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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 신무기 꺼낸 쏘카…‘스트리밍 모빌리티’로 카카오와 진검 승부

박재욱 대표, 9일 기자간담회 열고 향후 10년 전략 밝혀
“원하는 장소에서 탑승·반납, 차량소유 시대 끝낼 것”

 
 
박재욱 쏘카 대표가 9일 기자 간담회에서 향후 10년 전략인 '스트리밍 모빌리티'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쏘카]
차량공유 플랫폼 ‘쏘카’에서 새로운 모빌리티 전략을 내놨다. 원하는 브랜드의 차량을 원하는 장소에서 타고 반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요지다. 지금은 일부 지역을 빼곤 지정 주차장(‘쏘카존’)에 가야만 탈 수 있다. 또 차량을 반납하려면 원래 장소로 돌아가야 한다.  
 
9일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박재욱 쏘카 대표는 이런 전략에 ‘스트리밍 모빌리티’라는 이름을 붙였다. 노래를 다운로드하지 않고 스트리밍 애플리케이션(앱)에 들어가서 듣듯이, 차량도 소유하지 않고 원하는 장소에서 필요한 시간만큼만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지금도 필요한 시간만큼 쓸 수 있지만, 원하는 장소에서 타고 반납하긴 어려웠다.
 
쏘카 측은 ″차량에 탑승하면 이용자 취향에 따라 시트 위치, 온도 등 내부 환경을 자동으로 세팅하는 ‘나만의 공간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쏘카]

“마스는 공급자 중심 관점, 스트리밍과 달라”

박 대표가 말하는 ‘스트리밍 모빌리티’는 기존에 해오던 차량공유 서비스에만 그치지 않는다. 플랫폼택시 서비스인 타다는 물론, 공유 전기자전거 서비스인 ‘일레클(Elecle)’, 기차, 항공기 등을 포괄한다. 목적지를 정하면 구간별로 최적의 이동수단을 알려주고, 예약까지 가능하게 한다. 들을 만한 노래(차종)와 장르(이동수단)가 다양해야 스트리밍을 쓰는 이치와 같다.
 
박 대표는 “향후 3년 내로 수도권 내에서 30분 내로 부름 서비스(원하는 장소에서 차량을 쓸 수 있는 서비스)를 쓸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다양한 이동수단과 연계하기 위해 ‘패스포트 얼라이언스’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쏘카는 매달 정액을 내면 쏘카와 타다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구독 서비스인 ‘패스포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런 청사진은 카카오모빌리티(이하 카카오)가 주창하는 ‘마스(Mobility as a Service)’ 전략과 비슷해 보인다. 마스는 출발지부터 목적지까지 교통편을 통합 안내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카카오는 이미 카카오T에서 공유자전거는 물론, 시외버스, 기차, 항공기, 그리고 해외 택시(베트남)까지 예약·호출할 수 있게 했다. 다만 각각의 교통편을 통합해 안내하진 않고 있다.
 
‘마스’와 ‘스트리밍 모빌리티’의 다른 점으로 박 대표는 “공급자 중심이냐, 사용자 중심이냐의 차이”라고 말했다. 스트리밍 모빌리티는 이동은 물론, 이동 앞뒤까지의 사용자 경험을 포괄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항으로 가는 사용자라면, 차량 내 설치된 패널 화면에서 항공권을 미리 체크인할 수 있다. 또 사용자 취향에 맞게 차가 알아서 실내 환경을 세팅한다. 쏘카 관계자는 “쏘카는 (1만8000여 대 되는) 운행차량을 직접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작업이 가능하다”며 “실제로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IVI) 시스템·장비는 쏘카에서 직접 개발해왔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카카오모빌리티는 렌터카연합회와 플랫폼 중개 서비스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사진 카카오모빌리티]

렌터카 중개 서비스 ‘선방’ 날린 카카오

최근 택시기사 구인난도 쏘카로선 호재다. 지난 8월 전국 법인택시 운전자 수는 7만7934명으로, 지난해 1월(10만154명)보다 20% 이상 줄었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에도 택시 수가 충분히 늘지 않았다. 대리운전이나 택배, 배달로 인력이 분산됐기 때문이다. 국내 사용자와 택시기사 대부분이 가입해 있는 카카오T에 특히 배차가 어렵단 불만이 쏟아졌다.  
 
이 때문에 플랫폼택시업계에선 “현재 인력을 상수로 놓고 사업전략을 다시 짜야하는 상황”이라는 말이 나온다.  
 
사실이라면, 부족한 공급을 쏘카가 대신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사용자가 원하는 장소로 차량이 오기 때문이다. 정해진 장소에 반납할 필요도 없다. 사용자가 직접 운전한다는 점을 빼곤 택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박 대표 역시 “러시아워 등 특정 시간대에 차량대여 수요가 몰리는 것에 대해서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도 분주하게 움직인다. 모빌리티 시장을 두고 선공에 나선 건 카카오 쪽이다. 카카오는 지난 6일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와 손잡고 렌터카 중개 서비스를 내놓기로 했다. 시장에선 쏘카의 차량공유 서비스를 중·단기 차량대여의 일종으로 보고 있는 만큼, 카카오모빌리티와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박 대표는 “중소 렌터카사업자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쏘카가 새로운 전략을 내놓으면서, 모빌리티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싸움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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