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도 공판장에서 거래하는 시대가 열렸다. 지난 20일 국내 첫 달걀공판장이 문을 열면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018년부터 추진해 온 사안으로 달걀 가격 안정과 투명한 가격 공개 등을 위해 고안됐다. 


지금까지 달걀은 농가가 가공업체, 계란 유통상인 등 중간 판매자에게 공급할 때 바로 가격이 결정되지 않고 유통 시세나 유통비용 변동 등이 적용돼 월 단위로 농가에 사후정산하는 시스템이었다. 이 같은 사후 거래는 농가가 달걀 출하할 때 판매대금을 알 수 없어 계획적인 경영이 어렵고 중간 판매자가 정산 과정에서 유통비용을 전가하는 등 불합리한 부분이 적지않았다. 때문에 농가에서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공판장 설립이 지속해서 요구해왔다.    
 
이번 달걀공판장 개설로 달걀도 일반농산물과 소·돼지와 같이 공판장을 통해 유통된다. 국내 첫달걀공판장은 산란계 농장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달걀을 출하하면 구매자들이 참여해, 입찰방식과 정가·수의매매 방식으로 거래가 진행된다. 초기에는 계란 유통시장의 특성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 상황 및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우려 등 고려해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거래 강화에 중점을 둘 전망이다.  
 
달걀공판장은 해밀, 포천축산업협동조합부터 개설되고 향후 공판장 개소수 및 거래규모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거래는 지난 20일에 처음 시작했고 공판장 출하물량 및 구매수요 등에 따라 개장일을 조정해 나갈 예정이다.  
 
공판장에 참가하는 출하자는 달걀의 규격화·표준화가 가능하고, 생산량이 많은 대형 산란계농장 및 법인 15개 내외가 참여한다. 구매자는 대형마트, 식자재업체, 가공업체 등 대량수요처의 납품 협력업체 및 계란유통상인이 매매참가인으로 참여한다.
 
한편 올해 달걀 가격은 오르막 내리막 등 큰 변동을 나타냈다. 특히 여름에는 조류인플루엔자가 농가에 덮치면서 대대적인 살처분이 이뤄지면서 달걀 값이 급등하기도 했다. 실제 지난 8월에는 한판에 7000원까지 올랐다. 20일 기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품목별 평균가격 자료에 따르면 달걀 평균값은 6397원으로 지난해 5612원에 보다 700원가량 상승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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