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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냉각·PF 부실화에 건설株도 한 달간 14% 하락

레고랜드가 쏘아올린 PF 부실화 우려, 현대건설 17%↓
서울 아파트값 10년4개월만에 하락폭 1위, 내년에도 고비

 
 
금리 인상, 거래 절벽 등의 여파로 아파트값이 계속해서 하락하는 가운데 건설주도 부진하다. [연합뉴스]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동산 침체에 건설주가 맥을 못 추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로 떠오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조달 우려가 커지면서 전망도 어둡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 간(9월 19일~10월 19일) 주요 건설주 7개의 평균 하락률은 14.68%에 달한다. 코스피200 건설 지수도 같은 기간 4.70% 빠졌다.
 
건설주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건 금리 인상 여파에 부동산 시장 매수 심리가 줄어들면서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한국부동산원 주간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27% 떨어졌다. 2012년 6월 11일 -0.36% 이후 10년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부동산 침체 분위기는 고스란히 주가로 이어지고 있다. 종목별로 보면 한 달 새 동부건설(-20.02%)이 가장 많이 하락했다. 건설 대장주인 현대건설도 17.55%나 빠졌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19일까지만 해도 4만3300원에 거래됐지만 전날 3만5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태영건설(-18.77%), GS건설(-15.48%), 대우건설(-11.44%), HDC현대산업개발(-9.87%), DL이앤씨(-9.66%) 등 모두 줄줄이 하락했다.  
 
 
최근 중동 특수 기대감이 컸던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하마드 빈 살만 왕세자(MBS)의 11월 방한이 무산됐다는 소식도 타격을 줬다. 세계 최대 스마트시티 건설 프로젝트인 ‘네옴시티'(NEOM City)’ 건설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사그라들면서다. 국내 부동산 시장 냉각으로 건설사들은 해외 수주 등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었다. 그러나 방한 무산으로 투자 심리가 악화돼 현대건설은 지난 10월 17일 하루에만 7.31% 하락했다.  
 
전망도 좋지 않다. 레고랜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채무 불이행 사태로 불안 심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대출 자체가 어려워 자금 조달이 막혔고 시행사 보증 등 부동산 사업 진행 전반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지방 건설사 등 부도는 시간 문제라는 소문까지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앞서 강원중도개발공사(GJC)는 2020년 레고랜드 건설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특수목적회사(SPC) 아이원제일차를 설립하고 205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CP)를 발행했다. 그러나 아이원제일차가 부도 처리됐다. 이번 사태로 지방자치단체가 보증한 기업어음(CP)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회사채 등 자금 흐름이 얼어붙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올해까지만 해도 이미 벌여놓은 사업이 많아 사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시장이 냉각된 데다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내년부터는 진짜 고비가 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도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에 건설주 주가가 부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금리 급등으로 인한 주택시장 우려 증가로 건설업종 주가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이라면서 “빈 살만 방한 취소 보도 등으로 단기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 ABCP에 대한 보증 의무 불이행 등으로 시공사 유동성 고갈 우려가 커졌고 건설주는 약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홍다원 기자 daon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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