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폰 사라졌지만 빈자리는 없었다…빠르게 메운 삼성·애플
지난해 10대 중 1대꼴로 팔렸지만 올해 초부턴 개통 적어
삼성·애플 중저가 강화, 신제품 출시로 공백 느낄 틈 없어
휴대전화 시장에서 LG 로고가 박힌 제품이 사라졌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 완전히 손을 떼면서다. 이 회사는 앞서 4월초 이사회를 열고 7월 31일자로 MC사업 부문의 생산 및 판매를 종료하기로 했다.
LG전자 스마트폰은 해외에선 존재감이 미미했지만 국내에선 꽤 잘 팔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는 10%의 점유율로 삼성전자(58%)와 애플(31%)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한국에서 팔린 스마트폰 10대 중 1대는 LG 제품이었던 셈이다.
그런데도 시장에선 사업 종료에 따른 혼란이 크지 않았다. LG전자가 올해 초부터 일찌감치 ‘사업 전면 재검토’를 발표한 덕분이다. 복수의 이동통신 대리점 관계자들은 “벨벳, 윙 등 지난해 나온 최신 기종에 60만~80만원의 막대한 공시지원금이 책정됐지만 사라질 브랜드라는 인식 탓인지 개통 고객이 많지 않았다”면서 “올해 초부턴 단말기 공급도 원활하지 않아 고객에게 추천 제품으로 꺼내기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중저가 라인업을 강화한 점도 주효했다. 그간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중저가 라인의 시장 반응이 좋았다. 프리미엄 제품 이름은 위기 때마다 ‘옵티머스→G·V 시리즈→벨벳’ 등으로 바꿔온 반면 중저가 라인업인 Q 시리즈의 이름은 2017년부터 유지해왔을 만큼 시장에서 입지가 잡혀 있었다. 이 공백은 ‘양강’이 착실하게 메우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온라인 언팩 행사를 통해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A’ 시리즈의 3종 신제품을 공개했다. 이 회사가 갤럭시A 시리즈를 위한 언팩을 개최한 건 최초다. 애플 역시 5월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SE 2세대’를 출시하면서 가성비를 높였다.
두 회사가 LG폰 빈자리를 빠르게 파고들다 보니 판매 현장에선 공백을 느낄 겨를이 없다. 곧 신제품 마케팅 공세도 쏟아진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언팩 2021’ 행사를 오는 8월 11일 연다. ‘갤럭시Z폴드3’과 ‘갤럭시Z플립3’ 등을 공개한다. 가격을 낮추고 성능을 끌어올려 ‘폴더블폰 대중화·대세화’를 꾀할 방침이다. 애플은 9월 중 신제품 ‘아이폰13(가칭)’을 공개한다. 글로벌 5G 단말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아이폰12’의 흥행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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