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홈플러스…MBK파트너스 속내는?] 인수 5년 ‘자산 팔고 껍데기만 남기나’ 우려
[‘사면초가’ 홈플러스…MBK파트너스 속내는?] 인수 5년 ‘자산 팔고 껍데기만 남기나’ 우려
대형마트 부진, 리츠상장 실패, 대주주 신뢰하락 겹쳐… 홈플러스 “온라인 사업 강화 중” 홈플러스가 사면초가 위기에 놓였다. 대형마트 사업 부진으로 성장이 정체됐고, 현금 마련을 위해 부동산 등을 매각하면서 급격히 자산이 줄고 있다. 홈플러스의 실질적 주인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투자보다는 알맹이 빼먹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노조와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홈플러스는 2019회계연도(2019.3~2020.2) 기준 연매출 7조3002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보다 4.7%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은 1602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38.4% 감소했다. 온라인 쇼핑 시장의 급성장으로 대형마트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건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지만, 홈플러스는 경쟁사보다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재무 건전성이나 투자 능력 등을 고려할 때 미래 성장 동력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홈플러스의 복합적인 문제는 ‘당기순손익’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2018년도 기준 1327억원 ‘당기순손실’을 낸 데 이어 지난해에도 532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회계 기준이 바뀌면서 이자비용, 리스료 등이 늘면서 손실도 커졌다. 이는 결국 홈플러스의 기초가 튼튼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는 평가다. 경쟁사인 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연매출 19조628억원 영업이익 1506억원, 당기순이익 2238억을 기록했다. 이마트는 전년도에 비해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은 플러스를 유지하고 매출액은 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사들인 이후 홈플러스의 자산을 매각해 부채를 줄이는 일에만 몰두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는 2015년 9월 영국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60억 달러(약 7조2000억원)에 사들였다. 100% 지분을 인수하는데 49억 달러(약 5조8000억원)를 들이고 홈플러스가 갖고 있는 차입금 11억 달러(약 1조4000억원)를 MBK파트너스가 대신 떠안는 방식을 택했다. MBK파트너스는 대금의 절반이 훌쩍 넘는 4조3000억원을 대출 등으로 충당했는데, 최근까지 2조원 가까운 금액을 상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홈플러스와 홈플러스스토어즈로 전가됐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홈플러스는 2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매각했고, 약 1조2000억원을 배당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로부터 직접 배당받은 현금은 거의 없다고 하지만, 홈플러스 자산 매각 자금 대부분이 대출금을 상환하는 데 쓰인 것으로 짐작되는 만큼 사실상 가져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기간에 홈플러스의 실적이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홈플러스 매출액은 2016년 7조9334억원에서 2018년 7조6598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7조3002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2016년 165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홈플러스는 2018년엔 1327억원의 손실을, 2019년에는 532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당초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하며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약속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MBK측 투자금이 상당부분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정확한 규모는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홈플러스스토어즈의 투자금액은 2600억원 수준이었다.
반면 이마트의 경우 창고형 할인점과 온라인사업부문 강화, 물류센터 구축 등을 위해 2조350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이마트가 새로운 유통 트렌드 변화에 발맞추기 위한 포석을 놓는 동안 홈플러스는 자산을 매각해 대주주가 빌린 돈을 갚은 셈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7월에도 안산점 매각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측은 “‘자산 유동화’를 통해 안정적인 사업 운영과 미래 사업을 위한 유동성 확보 계획의 가시성을 높이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홈플러스 노조 관계자는 “회사 자산을 매각한 자금 대부분이 MBK의 호주머니로 들어가고 홈플러스 직원들만 고용 불안을 떠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되팔아 큰 이익을 남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마트 사업의 전망이 밝지 않은 데다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되지 않은 홈플러스를 비싸게 팔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가장 큰 자산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 부동산인데, 이를 팔아 부채를 상환하고 이후 배당금을 받아 이익을 남기거나 매각가를 낮춰 파는 방식으로 수익을 남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에는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사모펀드 입장에선 손해 볼 것 없는 장사라는 것이다.
