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가계소비 2.4% 감소 전망”…고물가‧소득감소 우려
전경련, 2023년 국민 소비지출 계획 조사
응답자 56.2% “올해보다 소비 줄일 것”
우리나라 가계소비가 내년에는 고물가와 경기침체에 따른 소득감소 우려 등으로 부진할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가계소비는 2020년 하반기 이후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우리 경제의 안전판 역할을 해왔지만, 소비가 줄면 국내 경기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2023년 국민 소비지출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6.2%는 내년 소비지출을 올해보다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다고 6일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가계 소비지출은 올해보다 평균 2.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득분위별로는 상위 20%인 소득 5분위만 소비지출이 증가(0.8%)하고 나머지 소득 1~4분위(하위 80%)는 모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1~4분위에서는 소득이 낮을수록 소비지출 감소폭이 더욱 클수 있다는 전망이다. 내년도 소비지출 전망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소득 1분위 -6.5% ▶2분위 -3.1% ▶3분위 -2.0% ▶4분위 -0.8% ▶5분위 +0.8%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소득이 낮을수록 고물가와 경기침체에 따른 고용 및 소득감소 영향을 많이 받아 소비 여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소비지출 줄이려는 가장 큰 이유로는 물가 상승(43.9%)이 꼽혔다. 실직·소득 감소 우려(13.5%), 세금·공과금 부담(10.4%), 채무(대출 원리금 등) 상환 부담(10.3%) 등이 뒤를 이었다. 품목별로는 여행·외식·숙박(21.0%), 내구재(15.4%), 여가·문화생활(15.0%) 등의 소비를 줄이겠다고 답했다.
반면 음식료품(26.6%), 주거비(전·월세 및 전기·가스 등)(20.9%), 생필품(12.7%) 등 필수소비재는 소비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지출을 줄이기 어려운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경련은 이런 조사를 토대로 내년에는 국민이 본격적인 경기침체에 대비해 꼭 필요한 소비를 제외하고는 허리띠를 졸라맬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내년 소비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는 물가 상승세 지속(46.0%), 금리 인상(27.0%), 세금·공과금 부담 증가(11.9%),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 위축(8.9%) 등이 지적됐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내년에 1%대의 저성장이 현실화될 경우, 가계의 소비 펀더멘털이 악화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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