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면세점 구매한도 5000달러 폐지, 면세한도 증액 목소리 나와
1979년 면세점 구매한도 도입 이후 43년 만에 폐지
면세업계, 내국인 고객 모시기 마케팅 활발
국내 면세점 구매한도가 폐지되면서 면세업계에 활기가 돌고 있다. 이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 의무도 21일부터 면제가 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5000달러(약 600만원)로 설정된 국내 면세점 구매한도가 폐지됐다. 해외로 출국하는 내국인은 한도 제한 없이 면세점에서 물건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정부가 면세점 구매한도를 아예 없애기로 한 것은 1979년 면세점 구매한도 도입 이후 43년 만이다. 코로나19로 침체된 면세업계를 지원하고 해외 소비를 국내로 돌리기 위해서다.
국내 면세점에서 물건 구입 후 해외에서 국내로 입국하는 내국인과 외국인 등에게 적용되는 면세 한도는 600달러(약 72만원)로 유지된다. 면세점에서 한도 없이 자유롭게 구매는 가능하지만 600달러가 넘는 면세점 구매품에 대해서는 세금이 부과된다. 기존처럼 가격이 400달러 이하인 1L 이하 술 1병과 담배 200개비(궐련 기준), 향수 600㎖ 등에 대해서는 관세를 면세해준다. 다만 이는 방문하려는 국가에 따라 기준이 다르므로 이번 5000달러 구매한도 폐지와 상관없이 사실상 구매한도가 남아있는 품목들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구매한도 폐지 소식에 면세한도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다. 실제 해외 여행자에 대한 미국의 면세한도는 800달러, 호주는 900호주달러, 일본은 2000달러, 중국은 약 1200달러로 우리나라(600달러)보다 조금 높거나 낮은 수준이다. 정부가 오는 21일부터 국내에서 백신을 접종한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도 면제하기로 해 해외여행 수요 폭발도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화 유출 방지 차원에서라도 면세한도 상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천공항 측은 “면세한도 상향은 여객의 잠재적 구매력 향상을 유인해 면세점 매출 증대, 매출총량 증가로 이어져 정부 관세에도 긍정적 시너지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매한도 폐지 소식에 면세점에서는 5000달러 이상을 결제한 소비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폐지 첫날인 18일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서 면세 상품 구매에 5000달러 이상을 쓴 고객이 나왔고, 다음 날에는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에서 한 고객이 5000달러 이상을 썼다.
면세점들도 내국인 고객 유치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한도 폐지 이후 5000달러 이상 결제 고객에서 100만원 상당의 롯데면세점 결제 포인트를 증정하고 오프라인 회원 등급을 최고 등급으로 상향하는 혜택을 선보였다.
국내 브랜드 입점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본점은 국내 인기 브랜드인 ‘라이프워크’, ‘빅웨이브 컬렉티브’, ‘올댓케잌’을 입점해 K-패션 브랜드 라인을 강화했다. 신라면세점은 뷰티 브랜드를 200여 개에서 240여 개로 늘리고, 이 중 K-뷰티 브랜드를 106개로 확대했다.
김채영 기자 kim.chae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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