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윤 브랜드 스토리] 미디어 커머스 시대의 성공 브랜드-무신사, 쿠캣
[허태윤 브랜드 스토리] 미디어 커머스 시대의 성공 브랜드-무신사, 쿠캣
미디어 소비와 쇼핑의 경계 사라져… ‘숍’이 미디어, ‘브랜드’가 콘텐트인 시대 무신사의 약진이 눈부시다. 얼핏 들으면 일본 브랜드 같아 보이는 무신사는 우리나라 온라인 패션몰 최고의 브랜드다. 좀 다른 것은 커뮤니티로 시작해 미디어로 진화하고 커머스가 콘텐트의 일부가 되었다는 것이다. 2019년 거래액이 9000억원을 찍더니, 올해는 1조5000억원을 바라보고 있으니 매출 규모 100억대만 되어도 대성공이라고 말하는 이 업계에서 이미 대기업들조차 눈치 보는 존재가 되었다. 신발을 무지하게 좋아해 신발‘덕질’을 하던 고3 ‘덕후’가 프리챌에 2001년 ‘무진장 신발 사진 많은 곳’이란 커뮤니티 사이트를 만들었다. 오늘날 무신사 브랜드의 유래다. 고3이었던 창업자 조만호 대표가 2006년에 이 커뮤니티를 웹진 형태로 진화시켜 신발에서 시작해 모든 패션 아이템으로 확장한 제대로 된 미디어로 변신을 한다. 패션 아이템의 온라인 쇼케이스와 일반인 길거리 패셔니스타들을 발굴, 거리 패션 관련 콘텐트를 생산하며 10대~20대 독자를 소리 없이 모아 나가게 된다.
2009년에 이르러 무신사는 패션 e커머스 브랜드로 변신한다. 다른 패션 쇼핑몰과 차별화된 자체 룩북, 스트릿스냅 같은 웹진 미디어로 미디어 소비와 쇼핑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개념의 커머스를 제안했다. 고객들은 그저 구경만 해도 재미있는 무신사에 열광했다. 무신사의 지속적 진화는 주 평균 600여 개 이상의 패션 관련 콘텐트를 소개하며 온라인 쇼케이스와 스타일링 방법, 일반인 거리 패션, 큐레이팅 숍 등 다양한 형태로 이어졌다. 이른바 미디어 커머스 시대를 연 것이다.
거기에 더해 무신사의 미디어 커머스는 해당 입점 브랜드의 커뮤니티에서 제품에 대한 평가까지 원스톱으로 모든 것을 체험 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소비자가 무신사를 떠나 다른 곳에서 검색을 새롭게 할 필요가 없도록 하여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는 더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무신사는 패션 미디어 커머스의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초기 스트릿 패션브랜드였던 ‘커버낫’, ‘디스이즈네버댓’,‘비욘드클로젯’, ‘오아이오아이’ 같은 신생 브랜드들이 무신사를 통해 100억원대의 중견 브랜드로 거듭난 것은 유명하다.
또한 패션 산업의 생태계가 잘 되어있는 동대문에 패션과 크리에이티브 비즈니스 사업자를 위한 무신사 스튜디오를 만들었다. 시제품 제작, 모델, 영상 촬영이 가능한 다양한 스튜디오와 쇼룸을 만들어 패션과 관련 스타트업들이 합리적인 비용으로 이곳을 이용하게 했다. 이곳에서 나온 새로운 브랜드들을 무신사에 단독 입점시키는 완전한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 코로나 사태가 장기적으로 이어지자 자사 편집숍을 고집하던 대기업 패션 브랜드와 글로벌 브랜드들도 무신사에 손을 내밀고 있다.
고3 ‘덕후’의 신발‘ 덕질’로 시작된 무신사는 우리나라 패션 미디어 커머스의 본격적인 문을 열었다. 20년 만에 입점 브랜드만 5000여 개, 취급 아이템 26만 개, 기업 가치 2조7000억원에 이르는 최대 패션 공룡이 된 것이다. 콘텐트 시장에 가장 핫한 아이템인 먹방, 쿡방을 이용해 한국과 동남아를 비롯한 기타 국가에 3000만명의 구독자를 가진 기업이 있다. 이 정도면 아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레시피 채널이다. CJ나 풀무원이 아니다. ‘오늘 뭐먹지?’와 이라는 음식 미디어 브랜드 ‘쿠캣’을 가진 기업이다. 2015년에 시작한 기업치고 엄청난 속도로 구독자를 모은 이 회사는 SNS를 좋아하고 먹는 것을 즐기는 2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한 페이스북의 레시피 콘텐트가 그 시작이다. 자신들의 기획 콘텐츠는 물론 구독자가 만드는 콘텐트로 많게는 하루에 20개의 콘텐트를 지속해서 올리며 일주일에 팔로워를 1만 명씩 늘려 간 이야기는 놀랍다.