실제 홈플러스는 자산 매각 이후 오히려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점포를 매각한 뒤 다시 빌려 영업하는 세일앤리스백 방식의 운영이 늘면서 리스료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 바뀐 회계기준 때문에 리스료까지 부채비율로 계산되는데, 실적이 개선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는 기업가치를 갉아먹을 수 있는 불안 요소가 된다는 뜻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기업 가치는 결국 이익 창출 능력과 미래 가치에 기반한다. 홈플러스가 자산을 매각한 돈으로 어떤 사업을 할지 보여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부분이 많다”고 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3월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낮춘데 이어, 지난 8월에는 A2-로 다시 강등했다. 한태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높은 임차료 부담, 제한적인 투자 여력 등으로 펀더멘털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제한적으로 투자 규모를 유지하는 점도 장기 경쟁력 약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투자수준으로 볼 때 온·오프라인 부문의 경쟁력을 확보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홈플러스의 공모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상장이 무산 됐을 때 BMK파트너스가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날아간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리츠는 주로 임대수입이 있는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해 여기서 나오는 수익(임대료)을 투자자에게 배분한다. 홈플러스는 전국에 위치한 51개 점포를 기초자산으로 리츠를 상장한 뒤 1조5000억원에 이르는 목돈을 마련하면서 임대이익까지 얻으려고 했다. 하지만 투자자가 충분히 모이지 않아 상장을 철회했다.
일각에서는 대형마트 업황의 부진 등의 이유로 외국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지 못해 실패했다는 평가와 함께 대주주에 대한 신뢰성 등의 문제도 반영된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홈플러스 리츠 상장 실패 이후 진행된 롯데쇼핑의 리츠는 성공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리츠 상장을 통해 1조원에 달하는 목돈을 마련한 데 이어 롯데리츠의 배당을 받는 수혜자가 되면서 임대료 부담도 일정부분 낮춘 것으로 평가된다.
비슷한 상황에서 홈플러스와 롯데쇼핑의 결과가 정반대로 나온 것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 뒤에는 롯데그룹이라는 안정적인 배경이 있어 업황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최악의 사태가 닥치더라도 투자자가 손해 보지는 않을 것이란 심리가 있다”며 “이 점이 리츠 상장의 희비를 가른 요인 가운데 하나였다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기업이나 사모펀드는 LBO(Leveraged Buy Out) 방식으로 회사를 사들여 자산을 매각한 뒤 배당만 챙기고 기업을 공중분해 시키기도 한다. LBO란 지렛대(레버리지)를 이용해 작은 힘으로 큰 물건을 들어 올리듯 외부에서 빌린 돈을 지렛대 삼아 덩치 큰 기업을 사들이는 전략을 말한다. 인수하려는 기업의 부동산이나 주식, 보유현금을 담보로 자금을 빌린 뒤 인수가 끝나면 기업의 자산을 매각해 돈을 갚는 일이 많다.
LBO는 실적을 내지 못하는 ‘한계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구조조정이나 사업 재편으로 기업가치를 높이는 긍정적인 면도 있어 보편적인 M&A 기법의 하나로 평가받지만, 최악의 경우 우량기업의 자산만 빼먹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비용 절감을 이유로 대규모 감원이나 복지혜택을 축소하면서 노사 갈등을 일으키는 일도 있다. 지난해까지 고양시 홈플러스에서 근무했다는 A씨는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신규 직원을 뽑지 않아 남은 사람들의 업무가 가중됐다”며 “다른 지역 점포 매각 이야기가 나오면서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홈플러스 측은 이런 우려에 대해 “극단적으로 나쁜 상황만을 가정한 평가”라고 설명했다. 사모펀드의 기업 M&A는 일반적인 투자 방식으로, 기업 가치를 올리기 위한 방식은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대형마트의 사업 부진으로 점포를 새로 내지 않아 신규 채용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강제로 인력감축을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홈플러스가 네이버와 장보기 서비스를 협업하며 온라인 체제를 강화하고 풀필먼트센터를 구축하는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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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는 2019회계연도(2019.3~2020.2) 기준 연매출 7조3002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보다 4.7%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은 1602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38.4% 감소했다. 온라인 쇼핑 시장의 급성장으로 대형마트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건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지만, 홈플러스는 경쟁사보다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재무 건전성이나 투자 능력 등을 고려할 때 미래 성장 동력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홈플러스의 복합적인 문제는 ‘당기순손익’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2018년도 기준 1327억원 ‘당기순손실’을 낸 데 이어 지난해에도 532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회계 기준이 바뀌면서 이자비용, 리스료 등이 늘면서 손실도 커졌다. 이는 결국 홈플러스의 기초가 튼튼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는 평가다. 경쟁사인 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연매출 19조628억원 영업이익 1506억원, 당기순이익 2238억을 기록했다. 이마트는 전년도에 비해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은 플러스를 유지하고 매출액은 늘고 있다.
