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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에 흔들리는 K-배터리…이차전지 재활용으로 극복할까

핵심광물 中의존도 높아…리튬 80% 이상 수입
폐배터리 재활용 통해 공급처 확대 및 비용 절감

 
 
 
지난 6월 29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2 세계 태양광에너지 엑스포'에서 한 업체가 폐배터리로부터 리듐을 효과적으로 추출해 자원회수 시스템을 소개하는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폐배터리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가 발효되면서 중국 광물 의존도가 높은 국내기업들에 공급처 다변화라는 숙제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배터리 업계는 폐배터리 재활용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통해 대외 불확실성 극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6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업체들은 미국 정부가 지난 16일 통과시킨 IRA에 따라 북미 지역이나 미국의 FTA(자유무역협정) 체결국에서 채굴 및 가공한 광물의 비율을 점차 확대해 나가야 한다.  
 
세부적인 비율은 ▶2023년 40% 이상 ▶2024년 50% ▶2025년 60% ▶2026년 70% ▶2027년 80%다. 여기에 북미 지역에서 생산되는 배터리가 내년부터 50%를 넘어야 하며 이 역시 매년 10%씩 상승해 2029년까지 100%를 달성해야 한다.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북미에서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크게 저하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국내 배터리업체들의 배터리 핵심 자원의 중국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점이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배터리 핵심 원료인 수산화리튬 전체 수입액 17억4829만 달러(한화 약 2조3357억원)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84.4%(14억7637억 달러)로 나타났다. 광물 가공업체도 80% 이상이 중국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공급처 다변화가 얼마나 절실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해마다 중국 비중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IRA 발효에 따른 국내 배터리업체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수산화리튬 중국 수입 의존도는 2018년 64.9%에서 지난해 83.8%로 18.9%p 올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 연합뉴스

배터리 3사, 전지 순환체계 구축 속도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업체들도 핵심 자원에 대한 공급처 다변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내 업체들이 이미 진출해 있는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폐배터리 재활용은 배터리를 녹이거나 분쇄해 리튬, 니켈, 코발트 등 고가 희귀 광물을 추출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원재료를 수입해야 하는 배터리 업체 입장에서는 원재료 공급망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고 실질적인 비용절감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업체별로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재활용 업체와 함께 전지 순환 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LG솔루션과 LG화학은 미국 업체인 ‘리사이클’에 투자해 배터리 원재료 재활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SDI도 폐배터리 재활용을 위해 천안, 울산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스크랩 순환체계를 구축한 상태다. 사업장에서 발생한 스크랩(고철)을 전문업체가 수거한 뒤 황산니켈, 황산코발트 같은 광물 원자재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SK온은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 함께 세운 ‘블루오벌SK’ 사업장에서 생긴 폐배터리를 재활용 업체인 레드우드 머티리얼즈과 협업할 계획이다.
 
다만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폐배터리 재활용만으로는 IRA의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공급처 다변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IRA가 발효된 만큼 연내로 좀 더 구체적인 기준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폐배터리 재활용을 비롯해 공급처 다변화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며 “배터리 업체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대외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이 동반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건엄 기자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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