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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교류]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 113주년, 현지에서 느끼는 그날의 역사

[한중교류]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 113주년, 현지에서 느끼는 그날의 역사

(중국 하얼빈=신화통신) 1909년 10월 26일 대한제국의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역에 잠입해 당시 일본 추밀원 의장이자 전 총리였던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고 순국했다.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 113주년을 맞아 기념관을 찾은 심민수 하얼빈한국상회 회장이 안중근 의사 동상 앞에 헌화했다.

"저희는 매년 재중 한국인을 조직하여 안중근 의사 기념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심 회장의 말이다. 그는 26일 재중 한국인과 중국인 20여 명과 함께 안중근 의사 기념식에 참석했다.

심민수 하얼빈한국상회 회장을 포함한 재중 한국인, 중국인 20여 명이 26일 안중근의사기념관을 찾았다. (사진/신화통신)

이토를 사살한 안중근 의사는 현장에서 체포돼 사형을 선고받고 이듬해 3월 중국 뤼순(旅順)형무소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사형이 집행된 후 가족들은 하얼빈공원(현 자오린공원) 곁에 묻어 달라는 안중근 의사의 유언을 받들고자 일본에 시신을 넘겨 달라고 요구했으나 일본 당국은 이를 무시한 채 시신을 비밀리에 암매장했다. 안중근 의사의 유해는 아직까지 찾지 못하고 있다.

26일 촬영한 안중근의사기념관 외부. (사진/신화통신)

하얼빈시는 2006년 안중근의사기념전을 열었다. 그 이후에 관련 부서의 출자를 받고 해외 자료를 수집해 전시장을 사건 발생지로 이전했다. 2014년 1월 19일 안중근의사기념관 개관식이 하얼빈역에서 진행됐다.

기념관 안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안중근 의사의 동상이 보인다. 기차역 승강장 형태를 한 전시홀을 지나다 보면 마치 침략과 항일의 현장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기념관은 안중근 의사의 가족과 생애, 이토 히로부미 사살 등과 관련한 내용을 글과 사진으로 상세하게 전시했다. 전시홀 끝에 다다르면 그곳에 난 창문을 통해 지금의 하얼빈역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얼빈역 승강장 바닥에는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할 당시 두 인물이 서 있던 위치가 표시돼 있다.

역사는 빠르게 지나갔지만 전시관의 요란스러운 기적 소리와 표지판은 이곳에 역사의 흐름을 바꾼 몇 발의 총성이 있었음을 일깨운다.

"그는 우리 민족의 영웅일 뿐 아니라 세계의 영웅이라고 생각합니다." 심 회장은 안중근 의사의 동상에 묵념한 뒤 "이 전시관은 많은 사람에게 그의 이야기를 알릴 수 있어 매우 의미가 있다"고 말을 이었다.

26일 촬영한 안중근의사기념관 내부. (사진/신화통신)

하얼빈 유학 중인 한국인 대학생 이수혜씨는 "한국에도 안중근의사기념관이 있지만 사건 발생지에서 기념하는 것이 더욱 의미 있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기념관 관계자는 1주일에 하루 문을 닫는 것 말고 특수한 상황이 아닐 경우 기념관은 늘 무료로 개방된다며 현지 기업체 단위로도 많이 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몇 년간 매년 수만 명의 사람이 기념관을 찾아와 방명록을 남기고 간다고 덧붙였다.

무단장(牡丹江)시에서 하얼빈으로 출장을 왔다가 기차를 타기 전에 기념관을 방문했다는 쑨(孫)씨는 기회가 되면 아이들을 데리고 이곳에 다시 방문해 역사를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 전문가는 길고 긴 역사 속에서 사람들이 안중근 의사를 추모하고 그를 기리는 기념관을 세우는 것은 역사를 기억하고 평화를 소중히 여기며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내다보길 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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