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의장 ‘또’ 계열사 신고 누락에 가족 승계 의혹
‘가족회사’ 케이큐브홀딩스 자료 누락·허위보고 혐의
카카오 계열사 공시누락 혐의, 2016년 이어 두 번째
아내 등에 주식 1452억원, 두 자녀에 264억원씩 증여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단 방침을 밝힌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카카오 김범수 이사회 의장에 대해 제재 절차를 밝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장이 사실상 카카오의 지주회사로 평가 받는 케이큐브홀딩스 관련 자료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혐의다.
카카오가 계열사 공시 누락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은 것은 2016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13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 사무처는 카카오 창업자이자 동일인(총수)인 김 의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포착했다. 이에 공정위는 최근 카카오와 케이큐브홀딩스 본사를 찾아 현장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사무처는 카카오가 최근 5년간 제출한 ‘지정자료’에서 케이큐브홀딩스와 관련한 자료가 누락되거나 허위로 보고된 정황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정자료는 공정위가 해마다 공시 대상 기업집단을 지정하기 위해 공정거래법에 따라 각 기업집단(그룹)의 동일인으로부터 받는 계열회사·친족·임원·주주 현황 자료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2016년에도 지정자료에 엔플루토 등 5개 계열사 관련 자료를 빠뜨린 혐의와 관련해 김 의장에게 경고 처분을 내린 바 있다. 당시 검찰은 공정위 압수수색을 거친 끝에 김 의장을 약식 기소했지만 대법원이 지난해 김 의장의 고의성을 입증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번 공정위 직권조사의 중심이 된 케이큐브홀딩스는 2007년 1월 소프트웨어 개발·공급 등을 목적으로 설립한 회사다. 김 의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이 회사는 카카오 지분(11.22%)을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로 사실상 카카오의 지주회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 의장이 보유한 카카오 지분은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개인 지분(13.30%)에 케이큐브홀딩스 지분(10.59%)를 더해 총 23.89%로 볼 수 있다.
이 회사는 김 의장의 남동생 김화영 씨가 지난해 말까지 대표이사를 맡았다가 현재는 김탁흥씨가 자리를 이어받았다. 김 의장과 부인 형미선씨는 기타 비상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김 의장의 아들 김상빈(28)씨와 딸 김예빈(26)씨도 이 회사에 재직 중이다.
케이큐브홀딩스의 임직원 7명(올해 4월 기준) 중 대부분이 김 의장의 가족으로 구성돼 있는 셈이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올해 3월 1일자로 티포인베스트를 흡수합병한다고 공고했었는데, 이 기업 역시 김 의장이 지분 100%를 가졌던 회사다. 게다가 김 의장은 올해 초 아내와 자녀 등 친인척에게 주식 33만주(1월19일 종가 44만원 기준, 1452억원)를 증여했다. 두 자녀는 각각 6만주 약 264억원씩 받았다.
이 같은 배경을 두고 일각에선 자녀들의 회사 승계를 염두에 둔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자녀들을 카카오 지배구조의 핵심 축인 비상장 회사에 합류시킨 것과 주식을 증여한 점이 사실상 ‘경영권 승계’와 연관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승계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케이큐브홀딩스는 김 의장 개인 회사”라며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카카오 내부에서조차 의혹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커뮤니티에는 ‘회사 지배구조 의혹을 적극 해명하라’는 취지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케이큐브홀딩스가 대기업집단의 규제 범위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이 회사의 의미를 개인 투자회사로 평가절하할 수 없단 취지다.
공정위는 조사를 마무리한 후 이르면 연내에 공정거래위원장을 포함한 9명의 위원이 참여하는 전원회의에 안건을 상정해 카카오와 김 의장에 대한 제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하늬 기자 kim.honey@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로또 1146회 1등 당첨번호 ‘6·11·17·19·40·43’,…보너스 ‘28’
2“결혼·출산율 하락 막자”…지자체·종교계도 청춘남녀 주선 자처
3“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진정성 있는 소통에 나설 것”
450조 회사 몰락 ‘마진콜’ 사태 한국계 투자가 빌 황, 징역 21년 구형
5노르웨이 어선 그물에 낚인 '대어'가…‘7800t 美 핵잠수함’
6'트럼프의 입' 백악관 입성하는 20대 女 대변인
7주유소 기름값 5주 연속 상승…“다음주까지 오른다“
8트럼프에 뿔난 美 전기차·배터리업계…“전기차 보조금 폐지 반대”
9"백신 맞고 자폐증" 美 보건장관의 돌팔이 발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