부채 줄었지만 투자도 적어 미래 불안
그 부담은 고스란히 홈플러스와 홈플러스스토어즈로 전가됐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홈플러스는 2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매각했고, 약 1조2000억원을 배당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로부터 직접 배당받은 현금은 거의 없다고 하지만, 홈플러스 자산 매각 자금 대부분이 대출금을 상환하는 데 쓰인 것으로 짐작되는 만큼 사실상 가져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기간에 홈플러스의 실적이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홈플러스 매출액은 2016년 7조9334억원에서 2018년 7조6598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7조3002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2016년 165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홈플러스는 2018년엔 1327억원의 손실을, 2019년에는 532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당초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하며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약속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MBK측 투자금이 상당부분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정확한 규모는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홈플러스스토어즈의 투자금액은 2600억원 수준이었다.
반면 이마트의 경우 창고형 할인점과 온라인사업부문 강화, 물류센터 구축 등을 위해 2조350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이마트가 새로운 유통 트렌드 변화에 발맞추기 위한 포석을 놓는 동안 홈플러스는 자산을 매각해 대주주가 빌린 돈을 갚은 셈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7월에도 안산점 매각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측은 “‘자산 유동화’를 통해 안정적인 사업 운영과 미래 사업을 위한 유동성 확보 계획의 가시성을 높이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홈플러스 노조 관계자는 “회사 자산을 매각한 자금 대부분이 MBK의 호주머니로 들어가고 홈플러스 직원들만 고용 불안을 떠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고가 매각 어려워
실제 홈플러스는 자산 매각 이후 오히려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점포를 매각한 뒤 다시 빌려 영업하는 세일앤리스백 방식의 운영이 늘면서 리스료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 바뀐 회계기준 때문에 리스료까지 부채비율로 계산되는데, 실적이 개선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는 기업가치를 갉아먹을 수 있는 불안 요소가 된다는 뜻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기업 가치는 결국 이익 창출 능력과 미래 가치에 기반한다. 홈플러스가 자산을 매각한 돈으로 어떤 사업을 할지 보여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부분이 많다”고 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3월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낮춘데 이어, 지난 8월에는 A2-로 다시 강등했다. 한태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높은 임차료 부담, 제한적인 투자 여력 등으로 펀더멘털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제한적으로 투자 규모를 유지하는 점도 장기 경쟁력 약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투자수준으로 볼 때 온·오프라인 부문의 경쟁력을 확보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홈플러스의 공모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상장이 무산 됐을 때 BMK파트너스가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날아간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리츠는 주로 임대수입이 있는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해 여기서 나오는 수익(임대료)을 투자자에게 배분한다. 홈플러스는 전국에 위치한 51개 점포를 기초자산으로 리츠를 상장한 뒤 1조5000억원에 이르는 목돈을 마련하면서 임대이익까지 얻으려고 했다. 하지만 투자자가 충분히 모이지 않아 상장을 철회했다.
일각에서는 대형마트 업황의 부진 등의 이유로 외국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지 못해 실패했다는 평가와 함께 대주주에 대한 신뢰성 등의 문제도 반영된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홈플러스 리츠 상장 실패 이후 진행된 롯데쇼핑의 리츠는 성공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리츠 상장을 통해 1조원에 달하는 목돈을 마련한 데 이어 롯데리츠의 배당을 받는 수혜자가 되면서 임대료 부담도 일정부분 낮춘 것으로 평가된다.
비슷한 상황에서 홈플러스와 롯데쇼핑의 결과가 정반대로 나온 것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 뒤에는 롯데그룹이라는 안정적인 배경이 있어 업황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최악의 사태가 닥치더라도 투자자가 손해 보지는 않을 것이란 심리가 있다”며 “이 점이 리츠 상장의 희비를 가른 요인 가운데 하나였다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가 ‘알맹이만 빼먹나’ 우려도
LBO는 실적을 내지 못하는 ‘한계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구조조정이나 사업 재편으로 기업가치를 높이는 긍정적인 면도 있어 보편적인 M&A 기법의 하나로 평가받지만, 최악의 경우 우량기업의 자산만 빼먹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비용 절감을 이유로 대규모 감원이나 복지혜택을 축소하면서 노사 갈등을 일으키는 일도 있다. 지난해까지 고양시 홈플러스에서 근무했다는 A씨는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신규 직원을 뽑지 않아 남은 사람들의 업무가 가중됐다”며 “다른 지역 점포 매각 이야기가 나오면서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홈플러스 측은 이런 우려에 대해 “극단적으로 나쁜 상황만을 가정한 평가”라고 설명했다. 사모펀드의 기업 M&A는 일반적인 투자 방식으로, 기업 가치를 올리기 위한 방식은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대형마트의 사업 부진으로 점포를 새로 내지 않아 신규 채용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강제로 인력감축을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홈플러스가 네이버와 장보기 서비스를 협업하며 온라인 체제를 강화하고 풀필먼트센터를 구축하는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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