한국뿐 아니라 베트남·태국·홍콩 등에 진출하고 미국을 포함한 70여 개국에 채널을 운영 중인 회사가 일찌감치 글로벌로 눈을 돌리게 한 결정적 콘텐트는 여중생 3명이 만든 식빵을 이용한 치즈스틱이다. 구독자였던 이들의 영상을 SNS에 올리자 하룻밤 사이 1백만 뷰를 기록했다고 한다.
그런데 댓글의 상당수가 영어로 되어 있는 걸 보게 된다. 여기서 ‘푸드 콘텐트에는 국가의 장벽이 없다’는 통찰을 얻으며 그길로 시장을 글로벌로 확대하고 한류의 영향이 큰 동남아 시장에 직접 진출한다. 이 동영상은 지금까지 1억3000만명이 본 것으로 유명하다.
TV 방송국의 먹방을 비롯해 인터넷에 하루에도 수백 개가 양산되는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콘텐트만 올리면 200만 뷰를 만들어 내는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콘텐트의 힘이다. 쿠캣은 외부의 투자를 받으면서 촬영, 편집, 푸드 스타일리스트, 조명 전문가를 채용해 방송국에 버금가는 팀을 구성하고 푸드 촬영 전용 스튜디오를 만들었다. 또한 구독자가 레시피를 제안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많을 때는 하루에 1만 개의 레시피가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창의적이고 다양한 콘텐트가 만들어지는 비결이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본질인 고객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자연스럽게 커머스를 시작한다. 2019년 4월 ‘쿠캣마켓’을 론칭하고 PB(자체 상표)상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기 시작했다.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이었다. 2년도 안 된 시점에 가입자 60만명, 분기 매출 100억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비록 취급 품목 수가 100개가 되지 않지만 ‘대방어장’, ‘딱새우장’ 같이 26만개를 판 빅히트 상품도 나왔다.
쿠캣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가능성은 어느 스타트업보다 밝다. 5년도 안 된 브랜드가 세계 음식의 각축장 홍콩에서 최고의 레시피 채널이 되어 우버이츠와 협업을 하는 등 글로벌에서의 브랜드 성과도 주목할만하다. 강력한 콘텐트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미디어 커머스의 힘이다.
플랫폼 시대의 미디어 소비와 그것의 연장선상에서 콘텐트로서의 상품은 자연스럽게 커머스로 연결된다. 미디어 소비와 커머스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Guide to Better Choice’(더 나은 선택을 위한 가이드)를 기치로 미디어 커머스를 지향하며 거래액 1000억원 이상을 올리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29CM’은 상품 정보가 공유하고 싶은 가치 있는 콘텐트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상품을 팔기보다 브랜드의 스토리를 판다.
미디어 커머스의 시대다. 전통적 관점의 ‘숍’이 미디어가 되고, 제품이 콘텐트가 되는 시대인 것이다.
※ 필자는 제일기획과 공기업에서 30년간 광고와 마케팅을 경험했다. 제일기획 인도법인을 설립했으며, 미주총괄 임원을 역임했고 이후 공기업의 마케팅본부장을 맡아 공공부문에 민간의 마케팅 역량과 글로벌 역량을 접목시키는데 기여했다. 한국외대에서 광고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한신대 평화교양대학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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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덕후의 신발덕질이 만든 커머스, 무신사
2009년에 이르러 무신사는 패션 e커머스 브랜드로 변신한다. 다른 패션 쇼핑몰과 차별화된 자체 룩북, 스트릿스냅 같은 웹진 미디어로 미디어 소비와 쇼핑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개념의 커머스를 제안했다. 고객들은 그저 구경만 해도 재미있는 무신사에 열광했다. 무신사의 지속적 진화는 주 평균 600여 개 이상의 패션 관련 콘텐트를 소개하며 온라인 쇼케이스와 스타일링 방법, 일반인 거리 패션, 큐레이팅 숍 등 다양한 형태로 이어졌다. 이른바 미디어 커머스 시대를 연 것이다.
거기에 더해 무신사의 미디어 커머스는 해당 입점 브랜드의 커뮤니티에서 제품에 대한 평가까지 원스톱으로 모든 것을 체험 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소비자가 무신사를 떠나 다른 곳에서 검색을 새롭게 할 필요가 없도록 하여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는 더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무신사는 패션 미디어 커머스의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초기 스트릿 패션브랜드였던 ‘커버낫’, ‘디스이즈네버댓’,‘비욘드클로젯’, ‘오아이오아이’ 같은 신생 브랜드들이 무신사를 통해 100억원대의 중견 브랜드로 거듭난 것은 유명하다.
