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간에 수억원 오를 땅”…기획부동산 사기 안 당하려면
개발 어려운 저가 토지 과장 광고해
다단계 상담원·지인들에게 속여 팔아
# A씨는 최근 기획부동산 B업체에게 사기를 당했다. B업체는 “전원주택지 개발이 가능한 호재가 많은 토지”라며 “인근에 고속도로 건설이 추진되고 있고, 신공항 건설 등 호재가 많다”고 설명했다. B업체의 설명을 들은 A씨는 해당 토지를 약 4000만원에 매수했다. 하지만 B업체의 설명은 해당 근거 없는 없는 허위 내용이었다. 그 땅은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상 군사시설보호구역과 민간인 통제선에 묶여 개발이 불가능한 지역이었다.
경기도가 10일 배포한 기획부동산 불법행위 실태 사례집 내용의 일부다. 기획부동산은 개발이 어렵거나 경제적 가치가 없는 토지를 개발 가능한 용지로 속여 파는 업체를 말한다. 기획부동산의 불법행위는 많은 피해자와 상당한 피해 금액을 양산하고 법적 분쟁을 일으켜 행정적·사법적 낭비를 초래한다.
땅값 상승 어려운 저가 토지 매입해 다단계 판매
피의자들은 다단계 판매 방식으로 섭외한 상담원들과 그들의 지인에게 ‘수배 이상 시세 차익을 벌 수 있다’고 허위 과장 광고해 투자자 수백여 명에게 토지를 판매했다. 상담원들은 피해자들에게 “단기간 개발로 수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기가 막힐 정도의 물건이다. 확실성 높은 황금 잡아라”, “결국 개발되는 입지다. 그 무엇이든 간에 모두 다 오른다”는 말로 피해자들을 꾀었다.
피의자들은 부동산 관련 전문 자격이나 경력이 없는데도 땅값 상승 가능성을 마치 전문가들이 분석한 것인 양 포장해 피해자들을 속였다. 피의자들은 이런 방법으로 개발 호재를 과장해 40여개 토지를 판매하고 약 242억원의 불법 수익을 가로챘다. 이 사건에 대해 경기남부경찰청은 “12개 기획부동산 업체의 15명을 사기 혐의로 검거하고 4명을 구속했으며, 불법수익 242억원에 대해 업체가 처분하지 못하도록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와 함께 ▶아파트 건설 등 거짓정보를 이용해 판매한 사례 ▶토지수용·보상 등 거짓정보를 이용해 다단계식으로 판매한 사례 ▶계약일을 거짓 신고해 토지거래허가를 회피한 사례 ▶위장전입·명의신탁 등 부정한 방법으로 토지거래 허가를 받은 사례 등 기획부동산 사기 피해 사례가 다양하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기획부동산 사기일까?” 이럴 때 의심해야
예를 들어 ▶지인을 통해 소개받아 토지를 매수하는 경우 ▶공유지분으로 매수하는 경우 ▶선입금 강요와 계약 전까지 정확한 지번을 알려주지 않는 경우 ▶개발이 어려워 가치가 낮은 임야·전답 등을 소개하는 경우 ▶판매토지와 전혀 상관없는 개발 계획을 이용해 판매하는 경우 ▶주변 시세와 공시지가보다 훨씬 비싼 값으로 판매하는 경우 기획부동산인지 의심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기획부동산 불법행위가 의심되면 거주 지역의 관할 관청에 신고하면 된다. 신고시에는 신고서와 증빙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신고서에 양식에 맞춰 신고인, 피해내용 등 작성 후 서명 날인하고, 녹취록, 문자내역, 계약서, 기타 불법행위 입증서류 등의 증빙서류를 함께 제출하면 된다.
사례집을 제작·배포한 경기도는 부동산 거래 질서 확립을 위해 기획부동산 의심 거래에 대해 수시로 정밀 조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김연서 기자 yons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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