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배당에 쏠리는 눈…배당성향 확대 유력해져
경기지표 회복·백신보급·실적개선 등 당국 우려 사라져
하나금융 중간배당 등 지주 분기배당 시행 가능성↑
"주주환원 등 투자자와의 약속 지켜져야"
국내 금융지주의 배당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당국이 권고했던 배당 자제 시한인 6월 말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각 금융지주들은 경기지표 회복과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배당성향(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 확대 준비에 들어간 모습이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설명한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금융지주의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가 현재로선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배당성향 높여야 한다는 데 경영진 의견 일치"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 금융지주의 고위 관계자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배당성향 확대에 대해 경영진들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반기 및 분기배당 도입에 관해선 결정되진 않았지만, 배당성향을 높이는 데는 의견이 동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주주환원은 투자자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쉽게 바꾸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경제가 회복되면서 금융당국의 배당 제한 조치가 연장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의 말대로 금융지주들은 6월 말까지 배당성향을 20% 이내에서 제한하라는 당국의 조치가 연장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업계는 ▲금융지주의 호실적 ▲금리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 ▲백신 접종 확대에 따른 감염증 확산 둔화 ▲경제 회복 기대감 등으로 금융지주의 자산 지표 악화가 유발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1분기 순이익이 크게 증가해 금융지주들의 배당 여력이 높아진 상황이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3조968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9.9% 늘었다. 지주별로 KB금융 순이익이 3조4552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신한금융(3조4146억원), 하나금융(2조6372억원), 우리금융(1조3073억원) 순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의 순이익도 2조5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00억원 증가했다. 금감원은 순이자마진 하락에도 대출 등 운용자산이 증가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대출 금리가 상승하면서 상반기와 하반기에도 금융지주의 호실적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은행 대출 금리는 지난해 7∼8월 이후로 계속 오르는 추세다.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해 채권 금리 등 은행 대출 금리의 지표가 되는 시장금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4월 예금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2.91%로 3월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1월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연체율이 최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대출 금리가 올라 은행의 순이자마진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은행의 순이익은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지표 회복 등으로 금융당국 우려 해소
은행업계는 지난해와 같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기업과 소상공인, 개인 차주들의 어려움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자본시장연구원이 내놓은 ‘2021년 하반기 경제 및 자본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경기는 회복세가 이어지고 기업 이익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자본시장연구원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수출 회복세가 뚜렷한 가운데 서비스업이 살아나고 소비 부진도 완화됐다고 봤다.
이에 자본시장연구원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4.3%를 기록, 기존 전망치인 3.3%보다 1.0%포인트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종전보다 0.5%포인트 높인 3.8%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지난 2월 3.0%에서 4.0%로 상향 조정했다.
아울러 시장에선 백신 접종률도 높아지고 있어 정부가 예상한 대로 11월에 집단면역이 형성될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 조치가 풀려 자연스럽게 경기가 더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들은 이를 통해 금융권의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가 완전히 해소될 수 것으로 보고 있다.
배당 확대해도 당국의 추가 제재 어려워
은행 업계는 매년 중간배당을 해 온 하나금융을 시작으로 다른 지주도 분기배당 시행 또는 연말 결산 배당 확대를 통해 주주환원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은 올 초 주총에서 분기배당을 위한 정관 변경을 확정했고, KB금융도 분기·반기배당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업계는 올해 금융지주가 배당 확대에 나서도 금융당국이 지난해처럼 이를 제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는 지난 1월 정례회의에서 은행권의 배당성향을 20% 내에서 제한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금융위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 것에 대비해 금융지주가 배당금을 최소화해 자금력을 높여야 한다고 봤다. 하지만 한은 등이 국내 경제성장률을 높여 전망했고, 시장금리 상승으로 인한 은행 순이자마진 개선, 백신 보급 확대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이 걷히는 분위기라 금융당국의 우려도 해소되는 모양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1분기 순이익이) 예상대로 기대치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다"며 "은행, 증권, 카드, 보험 등 전 분야의 실적이 당초 기대보다 개선됐다. 이번 실적이 이익률 개선에 의한 것으로 배당 여력(보통주 자본비율)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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