또한 패션 산업의 생태계가 잘 되어있는 동대문에 패션과 크리에이티브 비즈니스 사업자를 위한 무신사 스튜디오를 만들었다. 시제품 제작, 모델, 영상 촬영이 가능한 다양한 스튜디오와 쇼룸을 만들어 패션과 관련 스타트업들이 합리적인 비용으로 이곳을 이용하게 했다. 이곳에서 나온 새로운 브랜드들을 무신사에 단독 입점시키는 완전한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 코로나 사태가 장기적으로 이어지자 자사 편집숍을 고집하던 대기업 패션 브랜드와 글로벌 브랜드들도 무신사에 손을 내밀고 있다.
고3 ‘덕후’의 신발‘ 덕질’로 시작된 무신사는 우리나라 패션 미디어 커머스의 본격적인 문을 열었다. 20년 만에 입점 브랜드만 5000여 개, 취급 아이템 26만 개, 기업 가치 2조7000억원에 이르는 최대 패션 공룡이 된 것이다.
‘쿡방’ 채널이 3000만 구독자의 커머스 기업으로, 쿠캣
한국뿐 아니라 베트남·태국·홍콩 등에 진출하고 미국을 포함한 70여 개국에 채널을 운영 중인 회사가 일찌감치 글로벌로 눈을 돌리게 한 결정적 콘텐트는 여중생 3명이 만든 식빵을 이용한 치즈스틱이다. 구독자였던 이들의 영상을 SNS에 올리자 하룻밤 사이 1백만 뷰를 기록했다고 한다.
그런데 댓글의 상당수가 영어로 되어 있는 걸 보게 된다. 여기서 ‘푸드 콘텐트에는 국가의 장벽이 없다’는 통찰을 얻으며 그길로 시장을 글로벌로 확대하고 한류의 영향이 큰 동남아 시장에 직접 진출한다. 이 동영상은 지금까지 1억3000만명이 본 것으로 유명하다.
TV 방송국의 먹방을 비롯해 인터넷에 하루에도 수백 개가 양산되는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콘텐트만 올리면 200만 뷰를 만들어 내는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콘텐트의 힘이다. 쿠캣은 외부의 투자를 받으면서 촬영, 편집, 푸드 스타일리스트, 조명 전문가를 채용해 방송국에 버금가는 팀을 구성하고 푸드 촬영 전용 스튜디오를 만들었다. 또한 구독자가 레시피를 제안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많을 때는 하루에 1만 개의 레시피가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창의적이고 다양한 콘텐트가 만들어지는 비결이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본질인 고객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자연스럽게 커머스를 시작한다. 2019년 4월 ‘쿠캣마켓’을 론칭하고 PB(자체 상표)상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기 시작했다.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이었다. 2년도 안 된 시점에 가입자 60만명, 분기 매출 100억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비록 취급 품목 수가 100개가 되지 않지만 ‘대방어장’, ‘딱새우장’ 같이 26만개를 판 빅히트 상품도 나왔다.
쿠캣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가능성은 어느 스타트업보다 밝다. 5년도 안 된 브랜드가 세계 음식의 각축장 홍콩에서 최고의 레시피 채널이 되어 우버이츠와 협업을 하는 등 글로벌에서의 브랜드 성과도 주목할만하다. 강력한 콘텐트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미디어 커머스의 힘이다.
플랫폼 시대의 미디어 소비와 그것의 연장선상에서 콘텐트로서의 상품은 자연스럽게 커머스로 연결된다. 미디어 소비와 커머스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Guide to Better Choice’(더 나은 선택을 위한 가이드)를 기치로 미디어 커머스를 지향하며 거래액 1000억원 이상을 올리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29CM’은 상품 정보가 공유하고 싶은 가치 있는 콘텐트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상품을 팔기보다 브랜드의 스토리를 판다.
미디어 커머스의 시대다. 전통적 관점의 ‘숍’이 미디어가 되고, 제품이 콘텐트가 되는 시대인 것이다.
※ 필자는 제일기획과 공기업에서 30년간 광고와 마케팅을 경험했다. 제일기획 인도법인을 설립했으며, 미주총괄 임원을 역임했고 이후 공기업의 마케팅본부장을 맡아 공공부문에 민간의 마케팅 역량과 글로벌 역량을 접목시키는데 기여했다. 한국외대에서 광고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한신대 평화교양대학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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