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 취임 1년 만에 경질, 허철호 오리온제주용암수 대표] 잘 나가던 ‘삼다수맨’, 용암수 발 담궜다 ‘앗 뜨거’
[단독 | 취임 1년 만에 경질, 허철호 오리온제주용암수 대표] 잘 나가던 ‘삼다수맨’, 용암수 발 담궜다 ‘앗 뜨거’
프리미엄 콘셉트 실패에 시장 점유율 고작 1%… 코로나19 확산에 수출길마저 막혀 오리온제주용암수 대표가 취임 1년만에 경질됐다. ‘프리미엄 생수’를 표방하며 물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성공적인 시장 안착에 실패하는 등 사업 부진이 계속된데 따른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오리온그룹의 제주용암수 사업을 담당한 허철호 대표가 1년 만에 전격 교체됐다. 회사 관계자는 “조용하게 이뤄진 내부 인사”라며 “올해 국면 전환과 재정비 차원에서 새 인사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후임으로는 제주용암수 현종훈 공장장(선임부장)이 선임됐다.
허 대표가 갑작스럽게 물러나면서 ‘뒷말’도 나오고 있다. 허 대표는 국내 1위 생수 브랜드이자 같은 제주도 내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다수 출신이다. 그는 20년 동안 삼다수 생산팀장과 사업본부장을 역임하며 삼다수 브랜드를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려놓은 주역으로 평가받았다. 오리온은 2016년부터 제주도에 터를 잡고 물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초기부터 허 전 대표를 영입 1순위로 낙점해 오리온으로 데려왔다. 2016년 오리온과 한배를 탄 허 대표는 공장 설비부터 제품 출시 등에 관한 전반적인 사업에 관여했다. 업계에서는 그가 4년간 제주용암수의 운영을 총괄해왔고, 경쟁사로부터 영입해 기대가 컸던 인물이라는 점을 미뤄볼 때 문책성 인사가 아니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에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허 전 대표의 사임은 제주용암수의 부진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제주용암수는 오리온그룹의 4대 신사업 중 하나로, 그룹 차원에서 주력하는 부문이다. 그러나 출범 초기부터 제주도와의 국내 판권 문제와 ‘프리미엄 생수’라는 애매한 포지셔닝 등으로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았다. 그 결과 오리온제주용암수의 지난해 매출은 79억원을 기록했다. 당기 순손실은 61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생수 시장이 약 1조100억원 규모임을 감안할 때 1%에 불과한 초라한 점유율이다.
더욱 뼈아픈 것은 당초 프리미엄 콘셉트와 상충하는 저가 마케팅을 펼쳤음에도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는 점이다. 제주용암수의 현재 온라인 판매가는 7200원(530㎖ 20개들이 기준)이다. 500㎖ 20개들이 묶음의 백산수(8800원)와 아이시스(7800원)보다도 훨씬 저렴하다. 경쟁이 치열한 국내 시장보다 해외에서 매출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수출 계획이 틀어지면서 이 역시 녹록치 않다. 이에 조직 내부에서도 제주용암수에 대한 위기감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허 대표 입장에서는 제주도자치개발공사의 삼다수 시절과는 사업 환경부터 팀원들 역량까지 차이가 나는 순탄치 않은 상황이었을 것”이라며 “오리온 역시 그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초기 시장을 잡지 못한 데에 실망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허 부회장의 오점으로 남을 만큼 생수 사업이 어려움에 처했고,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과정”이라고 풀이했다.
-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허 대표가 갑작스럽게 물러나면서 ‘뒷말’도 나오고 있다. 허 대표는 국내 1위 생수 브랜드이자 같은 제주도 내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다수 출신이다. 그는 20년 동안 삼다수 생산팀장과 사업본부장을 역임하며 삼다수 브랜드를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려놓은 주역으로 평가받았다. 오리온은 2016년부터 제주도에 터를 잡고 물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초기부터 허 전 대표를 영입 1순위로 낙점해 오리온으로 데려왔다. 2016년 오리온과 한배를 탄 허 대표는 공장 설비부터 제품 출시 등에 관한 전반적인 사업에 관여했다.
제주용암수 운영 총괄… “실패 책임 커”
허 전 대표의 사임은 제주용암수의 부진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제주용암수는 오리온그룹의 4대 신사업 중 하나로, 그룹 차원에서 주력하는 부문이다. 그러나 출범 초기부터 제주도와의 국내 판권 문제와 ‘프리미엄 생수’라는 애매한 포지셔닝 등으로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았다. 그 결과 오리온제주용암수의 지난해 매출은 79억원을 기록했다. 당기 순손실은 61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생수 시장이 약 1조100억원 규모임을 감안할 때 1%에 불과한 초라한 점유율이다.
더욱 뼈아픈 것은 당초 프리미엄 콘셉트와 상충하는 저가 마케팅을 펼쳤음에도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는 점이다. 제주용암수의 현재 온라인 판매가는 7200원(530㎖ 20개들이 기준)이다. 500㎖ 20개들이 묶음의 백산수(8800원)와 아이시스(7800원)보다도 훨씬 저렴하다. 경쟁이 치열한 국내 시장보다 해외에서 매출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수출 계획이 틀어지면서 이 역시 녹록치 않다. 이에 조직 내부에서도 제주용암수에 대한 위기감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허 대표 입장에서는 제주도자치개발공사의 삼다수 시절과는 사업 환경부터 팀원들 역량까지 차이가 나는 순탄치 않은 상황이었을 것”이라며 “오리온 역시 그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초기 시장을 잡지 못한 데에 실망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허 부회장의 오점으로 남을 만큼 생수 사업이 어려움에 처했고,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과정”이라고 풀이했다.
-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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