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혈주의 이어 유리천장도 깨진다…은행권에 부는 '여풍'
KB금융, 박정림 KB증권 대표 '지주 4인방'에 올려놔
신한금융도 첫 계열사 대표에 여성 인재 등용
하나금융은 외부 여성 인재 부행장으로 영입
은행권에 순혈주의 뿐만 아니라 유리천장도 깨지는 분위기다. 은행들은 전통적으로 '버티면 올라가는' 식의 연공서열 체계를 유지해왔다. 결과적으로 임원인사에서 내부 인사 승진만 아니라 성비 불균형도 유지돼 왔다. 최근엔 디지털 금융 등 은행권 변화 바람이 거세지며 '능력주위' 임원인사가 요구돼 외부 인력만 아니라 여성 등용도 이뤄지는 분위기다.
유리천장 깨고 과감한 여성 인재 등용
업계의 주목을 받은 인사는 박정림 총괄부문장(KB증권 대표)이다. 양종희·이동철·허인 부회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을 뿐 아니라 내년부터 금융권의 가계대출 규제로 기업금융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CIB 부문을 담당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회장 승계 구도를 놓고 주요 인물로 박 대표가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16일 디지털·ICT 전문회사인 신한DS CEO에 조경선 신한은행 부행장을 내정, 신한금융 내 최초의 여성 CEO를 발탁했다. 조 신한DS 대표 내정자는 신한금융이 금융권 최초로 만든 여성리더 육성프로그램 '신한 쉬어로즈' 1기 출신이다. 아울러 신한금융은 김명희 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장을 신한금융 CDO(부사장)로 영입했다. 김 부사장은 한국IBM에서 약 23년간 근무했고, 2013년 SK텔레콤으로 자리를 옮겨 솔루션컨설팅 본부장으로서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한 신사업 등을 수행했다.
하나은행도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여성 임원을 발탁했다. 임원 인사에서 2명의 여성 본부장을 등용했다. 박영미 삼선교지점 Hub장(지역본부장)을 손님행복본부장으로, 고금란기관사업섹션RM부장을 영업지원본부장으로 선임했다. 이번 인사로 하나은행은 김소정 디지털경험본부 부행장과 이인영 소비자보호그룹 상무, 김미숙 연금사업본부장까지 여성임원 및 본부장을 총 5명 두게 됐다.
우리은행은 이번에 2명의 여성 본부장을 신규 선임했다. 이로써 우리은행의 여성리더는 총 5명으로 늘었다. NH농협금융은 지난해 임명된 이수경 농협은행 부행장을 포함해, 이달 이현애 부행장이 승진하면서 두 명의 여성 부행장을 두고 있다.
디지털 금융 거래 커지며 다양한 인재군 찾는 은행권
하지만 최근 비대면 금융거래 이용 규모가 커지고, 디지털 금융 도입으로 은행권 변화가 빨라지면서 능력 위주의 임원인사가 이뤄졌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여성 임원 배출도 수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 예로 하나은행이 지난 5월 디지털리테일그룹장 직무대행 겸 디지털경험본부에 김소정 현 부행장을 영입한 것을 두고 업계에선 하나은행이 순혈주의를 깬 것과 함께 여성 인재를 영입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신한금융이 김명희 부사장 인사를 결정한 것도 마찬가지라는 평가다.
업계에선 향후 다양한 외부 인재 영입이 이뤄지고, 여성 인재를 등용하는 등 임원직 구성에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권이 빅테크와 핀테크와 경쟁하기 시작하면서 외부 인력 영입이 중요해지고 여성 인재 영입도 함께 고려되고 있을 것"이라며 "은행 변화의 일부분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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