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달 10월…신라젠·코오롱티슈진 거래재개 될까 [상장폐지 경고등 켜진다②]
9월 개선계획 내역서 제출…10월 기심위서 결론
경영진 교체·사업 확보·자금 마련 등 자구 노력
신라젠 17만·코오롱티슈진 6만 소액주주 ‘전전긍긍’
신라젠과 코오롱티슈진은 오는 10월 상장폐지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신라젠은 지난 8월 한국거래소에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했고, 코오롱티슈진은 오는 23일까지 내역서 제출을 앞두고 있다. 거래소는 향후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고 개선 기간 동안 신라젠의 자구 노력 등을 점검해 상장 폐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라젠은 지난 8일 한국거래소에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했다. 지난달 18일 개선 기간이 종료되면서 15영업일 이내에 해당 내역서를 제출해야 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향후 20영업일 이내에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고 신라젠의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절차를 고려하면 오는 10월 12일께 신라젠의 최종 상장 유지 또는 폐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코스닥 시장위에서 신라젠의 상장 유지가 결정될 경우 다음 거래일부터 거래가 재개된다. 만약 2심에서도 상장폐지 결정이 나온다면 이의신청을 거쳐 3심으로 갈 수도 있다. 코스닥의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는 총 3심제로, 신라젠은 1심과 2심에서 상장폐지 통보를 받은 뒤 각각 개선 기간 1년과 6개월을 부여받은 바 있다.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 등 전·현진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2020년 5월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해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올해 1월 18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 결정을 통보받았지만, 같은 해 2월 열린 시장위에서 개선 기간 6개월을 부여받아 기사회생했다. 거래소는 신라젠에 ▶연구개발(R&D) 인력 확충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 ▶비(非) R&D 분야 투명경영 ▶기술위원회 등 기구 설치 등을 요구했다.
반년의 개선 기간 동안 신라젠은 거래소 요구 내용을 대부분 이행했다. 신라젠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메디컬·임상센터 등 R&D 인력을 20명으로 늘리고 지난 6월엔 R&D 부문을 총괄할 CMO(임상 책임자) 채용을 완료했다. 개선 기간 종료를 앞둔 지난 8월 4일 김재경 전 랩지노믹스 창립자를 신임 대표로 선임하는 등 경영진 전면 개편에 나섰다.
신규 파이프라인의 경우 9월 중 도입을 약속했지만 아직 이행되진 않았다. 다만 1개 이상의 파이프라인만 확보하면 되는 만큼 거래재개엔 문제가 없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17만 소액주주는 신라젠이 기업 영속성을 증명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 2분기 말 기준 신라젠 소액주주는 16만5483명이다. 보유주식 수는 6792만6063주로 총 발행주식(1억279만2125주)의 66.1% 규모다.
거래소의 최종 결정을 앞두고 일각에선 신라젠의 거래재개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선 기심위에서 내린 상장폐지 결정을 시장위가 뒤집으면서 6개월의 짧은 개선 기간을 부여했다는 점이 긍정 요인으로 꼽힌다. 기간이 짧을수록 거래소가 해당 기업이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어서다.
티슈진, 23일까지 개선계획 이행내역서 제출해야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는 회사가 2017년 출시한 유전자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의 허위성분 논란에서 비롯됐다. 2019년 인보사의 식약처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 세포가 포함돼 논란이 발생했고, 같은 해 5월 인보사의 품목허가 취소가 결정되면서 코오롱티슈진의 주식 거래도 정지됐다.
이후 열린 1심과 2심에서 코오롱티슈진은 각각 12개월의 개선 기간을 부여받았다. 올해 2월 3심 격인 코스닥 시장위가 열렸지만, 거래소는 상장폐지 관련 결정을 종결하지 못하고 추후 속개하기로 했다. 지난해 6월 코오롱티슈진에서 횡령·배임 혐의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인보사 관련 문제와 횡령·배임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상장 폐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도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6월 횡령·배임 혐의 발생으로 같은 해 8월 열린 기업심사위원회에서 1년의 개선 기간을 받았다. 해당 개선 기간은 지난 8월 31일 종료됐다.
코오롱티슈진은 개선 기간 동안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고 자금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 지난 7일엔 총 33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달과 지난해 12월에는 제삼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각각 388억원, 355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최근 9개월 새에 10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마련한 셈이다.
모기업인 코오롱그룹 차원의 지원도 계속되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코오롱티슈진이 지난달과 지난해 12월 진행한 두 차례 유상증자에 참여해 각각 350억원과 291억원을 지원했다.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역시 각각 38억원, 64억원 등 총 102억원의 사재를 출연해 자금 지원에 나선 바 있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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