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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DOWN |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눈물 쇼, 매각 쇼, 위장 쇼… 회장님의 ‘쇼쇼쇼’

“‘부도덕한’ 한앤코에 안판다”…‘위장 사죄쇼’ 비판
홍 회장, 주식매매계약 해제 통보 ‘법정 소송’ 불가피
3107억원 매각가 큰 영향…결국 남양유업 원점으로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불가리스 사태' 관련 사퇴 기자회견. [연합뉴스]
 
“선친 때부터 57년을 소중히 일궈온 남양유업을 이렇게 쉬이 말을 바꾸는 부도덕한 사모펀드에 넘길 수는 없다고 결심했다.”
 
홍원식 회장이 결국 남양유업을 팔지 않기로 했다. 홍 회장은 1일 계약 상대방인 한앤컴퍼니(한앤코)를 상대로 주식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했다. 이른바 ‘불가리스 사태’로 대국민 사과까지 하면서 경영권 매각을 결정한 지 불과 3개월 만이다.  
 
업계에서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회장직을 내려놓고 오너 일가 지분을 매각하겠다던 홍 회장의 약속이 영업정지 위기, 불매운동 등 부정적인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위장 쇼’ 아니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홍 회장의 변심 배경을 두고는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매각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홍 회장이 대국민 사과와 사퇴 기자회견을 한 뒤 3주 만에 회사 매각이 급박하게 진행되면서 3107억원이라는 매각가가 눈높이에 맞지 않았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실제 한앤코 입장문에서도 홍 회장 측의 ‘가격 재협상’ 요구가 언급된 바 있다. 당시 업계에서도 3107억원은 남양유업이 보유한 유형자산(건물, 토지 등)의 순장 부가액(3693억원)에도 미치지 못해 헐값 매각이라는 평이 많았다.  
 
양측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법정 공방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동시에 남양유업 매각전은 다시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됐다. 홍 회장은 소송이 마무리된 뒤 재매각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한앤코 측이 법원에 낸 주식처분금지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당분간 불가할 전망이다. 
 
더 중요한 것은 남양유업이 결국 원점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지난 5월 눈물로 약속했던 회장직 사퇴와 경영권 승계 포기도 유야무야됐다. 홍 회장은 4개월째 회장 직함을 유지 중이다.  
 
두 아들 역시 건재하다. 장남 홍진석 상무는 보직 해임 뒤 전략기획 담당 상무로 복직했고, 차남인 홍범석 외식사업본부장은 미등기 임원(상무보)으로 승진했다. 남양유업에 다시 ‘홍원식 리스크’가 드리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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