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진출 막차 탄 삼성SDI, 스텔란티스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
북미 지역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합작공장 건설 MOU 체결
최초 연산 23GWh 규모로 시작, 40GWh까지 확장 가능 전망
'K배터리 3사' 미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 투자 본격화
삼성SDI가 세계적인 완성차기업 스텔란티스와 손을 잡고 미국에 첫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생산공장을 설립한다. 앞서 글로벌 완성차업체와 합작법인을 설립한 'K배터리 기업' 두 곳(LG에너지솔루션, SK온)에 이어 삼성도 미국 진출 막차를 탄 셈이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최근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으로 국내 울산, 헝가리 괴드, 중국 서안을 포함한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셀 거점은 총 4곳으로 확대된다.
합작법인은 2025년 상반기부터 미국에서 최초 연산 23GWh(기가와트시)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 셀과 모듈을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생산 규모는 향후 40GWh까지 확장 가능할 것으로 삼성SDI는 보고 있다.
합작법인 이름과 공장 위치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합작법인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에 있는 스텔란티스 공장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순수 전기차(EV) 등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의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스텔란티스는 피아트크라이슬러와 푸조시트로앵이 합병해 올 1월 출범한 다국적 기업이다. 마세라티, 지프, 램 등 14개 브랜드를 두고 있다. 삼성SDI는 이번 MOU 체결 전부터 이미 피아트 ‘500e’, 지프 ‘랭글러 4xe’ 등에 배터리를 공급 중이다.
삼성SDI는 이번 합작사 설립으로 2025년 발효되는 미국·캐나다·멕시코 무역협정(USMCA)의 자동차 부품 현지생산 규제 하에서도 차질없이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 USMCA는 완성차업체들이 전체 자동차 부품 및 소재의 75% 이상을 미국에서 조달해야 관세를 면제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날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친환경 시대에 발맞춰 전동화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는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게 돼 기쁘다"며 "합작법인을 통해 삼성SDI의 배터리 기술력과 품질·안전성을 바탕으로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고객들에게 최고의 만족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사장은 "새로운 배터리 합작법인을 통해 우리는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경쟁에서 이길 것"이라며 "뛰어난 파트너들과 협업해 안전하고 친환경적이며 합리적 가격의 자동차 설계와 개발을 하고 이를 통해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것”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삼성SDI의 미국 진출로 국내 배터리 3사는 모두 미국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게 됐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와 스텔란티스, SK온은 포드와 합작사를 각각 설립했다.
임수빈 기자 im.su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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