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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엑시노스, 판매 개선에도 초격차 제동?…“고성능 AP 흥행 절실”

엑시노스 2분기 출하량 53% 급증…중저가 라인업 견인
삼성, 파운드리·팹리스 사활…시스템반도체 첨병 역할

 
 
 
삼성전자, 프리미엄 모바일AP ‘엑시노스 2200’.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가 중저가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고성능 AP 시장에서는 반대 모습을 보이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팹리스(설계) 등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초격차를 이어가기 위해선 미세공정이 적용된 고성능 AP의 성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5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전자 '엑시노스'의 출하량은 2280만 대로 1분기(1490만대) 대비 53% 급증했다. 중저가 AP인 엑시노스 1080과 850이 탑재된 보급형 스마트폰 판매 호조로 출하 실적이 크게 개선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엑시노스 850을 탑재한 갤럭시 A13 LTE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 엑시노스 1080이 적용된 갤럭시 A53 5G 역시 10위권 내에 포함됐다.
 
이처럼 중저가 시장에서 쾌거를 거둔 엑시노스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고성능 AP 시장에서는 압도적 성능을 자랑하는 애플은 물론 직접적 경쟁사인 퀄컴보다 한 수 아래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고성능 AP 시장에서의 엑시노스 점유율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엑시노스는 2분기 모바일 AP 시장에서 7.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4.8% 대비 3%p 상승한 수치지만 퀄컴(21.8%), 애플(16.6%)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올해 초 출시된 엑시노스 2200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능과 흥행 성적을 보여주면서 회의적인 시각은 더욱 깊어진 상태다. 4나노 미세공정에서 생산된 엑시노스 2200은 출시 직전까지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부문의 퀄컴 의존도를 낮춰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수율과 발열 문제 등으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유럽 등 일부 지역 외에 출시되는 갤럭시S22 시리즈에 퀄컴 스냅드래곤 8 Gen1을 탑재했다.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 시리즈. [사진 삼성전자]

엑시노스 성공 여부가 파운드리 신뢰성과 직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고성능 AP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서 엑시노스의 흥행이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는 설명이다. 메모리에 치중된 현재의 반도체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엑시노스가 첨병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차세대 모바일 엑시노스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며 “선도업체와의 협력 강화, 조기개발 착수를 통해 시장점유율 증대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장 팹리스만 보더라도 4나노 공정 설계 능력을 입증하는데 고성능 엑시노스의 존재가 절실하다. 지난 2분기 엑시노스 점유율 확대에 중저가 AP인 엑시노스 1080과 850이 상당한 기여를 했음에도 4나노 공정의 엑시노스 2200보다 중요도가 떨어지는 이유기도 하다. 엑시노스 1080과 850은 각각 5나노, 8나노 공정에서 생산된다.
 
삼성전자가 공을 들이고 있는 파운드리의 분야에서도 엑시노스의 존재감은 확실하다. 미세공정이 삼성전자 초격차 전략의 핵심인 만큼 이를 활용해 생산되는 엑시노스의 성공 여부가 파운드리 사업의 신뢰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통상 시스템 반도체는 설계 역량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경향이 있지만 미세공정이 요구되는 IT향 제품의 경우 파운드리의 수율도 큰 변수가 된다. 아무리 뛰어난 설계를 하더라도 이를 구현할 수 있는 미세공정 라인이 받쳐주지 못하면 ‘그림의 떡’에 그칠 공산이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엑시노스 시리즈는 고성능 AP 시장에서 점차 영향력을 잃어왔다”며 “이 때문에 초미세공정 파운드리를 비롯한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역량에 대해서도 다소 의구심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성능 AP의 성공적인 개발을 통해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경쟁력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건엄 기자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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