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만에 최고 찍는 물가…한은 “8~9월엔 6% 중후반까지도”
“물가 3%대 이하 시점은 내년 하반기”
"잠재 성장률보다 높아…경기침체 아냐"
한국은행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5.2%로 크게 올려 잡았다. 동시에 올해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대한 눈높이는 2.6%로 소폭 낮췄다.
한은은 25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2%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지난 5월 발표한 전망치 4.5%보다 0.7%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이번 소비자물가 상승률 연간 전망치는 1998년 9.0% 이후 24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은의 전망대로 올해 5.2% 상승률이 실현되면, 1998년 7.5%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은이 이처럼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올린 것은 이미 6%를 넘은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사상 최고 수준인 4%대 기대인플레이션율을 반영한 결과다. 또한 국제 유가와 곡물 가격 불안, 보복소비(지연소비) 등 수요측 인플레이션 압력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수정 경제전망은 특히 올해와 내년 물가 전망치가 예상보다 크게 상향 조정된 점이 특징”이라며 “올해 연간 5.2% 물가상승률은 결국 남은 8~12 월 평균 물가 상승률이 5.9%이 된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특히 휴가시즌과 추석 계절성까지 고려해 8~9월 물가상승률을 6% 중후반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내년에는 물가상승률이 3.7%로 올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 5월 전망치인 2.9%보다는 0.8%포인트 높여 잡았다. 한은의 물가안정목표 2%도 훌쩍 뛰어넘는 높은 수치다.
이날 김웅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상승률은 내년 하반기 2.9% 정도로 전망하고 있으며, 물가 상승률이 3%대 미만으로 떨어지는 시점은 내년 중반을 넘은 시기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2.6%로 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한은은 하반기 이후 글로벌 경기둔화의 영향으로 수출 둔화 폭이 확대되면서 성장흐름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으로 한은은 민간소비가 소득여건 개선과 일상회복 지속 등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 4.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투자 또한 건설자재가격 상승세 둔화, 분양물량 증가로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설비투자는 글로벌 경기둔화와 자본조달비용 상승 등으로 연간 성장률 -3.8%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상품수출은 중국과 미국 등 주요국 경기둔화의 부정적 영향이 확대되면서 증가세가 약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한은은 내년 연간 성장률을 2.1%로, 지난 5월 대비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성장률은 하반기 이후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수출 둔화 폭이 점차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세계 성장률이 낮아지는데 우리만 유아독존으로 성장률을 높게 유지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며 “다만 내년 성장률 전망도 잠재 성장률보다 높기 때문에 경기침체라고 부르긴 어렵다”고 했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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