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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까지 누적적자 500억”...‘푸르밀’에 남겨진 과제 두 가지

사업종료 전격 철회한 푸르밀...30% 인원감축
누적적자인 경영악화부터 신뢰 회복까지
낙농진흥회 계약 마쳐, 원자재 수급도 어려워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푸르밀 본사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돌연 사업종료 계획을 발표하고 전 직원 정리해고를 통보한 푸르밀이 지난 10일 호소문을 발표하며, 기존 발표를 전격 철회했다. 푸르밀은 4차례의 노사 교섭을 통해 사업 종료 방침을 철회하고, 30% 인원 감축으로 조직을 줄여 사업을 이어나가기로 최종 합의했다. 
 
신동한 푸르밀 대표는 임직원과 노동조합원 일동과 공동으로 낸 호소문을 통해 “45년 전 창업 초심으로 돌아가 재도전하고자 하오니 부디 회사에 대한 미움을 거두어 주시고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봐 주시라”며 “무릎 꿇어 간절히 호소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노사 4차 교섭 끝에 사업 유지로 최종 마무리됐지만, 업계는 아직 푸르밀이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고 입을 모은다. 과제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적자가 누적된 ‘경영악화’이다. 
 
실제 푸르밀은 2019년 영업손실 88억원에서 2020년 113억원, 2021년 123억 등 매해 적자폭이 커지면서 지난 4년간 누적 적자가 300억원이 돌파했다. 여기에 올해에도 180억원 이상의 적자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해 올해까지 누적 적자는 총 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푸르밀 측은 “오너 경영 실패라는 따끔한 지적에 책임을 통감하면서도 유제품 소비 감소와 원재료비와 유류대 상승 등 대외 경영 환경 악화까지 겹치면서 누적 적자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또 앞서 발표한 사업종료 계획으로 당분간 사업 정상화까지 어려운 실정이다. 푸르밀은 11월 말 사업종료를 계획하며 원유 80%가량을 공급받아온 낙농진흥회와 지난 10월 기점으로 재계약을 맺지 않은 상황이다. 당장 원·부자재 수급부터 어려운 것이다. 푸르밀 측은 “업무 마무리 중이었기에 현재는 은행을 비롯한 협력업체 등과의 거래 재개 등 해결해야 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무능한 경영 지적하며 시위 나선 직원들  

푸르밀에 원유를 공급해 온 낙농가들이 푸르밀 본사에 사업 종료에 대한 항의 방문한 모습. [연합뉴스]
두 번째 과제는 사업종료 계획으로 바닥을 친 신뢰 회복이다. 지난달 17일 신동환 푸르밀 대표이사는 사업 종료를 알리며, 전 임직원 350여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하는 이메일을 전달한 바 있다. 1978년 롯데우유를 모태로 탄생한 45년 역사를 지닌 기업이지만, 하루아침에 사업을 종료하고 전 직원을 해고하는 모습에 푸르밀 노동조합원과 푸르밀과 거래하는 낙농가, 협력업체 등이 거리에 나서기도 했다. 서울 문래동 사옥 앞에서는 무능력한 경영을 지적하는 시위가 펼쳐졌다. 
 
이에 노사 간 갈등은 극심해지면서 지난달 24일 1차 교섭에 이어, 31일 2차, 이달 4일 3차, 8일 교섭이 연이어 진행됐고, 결국 4차례 교섭 끝에 사업유지가 결정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푸르밀 경영진은 직원과의 신뢰 회복도 필요하고, 또 투자자에게 잃은 신뢰도 되찾아야 할 때임을 지적한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경영학과)는 “투자자에게 중요한 3대 투자 기준은 수익성, 안전성, 환금성인데 이번 사업종료 발표로 안전성 부분이 크게 흔들린다”며 “경영진은 대외 경영 환경 악화만 탓할 것이 아니라 사업구조 다각화 등을 꾀해 기업의 영속성을 보여줘 직원과 투자자로부터 신뢰를 다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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