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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SK, 배터리 R&D 열전…상반기 투자 1조 육박

배터리 3사 연구개발에 9971억원 투입
中 물량 공세에 기술 우위 필요성 대두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폭스바겐 ID.4 GTX. [사진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R&D(연구개발)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에만 1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투입하며 기술 경쟁력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통과와 중국 기업들의 배터리 산업 진출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K-배터리’가 기술 우위를 지속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규모는 삼성SDI, 증가율은 LG에너지솔루션

2022년 기업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SK온은 올해 상반기에만 총 9971억원을 R&D에 투자했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체별로 보면 삼성SDI의 R&D 투자액이 514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9% 늘어난 것으로 매출의 5.9%에 해당한다. 이 기간에 삼성SDI는 ▶EV용 고용량, 고에너지 밀도 전지 개발 ▶전력용 고에너지 ESS(에너지저장장치) 모듈 개발 ▶원형셀수명 중 전극구조 및 열화분석 등 대부분의 R&D비용을 배터리 관련 연구로 사용했다. 업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배터리 분야에서의 기술 개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삼성SDI의 R&D투자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도 R&D에 3784억원의 돈을 투입하며 뒤를 이었다. 삼성SDI가 배터리 외에 디스플레이 소재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슷한 수준의 투자 규모가 이뤄졌다.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은 33.1%로 삼성SDI를 크게 상회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R&D를 포함한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비록 미국 애리조나주에 짓기로 한 신규 배터리 공장 계획 재검토에 들어갔지만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대거 포진한 유럽을 중심으로 설비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 공장의 생산 능력을 오는 2025년까지 70GWh(기가와트시)에서 100GWh로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SK온도 같은 기간 1040억원을 R&D에 투자했다. 주행거리 극대화와 급속충전 시간 최소화 등 주로 차량용 배터리의 성능 향상을 목적으로 R&D가 이뤄졌다. 매출에서 R&D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1% 수준이지만, 지난해 4분기(7.5%)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던 것을 고려하면 올 하반기에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삼성SDI 각형 배터리. [사진 삼성SDI]

불확실성 극복에 도움…정부 지원 필요 지적도

 
업계에서는 배터리 3사의R&D 확대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원자재값 상승 등 불확실성 극복에 품질 향상과 기술 우위가 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에 따른 점유율 방어 측면에서도 R&D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수시장에만 머물렀던 중국 업체들은 최근 CATL을 중심으로 글로벌 고객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CATL은 현재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34.8%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의 진출 가속화 등을 고려하면 한국 기업들의 R&D 역량 강화를 통한 기술 우위 전략은 유효할 수 있다”면서도 “배터리 기술의 상향 평준화와 미국의 IRA와 같은 자국우선주의 등 R&D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변수가 존재하는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도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건엄 기자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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