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줄 잇는 ‘펫 헬스케어’ 진출… 성장성‧시너지 도모
대웅‧유한양행‧종근당‧녹십자 등 대형사 줄줄이 참전… 2027년 16조원 시장 전망

반려동물의 의약품‧헬스케어 분야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서다. 특히 제약‧바이오 회사들이 가진 인간 대상 신약‧복제약 개발 능력이 동물 의약품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또한 반려동물 치료제 개발을 통해 인간 대상 치료제 연구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그룹 지주사인 대웅은 지난달 한국수의정보를 인수, 대웅펫이라는 이름으로 사명을 바꿨다. 한국수의정보는 2019년 설립된 기업으로 반려동물 의약품 임상시험, 비대면 진료 기기 개발 및 컨설팅업을 제공하고 있다.
대웅은 한국수의정보의 지분 66.7%(17만6000주)를 인수했고, 해당 지분가액은 약 50억원이다. 대웅 측은 “반려동물 의약품, 의료서비스 등에 진출하기 위해 회사를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수의정보는 대웅의 투자가 이뤄지기 직전 대웅제약 본사 인근인 서울 삼성동으로 이전하고, 이창재 대웅제약 부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단순 스터디 차원의 투자라기보다는 빠른 사업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GC녹십자그룹은 지난해 11월 GC녹십자랩셀을 통해 반려동물 헬스케어 전문 자회사 ‘그린벳’을 올해 3월 공식 출범했다. 설립 당시 약 21억원을 들여 70% 수준의 지분을 확보했으며,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7억여원을 투입했다.
그린벳은 진단검사를 비롯해 반려동물의 생애주기를 관리할 수 있는 예방 치료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뿐 아니라 백신과 진단키트, 의약품, 특수 사료 분야에서 직접 제품을 개발하고 유통까지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펫푸드 생산 전문업체인 마미닥터와 손잡고 반려동물용 식품(펫푸드) 사업에 본격 나섰다.

종근당그룹의 종근당바이오는 2019년 반려동물용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 ‘라비벳’을 출시했다. 올해 3월에는 자체몰을 오픈해 사업을 키우고 있다. 종근당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경보제약은 2019년 아이바이오코리아와 동물용 신약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하고, 동물용 안구건조증 치료제와 아토피 치료제, 신장질환 치료제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에는 동물건강브랜드 '르뽀떼'를 시판하며 동물의약품 관련 사업 다각화에도 나섰다.


늘어나는 반려동물 치료 대상 질환… “연구 데이터 확보 목적도”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모더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19년 102억 달러 규모였던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은 오는 2027년 137억 달러(약 16조원)로 연평균 5.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에서도 반려동물 가구 증가가 가속하는 만큼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도 고속 성장할 것이란 게 제약‧바이오업계의 시각이다.
대부분의 기업은 인간 대상 의약품 개발‧제조 역량이 동물 대상의 의약품을 개발‧제조하는데 이점이 된다는 점에서 사업의 기회를 찾는다. 다만 일부 제약사들은 거꾸로 개발이 용이한 반려동물 대상 의약품 개발을 통해 인간 대상 의약품 개발 노하우를 얻기 위한 목적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난치성 질환 등 인간 임상 진행이 어려운 신약 후보물질 등에 대해 자연발생한 유사한 질병을 겪는 반려동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는 등 연구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반려동물 헬스케어 분야에 진출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윤신 기자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美 트럼프 수입차 25% 관세 발표에 자동차株 일제히 하락
2보람상조, ‘K-Brand Awards’ 수상...“고객 중심 혁신으로 업계 선도”
3캄파리코리아, 디라돈 고치 ‘마스터 클래스’ 개최
4“우리 아이 안심 첫 밥”...푸디버디, ‘부드러운 유기농 잡곡밥’ 출시
5코스피, 차익 매물에 하락세 '숨고르기'…8거래일 만
6원/달러 환율, FOMC 회의록에 강달러 뚜렷…1,441.1원
7벤처기업협회, 송병준 컴투스 의장 차기 회장으로 추천
8서울시, 옛 국립보건원 부지 매각 절차 본격 나선다
9법원 도착한 尹 대통령, '내란 혐의' 첫 형사재판… 오후 헌재 변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