는 역외 세력을 포함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 관영 매체 타스님 통신에 따르면 샴카니 의장은 “페르시아만 지역에서 긴장과 불안을 부추기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고, 여러 곳에서 전쟁을 일으키고 테러리즘을 퍼뜨리면서 이 지역을 혼돈과 파괴로 몰아넣은 나라들은 페르시아만의 안정과 안보를 추구한 적이 없으며, 단지 자국의 이익만 좇으면서 이 지역을 약탈하려 한다”고 미국 주도의 연합체 구성을 맹비난했다.
그러나 동시에 이란은 미국과 경쟁하는 두 강대국인 러시아·중국과 인도양에서 합동 해군 훈련을 함으로써 국제무대에서도 이미지 제고를 노린다. 추진 중인 합동 훈련을 둘러싼 정확한 상황은 아직 불확실하지만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호세인 칸자디 이란 해군 참모총장은 최근 한 행사에서 이란 해군이 러시아·중국 해군과 합동 훈련을 계획 중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그 계획은 몇 달 전부터 여러 경로를 통해 알려졌지만 구체화된 적은 없다. 그는 “집단 안보를 확보하고, 요즘 해적 활동이 증가하는 인도양 북부 지역의 안정에 도움을 주는 것이 그런 훈련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그 며칠 전 칸자디 참모총장은 이란의 메르 통신에 합동 훈련이 12월 실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지상에서든 해상에서든 공중에서든 여러 국가 사이의 합동 워게임은 다자간 협력 관계의 확대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란·러시아·중국이 공유하는 이익에서든 공유하지 않는 이익에서든 상호 관계에서 의미 있는 전략적 지점에 도달했다는 것이 그 합동 훈련의 메시지다. ‘공유하지 않는 이익’이라는 표현은 서로 간의 국익을 존중한다는 뜻이다.”
칸자디 참모총장은 지난 7월 러시아와 함께하는 합동 훈련의 가능성을 처음 시사했다. 그러나 몇 달 동안 러시아 측의 확인 언급이 전혀 없었다. 그러다가 지난 11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러시아와 중국, 이란은 인도양 북부 해역에서 테러리스트와 해적을 소탕하기 위한 합동 해군 훈련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은 그 이래 지금까지 합동 훈련 문제와 관련해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와 중국은 유럽연합(EU)·프랑스·독일·영국과 함께 2015년 체결된 이란 핵합의의 서명국으로 그 합의를 지지한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일방적으로 그 합의에서 미국의 탈퇴를 선언했다. 이란이 금융 자산을 사용해 테러리즘을 지원하고 탄도미사일을 개발한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탈퇴 이유였다. 그 후 백악관은 이란의 국제 무역 관계를 완전히 차단해 고립시킬 목적으로 엄격한 제재를 여러 차례 부과했다.
최근 몇 달 동안 상호 오랜 적대국인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미국은 이란이 오만해상에서의 유조선 파괴·납치와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시설을 표적으로 한 공격의 배후라고 비난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그런 공격의 책임을 이란에 묻기를 회피하면서 냉정 유지를 촉구하고 애초에 미국이 핵합의를 탈퇴한 것이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이란과 협력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이익이라고 본다.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에서 이란과 함께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며, 중국은 미국의 제재에 저항해 이란산 석유 수입을 확대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중 어느 나라도 페르시아만의 싸움에 직접 끼어들려고 하지 않았으며 양국 모두 이란의 역내 경쟁국인 사우디와 관계를 강화했다.
이란과 사우디 사이의 막후 협상에 관한 소문이 끊이지 않지만 사우디는 아직 HOPE 합류 초청에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HOPE가 발표되기 전에 미국이 주도하고 호주·바레인·아랍에미리트·영국이 참여하는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체인 ‘국제해양안보구상(IMS)’에 가입했다. 러시아도 ‘페르시아만 집단 안보 개념’이라는 독자적인 구상을 갖고 있다. 중국이 지지하는 이 구상은 러시아·중국·미국·EU·인도 같은 주요 국가를 포함해 중동 지역 내부의 협력을 도모하는 것이 목표다.
미국은 다른 나라들의 이런 제안을 대부분 무시하고 미군 수천 명을 사우디에 배치하면서 갈등이 증폭되면 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역내 두려움을 증폭시켰다.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의 폭력적인 충돌이 시리아에서 발생하는 상황도 이 지역을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 미국이 이란과 새로운 협상을 하려면 먼저 핵합의에 복귀해야 하지만 미국은 지금까지 그런 노력을 거부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2월 2일 루이빌대학 강연에서 트럼프 정부의 대이란 강경 정책(흔히 ‘최대 압박’ 정책으로 불린다)이 “미국을 안전하게 지키고, 중동의 안정을 도모하며, 이란 국민이 정권에 가장 근본적이고 기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신시킬 수 있도록 하고, 이란에 정상 국가처럼 행동할 것을 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톰 오코너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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