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보험주 수익률 1위…'주가부양책' 통한 메리츠화재
[개미들을 위한 주총 시즌 체크 포인트]
보험주 대체로 상승세…김용범 메리츠 부회장, 주주친화책에 130%↑
생명보험주 중 삼성생명 나홀로 하락…탄탄체력에 장기 전망은 밝아
지난해 대부분의 보험주들이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메리츠화재 주가가 가장 크게 급등하며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의 주가부양책이 제대로 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보험업계 맏형’ 삼성생명은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주가관리가 아쉬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가 주주 피해 방지를 약속했지만 자사주 매입 외에는 별다른 주주친화책을 내놓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보험주 주가는 지난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됐지만 백신 접종으로 지난해 경기 전망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으로 보험주에 대한 투자심리도 긍정적이었다.
2021년 보험주 중 가장 지난해 수익률이 높았던 것은 메리츠화재로 무려 129.79% 급등했다. 가장 수익률이 낮았던 것은 삼성생명으로 18.96% 하락했다.
저배당 우려, 자사주 소각으로 해결한 김용범
전체 보험주 중 주가 상승률이 가장 돋보인 것은 메리츠화재다. 지난해 메리츠화재 주가는 1만4600원에서 3만3550원으로 129.79% 급등했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이 평균 35% 수준이던 배당성향을 지난해 10%로 낮추겠다고 밝힌 이후 메리츠화재 주가는 한때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후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발표하며 하반기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배당성향을 축소했지만 자사주 매입으로 위기를 돌파한 셈이다.
김 부회장의 안정적 경영도 주가부양에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지난해 메리츠화재의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은 6609억원으로 전년 대비 53.1% 증가했다. 순익만 보면 5대 손보사 중 현대해상(4326억원)과 KB손보(3018억원)를 제치고 3위다.
김 부회장은 재임기간 적자 구조의 자동차보험 비중을 줄였고 암, 어린이, 치아보험 등 보험료 납입기간이 3년 이상인 장기인보험을 집중 판매하며 수익성 제고에 성공했다. 장기인보험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둔 시점에서 받은 보험료가 부채로 인식되는 저축성보험보다 회계 측면에서도 유리한 상품이다. 장기간 회사 체질개선에 나서며 기초체력을 튼튼히 구축, 투자 심리를 개선시켰다는 평가다.
삼성생명, 아쉬운 주주친화정책…IFRS17 대비는 으뜸
생명보험주를 보면 동양생명 주가가 2020년 12월30일 3520원에서 2021년 12월30일 6600원으로 87.50% 올랐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은 각각 20.29%, 4.03% 상승했다.
반면 이 기간 삼성생명 주가는 7만9100원에서 6만4100원으로 하락하며 18.96% 감소했다. 이는 전체 보험주 중에서도 가장 큰 하락폭이다.
“삼성생명 주가가 상장 시점보다 크게 내려간 데 대해 송구스럽다. 올해 2030 중장기 비전을 이행해 주주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지난해 3월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가 취임 후 첫 의장으로 나선 주주총회에서 한 말이다. 2010년 상장한 삼성생명의 주가는 13만원대에서 지난해 말 6만원대까지 하락하며 절반이 증발했다. 주주들의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고 전 대표는 지난해 주가 상승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주주들에게 선언했다.
하지만 이후 삼성생명 주가는 지난해 주총일인 3월18일의 7만8000원보다 더 떨어졌다. 전 대표가 2020년과지난해 3월 주총이 열리기 전 각각 6000주, 2000주씩 자사주 매입에 나섰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주가 상승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이후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은 없는 상태다.
배당성향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삼성생명은 지난 2019년 3년에 걸쳐 배당성향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1조4694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음에도 삼성생명 배당성향은 36.7%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순이익에서 1분기 삼성전자 특별배당(8020억원) 비중이 매우 컸기 때문이다. 별도기준으로는 삼성생명 순이익은 전년 대비 8.3% 감소한 851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 즉시연금 소송에서 패소하며 약 3000억원의 충담금 적립 부담이 커진 것도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한 모양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예견됐던 즉시연금 패소가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하지만 6월 8만원대를 기록하던 주가는 7월 들어 점차 하락세를 보이며 7만원대로 떨어졌다.
전 대표는 삼성증권과 삼성자산운용 거친 자산운용 전문가지만 지난해 말 기준 삼성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생보업계 평균(3.0%)에 못 미치는 2.8%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3월(2.6%)보다는 운용자산이익률이 올랐지만 300조원에 달하는 삼성생명의 자산 규모를 감안해도 성장세가 더딘 편이다.
다만 재무건전성 지표인 RBC비율(305%)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했다는 점은 위안이다. 2023년 새로 도입되는 새 회계기준(IFRS17) 하에서 삼성생명의 기초체력은 매우 탄탄한 상황이다. 삼성생명 측은 “올해 보험이익 제고 노력과 매각 재원 활용 등으로 안정적인 주당배당금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 주가 전망과 관련해 “IFRS17 이후 손익 증가와 안정적인 배당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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