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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vs 정용진…오프라인 유통 강자, 이베이로 ‘맞짱’

이베이코리아 본입찰, 롯데쇼핑·이마트 인수의향서 제출
롯데, 티몬 불발 경험에서 얻은 것은?…인수가 3조원대 전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 연합뉴스, 중앙포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정면으로 맞붙었다. 양측 모두 오프라인 유통의 전통 강자지만 태생적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결과에 따라 시장 판도가 크게 바뀔 수 있는 상황이어서 벌써부터 최종 승자가 누구일지 주목되고 있다.  
 

SSG랜더스와 시너지 vs 롯데온 아킬레스건 털기 

 
유통업계에 따르면 7일,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한 본입찰 마감 결과 롯데쇼핑과 신세계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신세계는 네이버와 동맹 구도를 취하면서 이마트를 앞세웠다. 이로써 두 유통공룡이 이베이코리아를 놓고 각축을 벌이게 됐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마켓·옥션·G9 등을 운영하는 오픈마켓 기준 1위 사업자라는 점 ▲온라인사업 플랫폼 업체 중 유일한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 ▲초기시장을 선점해 고객 기반이 견고하다는 점 등에서 매력적인 매물로 꼽힌다.
 
신세계나 롯데가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면 단숨에 업계 판도가 뒤집힌다. 지난해 기준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네이버 27조원, 쿠팡 22조원, 이베이코리아 20조원이다. 신세계그룹의 SSG닷컴 거래액이 4조원, 롯데그룹의 롯데온이 7조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인수 매력도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신세계는 인수 초반 깜짝 후보로 등장했다. 업계에선 신세계가 지난해부터 네이버와의 지분 교환을 추진하는 등 반(反)쿠팡전선을 앞세우고 있었다는 점과 오래 전부터 오픈마켓을 준비해왔다는 점에서 ‘노쇼’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장기간 오픈마켓 1위사업자로 유일한 흑자를 내고 있는 이베이코리아의 구조를 실사를 통해 뜯어보기 위한 전략이 바탕이 됐을 것이라는 시각. 하지만 인수 후반부터 적극적인 의지를 피력하며 상황이 반전됐다. 최근 정 부회장이 SSG랜더스 야구단, 국내 여성 패션플랫폼 W컨셉을 인수한 것도 이커머스 부분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서울 역삼동 이베이코리아 본사. [사진 뉴시스]
 
롯데그룹은 인수 초반부터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롯데그룹은 온라인 쇼핑 강화를 위해 자체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을 전사적으로 내세웠으나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커머스 부문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 강자로 성장해온 롯데에게 포기할 수 없는 영역이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수년째 온라인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은 롯데의 ‘아킬레스건’을 단숨에 털어버릴 수 있는 요인이다. 최근 나영호 전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이 롯데온 대표로 기용된 점도 인수전 포석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롯데는 2019년 티몬 인수를 논의했지만 가격 접점을 찾지 못해 불발된 경험도 있다. 당시 티몬의 몸값은 1조5000억원으로 이베이코리아보다 낮지만, 롯데 측은 수년째 적자인 티몬보다 이베이코리아의 가치를 훨씬 높게 평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3조원 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롯데 품에 안기더라도 독립경영을 이어갈지, 롯데온과 합쳐질지가 새 변수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의 장점을 살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독립경영을 이어가야 할텐데 롯데온 품에 안겨 ‘롯데 G마켓’나 ‘롯데 옥션’이 되는 순간 업계가 우려하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며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시너지가 적재적소에서 이뤄져야 인수 후광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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