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코오롱티슈진 ‘운명의 날’ 임박…23만 소액주주 ‘촉각’
신라젠, 12일까지 상폐여부 결정…개선과제 이행 완료
코오롱티슈진, 25일 기심위…신규자금 수혈로 ‘숨통’
상장폐지 여부를 앞두고 있는 신라젠과 코오롱티슈진의 운명이 이달 결정된다. 신라젠 약 17만명, 코오롱티슈진 약 6만명의 소액주주들이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이르면 오는 11일이나 12일 신라젠의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 등 전·현진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2020년 5월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해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올해 1월 18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 결정을 통보받았지만, 같은 해 2월 열린 시장위에서 개선 기간 6개월을 부여받아 기사회생했다.
거래소는 신라젠에 ▶연구개발(R&D) 인력 확충 ▶신약 파이프라인(개발 신약후보 물질) 확보 ▶비(非) R&D 분야 투명경영 ▶기술위원회 등 기구 설치 등을 요구했다.
신라젠은 6개월의 개선 기간 동안 거래소 요구 내용을 이행했다. 지난 2월 시장위 결정 이후 임상을 총괄할 최고의학책임자(CMO) 등 연구·개발(R&D) 인력을 충원하고 기술위원회를 설치했다. 지난달에는 스위스 제약사 바실리아(Basilea)와 항암제 일종인 유사분열 체크포인트 억제제(MCI) 후보물질 ‘BAL0891’을 도입했다.
마지막 과제였던 단일 파이프라인 구조에서 벗어나면서 한국거래소가 부여한 과제를 완료했다. 신라젠 관계자는 “거래소가 내준 과제도 모두 이행했다”며 “항암제 개발 경험을 살려 이번에 새롭게 도입한 물질을 성공적으로 개발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주식 거래 정지로 2년 넘게 돈이 묶인 17만 소액주주는 신라젠이 거래를 재개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 2분기 말 기준 신라젠 소액주주는 16만5483명이다. 보유주식 수는 6792만6063주로 총 발행주식(1억279만2125주)의 66.1% 규모다.
거래재개에 앞서 신라젠 2대주주이자 재무적 투자자(FI)인 ‘뉴신라젠투자조합’은 보호 예수 기간을 내년까지 연장했다. 거래재개 후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당초 뉴신라젠투자조합이 보유한 1250만주의 보호 예수 기간은 지난 9월 해제될 예정이었다. 또 뉴신라젠투자조합은 거래재개 시점부터 내년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조합원에게 주식을 지급하기로 했다.
코오롱티슈진 기심위 오는 10월 25일 열려
거래소는 횡령·배임 혐의 발생 등의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한 코오롱티슈진에 대해 지난해 8월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1년의 개선기간을 부여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달 23일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했다. 거래소는 서류 제출일로부터 20영업일 이내에 기심위를 열어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의결해야 한다.
코오롱티슈진은 개선 기간 동안 재무 건전성 개선과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 9월 7일엔 총 33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지난 8월과 지난해 12월에는 제삼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각각 388억원, 355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모기업인 코오롱그룹의 지원도 계속되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코오롱티슈진이 지난 8월과 지난해 12월 진행한 두 차례 유상증자에 참여해 각각 350억원과 291억원을 지원했다.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역시 각각 38억원, 64억원 등 총 102억원의 사재를 출연해 자금 지원에 나섰다.
홍다원 기자 daon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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