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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맵 대리운전 호출중개 업체 인수…대리운전 시장 카카오·티맵으로 양분

티맵, 호출중개 1위 업체 로지소프트 인수
티맵 통한 호출, 중개업체 통해 처리 가능해져
동반위 결정 무력화 지적도…업계 “강력 제재해야” 목소리 높여

 
 
티맵모빌리티의 밸류체인 모식도.[사진 티맵모빌리티]
묘수일까 무리수일까. 대리운전 호출중개업체를 인수하기로 한 티맵모빌리티의 선택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대리운전업계 1위 카카오모빌리티를 쫓을 발판을 마련하게 됐지만, 골목상권 침해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불과 한 달 전 정부는 대리운전업계를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했다.
 
티맵모빌리티는 17일 대리운전 호출중개 플랫폼 기업 로지소프트 지분 100%를 547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전화 호출을 바탕으로 한 대리운전 시장은 대리운전업체와 호출중개업체, 그리고 대리기사로 이뤄져 있다. 고객이 대리운전업체 번호에 전화하면, 호출중개업체에서 호출을 받는다. 대리기사는 중개업체를 통해 호출받는다. 대부분 규모가 영세한 대리운전업체 입장에선 이렇게 호출을 공유하면 소속 기사에게 일정량의 호출을 보장해줄 수 있어 이득이다.  
 
로지소프트는 이 업계 호출중개 1위 업체다. 업계에선 하루 전체 대리운전 호출 수를 18만건으로 추산하는데, 이중 로지소프트가 중개하는 건수는 11만건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에서 2020년 인수한 2위 업체 콜마너는 4만5000건 정도를 중개하는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티맵은 이번 인수로 단숨에 업계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 잡는 셈이다.

 
티맵에서 기대하는 건 기사 확보다. 그동안 티맵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호출이 와도 이를 처리할 기사가 없었다. 지난해 7월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하루 처리 건수는 100건 안팎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로지소프트를 통하면, 티맵 호출을 다른 대리운전업체 소속 기사가 받을 수 있게 된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가 콜마너를 인수한 포석이기도 했다.

 
기대감은 인수가액에서도 드러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43억3000만원에 콜마너를 샀었다. 로지소프트의 호출중개 건수가 두 배 이상 많지만, 콜마너의 매출액이 더 많다. 로지소프트의 지난해 매출은 5억6700만원이었다. 같은 기간 콜마너 사업을 담당하는 씨엠엔피의 매출은 28억7458만원이다. 티맵 입장에선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돌파구를 마련해야 했던 것이다.

 
티맵 측은 인수 소식을 전하며 “공급이 부족해 처리되지 못하는 전화 대리업체들의 콜을 플랫폼 기사가 처리할 수 있도록 해 업체와 대리기사 모두의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영교 동반성장위원장(왼쪽)이 5월 24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회의를 마친 뒤 관계자와 논의하고 있다. 동반위는 이날 회의에서 대리운전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했다. [연합뉴스]

골목상권 침해 논란 넘을 수 있을까

문제는 업계 반발이다. 카카오모빌리티에 이어 티맵, 타다 등 플랫폼업체의 진출이 이어지자 기존 대리운전업체들은 골목상권 침해를 이유로 반발했다. 이에 동반성장위원회는 5월 24일 전화호출 기반 대리운전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지정하고 카카오모빌리티와 티맵 등의 사업 확장을 제한하는 권고를 내렸다. 다만 호출중개업체 포함 여부는 3개월간 더 논의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동반위에서 결론을 내기 전 티맵모빌리티가 인수를 강행하면서 중소 대리운전업체의 노력은 허사로 돌아가게 됐다. 동반위 조정 테이블에 참여해온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는 17일 긴급 성명을 내고 “선수가 심판을 돈으로 사고 그 심판이 또 선수로 뛰려 한다”며 “이번 티맵의 행보에 대해 (동반위가) 철저하고 강력한 제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 카카오모빌리티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계기로 최근 매각설까지 도는 상황”이라며 “카카오도 넘지 못했던 업계 반발을 티맵 측이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문상덕 기자 mosad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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