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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줄 잇는 ‘펫 헬스케어’ 진출… 성장성‧시너지 도모

대웅‧유한양행‧종근당‧녹십자 등 대형사 줄줄이 참전… 2027년 16조원 시장 전망

 
 
지난 5월 30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K-펫페어(K-Pet Fair) 행사장이 관람객으로 붐비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국내 제약‧바이오 회사들이 인간 대상 의약품을 넘어 반려동물 헬스케어 분야에 도전장을 낸다. 별도의 펫 헬스케어 관련 법인을 인수하기도 하고, 관련 기업과 함께 해당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려동물의 의약품‧헬스케어 분야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서다. 특히 제약‧바이오 회사들이 가진 인간 대상 신약‧복제약 개발 능력이 동물 의약품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또한 반려동물 치료제 개발을 통해 인간 대상 치료제 연구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그룹 지주사인 대웅은 지난달 한국수의정보를 인수, 대웅펫이라는 이름으로 사명을 바꿨다. 한국수의정보는 2019년 설립된 기업으로 반려동물 의약품 임상시험, 비대면 진료 기기 개발 및 컨설팅업을 제공하고 있다.  
 
대웅은 한국수의정보의 지분 66.7%(17만6000주)를 인수했고, 해당 지분가액은 약 50억원이다. 대웅 측은 “반려동물 의약품, 의료서비스 등에 진출하기 위해 회사를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수의정보는 대웅의 투자가 이뤄지기 직전 대웅제약 본사 인근인 서울 삼성동으로 이전하고, 이창재 대웅제약 부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단순 스터디 차원의 투자라기보다는 빠른 사업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GC녹십자그룹은 지난해 11월 GC녹십자랩셀을 통해 반려동물 헬스케어 전문 자회사 ‘그린벳’을 올해 3월 공식 출범했다. 설립 당시 약 21억원을 들여 70% 수준의 지분을 확보했으며,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7억여원을 투입했다.
 
그린벳은 진단검사를 비롯해 반려동물의 생애주기를 관리할 수 있는 예방 치료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뿐 아니라 백신과 진단키트, 의약품, 특수 사료 분야에서 직접 제품을 개발하고 유통까지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펫푸드 생산 전문업체인 마미닥터와 손잡고 반려동물용 식품(펫푸드) 사업에 본격 나섰다.
 
유한양행이 출시한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CDS) 치료제인 '제다큐어'. 제다큐어는 지엔티파마가 개발한 동물용 의약품이다. [사진 유한양행]
유한양행도 적극적으로 펫 헬스케어 분야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 5월 뇌질환 치료 신약 개발 기업 지엔티파마가 개발한 반려동물 인지기능장애증후군치료제 ‘제다큐어’의 국내 독점판권에 대한 파트너 계약을 맺었다. 동물의약품 유통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근당그룹의 종근당바이오는 2019년 반려동물용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 ‘라비벳’을 출시했다. 올해 3월에는 자체몰을 오픈해 사업을 키우고 있다. 종근당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경보제약은 2019년 아이바이오코리아와 동물용 신약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하고, 동물용 안구건조증 치료제와 아토피 치료제, 신장질환 치료제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에는 동물건강브랜드 '르뽀떼'를 시판하며 동물의약품 관련 사업 다각화에도 나섰다.
 
종근당바이오 반려동물용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 '라비벳' 제품 모습 [사진 종근당바이오]
동국제약도 최근 반려견 전용 치주질환 치료제 ‘캐니돌’을 출시했다. 동국제약의 유명한 치주질환 등 보조치료제 ‘인사돌’과 같은 추출물을 사용해 개발했다. 동국제약은 앞서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동물용 의약품 제조, 수입 및 판매업’를 추가하는 정관 개정안을 의결한 바 있다.
 
국내 첫 반려동물 치주질환 치료제 동국제약 '캐니돌' [사진 동국제약]

늘어나는 반려동물 치료 대상 질환… “연구 데이터 확보 목적도”

전통적으로 동물용 의약품 시장은 항생제, 백신 등 가축에 쓰이는 의약품 판매가 주를 이뤄왔다. 최근에는 반려동물에 대한 가족 개념이 자리 잡으면서 질환, 상해에 따른 반려동물용 의약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반려동물의 치료 대상 질환이 다양하게 확장되면서 관련 신약 시장의 고성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모더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19년 102억 달러 규모였던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은 오는 2027년 137억 달러(약 16조원)로 연평균 5.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에서도 반려동물 가구 증가가 가속하는 만큼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도 고속 성장할 것이란 게 제약‧바이오업계의 시각이다.
 
대부분의 기업은 인간 대상 의약품 개발‧제조 역량이 동물 대상의 의약품을 개발‧제조하는데 이점이 된다는 점에서 사업의 기회를 찾는다. 다만 일부 제약사들은 거꾸로 개발이 용이한 반려동물 대상 의약품 개발을 통해 인간 대상 의약품 개발 노하우를 얻기 위한 목적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난치성 질환 등 인간 임상 진행이 어려운 신약 후보물질 등에 대해 자연발생한 유사한 질병을 겪는 반려동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는 등 연구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반려동물 헬스케어 분야에 진출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윤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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