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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사회적 책임 중요해져…유저들 신뢰 회복 급선무

게임사들 ESG 경영 위한 ESG 위원회 설치 열풍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 진행…부정적 이미지 벗기기엔 ‘역부족’
“지금은 마치 불량 식품 만들면서 ESG 타령 하는 모습…유저들 공감 얻기 어렵다”

 
 
 
 
넷마블은 지난 2009년부터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을 매년 개최해 왔다. [사진 넷마블]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게임사들도 ESG 도입 등을 통한 사회적 책임 이행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ESG 도입에 앞서 게임업계는 ‘확률형 아이템’ 등 제품에 대한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EGS는 Environment(환경)-Social(사회)-Governance(지배구조)의 머리글자를 딴 단어로 기업 활동에 있어 친환경·사회적 책임 경영·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 경영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게임사들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 진행

이에 국내 게임업계도 ESG 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지난 3월 게임업계 최초로 ESG 경영위원회를 신설한 이후, 펄어비스·게임빌·컴투스·넷마블 등이 ESG 위원회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게임산업이 수년간 ‘초고속 성장’을 이룬 만큼, 사회적 책임 요구도 점점 커지고 있다.   
 
그동안 게임사들은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해 왔다. 넥슨은 작은책방 프로그램을 비롯해 박물관 개관, 어린이재활병원 건립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시작된 작은책방은 현재 국내와 해외에 각각 122개, 8개가 운영되고 있다.
 
넥슨은 또 어린이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의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해당 병원은 국내 최초의 통합형 어린이재활병원이다.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도 각각 넷마블문화재단과 NC문화재단을 통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넷마블은 장애청소년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을 지난 2009년부터 매해 개최하고 있다. 엔씨는 장애인들이 겪는 의사소통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의사소통 장애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보완∙대체 의사소통(AAC) 분야를 후원하고 있다. 특히 구어 소통이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해 개발한 ‘나의 AAC’ 앱은 해당 분야 누적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리그오브레전드’로 유명한 글로벌 게임사 라이엇 게임즈는 총 5건의 국외 소재 문화재 환수, 4대 고궁 및 왕실 유물의 보존처리와 연구, 문화유적지 3D 정밀 측량, 청소년 및 플레이어 대상 역사 문화 교육과 체험, 근현대 문학에 대한 지원 등 다채로운 활동을 이어온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게임사들의 사회공헌 활동에도 불구, 여전히 대중들은 게임에 대해 부정적이다. 특히 국산 게임에 대한 불신이 강하다. ‘확률형 아이템’으로 대표되는 과도한 과금 유도 등이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데 크게 일조했다.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전경. [사진 넥슨]

게임 관련 부정적 인식 여전…‘확률형 아이템’ 등 제품 개선이 우선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확률 조작 논란 등으로 인해 국산 게임에 대한 인식이 더 안 좋아졌다”며 “이제는 국내 게임사가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도 앱마켓에 악성 댓글이 달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게임사가 사회적 책임 이행에 지나치게 소극적이었다고 말한다. 다른 산업이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노력할 때, 게임업계는 그저 마케팅에만 힘을 쏟았다고 지적한다. 
 
한 대형게임사 고위관계자는 “게임사 내부적으로도 유저들의 불신이 점점 더 높아가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며 “그렇다고 마냥 과금 요소가 적은 ‘착한 게임’이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유저들과의 신뢰 회복을 위한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위정현 게임학회장은 “게임사들이 그동안 사회적 문제에 대해 둔감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최근 유행처럼 ESG 위원회 등을 만들 것이 아니라 일단은 생산하는 제품부터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유저들에게 욕을 먹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 등을 개선하는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 사회적 책임에 대해 출발점으로 보인다”며 “지금은 마치 불량 식품을 만들면서 ESG 타령을 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유저들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원태영 기자 won.ta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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