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게더·이디야까지 줄줄이 오른다…원윳값 인상에 파업까지 ‘우유 수난시대’
빙그레, 내년부터 투게더·붕어싸만코 가격 인상
이디야커피 라떼 등 메뉴 가격 인상, 발효유도 올라
서울우유 파업에 ‘우유대란’ 우려도, 자영업자 ‘시름’
원유 가격 인상에 따라 지난달 17일부터 흰 우유 가격이 일제히 오른 가운데 우유가 들어가는 제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이 현실화하고 있다. 발효유 가격 인상을 시작으로 아이스크림과 커피 가격도 오르고 있다.
원유 가격 인상에 ‘밀크플레이션’ 현실화
8일 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내년 1월 1일부터 주요 아이스크림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 편의점 판매제품의 경우 가격 인상분을 미리 적용해 이달 1일부터 소비자 판매가 기준으로 투게더는 8000원에서 9000원으로 12.5% 올랐고 붕어싸만코, 슈퍼콘, 빵또아는 2000원에서 2200원으로 각각 10% 올랐다. 대형마트 등 할인점은 인상에서 제외된다는 설명이다.
빙그레는 올해 3월 투게더, 메로나 등의 소매점 가격을 올렸고 8월에도 붕어싸만코와 빵또아 등의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올해만 세 번째 인상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지난 3월과 8월엔 소매점 채널에서 주요 아이스크림 가격을 올린 것이고, 이번엔 편의점 채널을 올린 것”이라며 “투게더의 경우 원유 함량이 높아 원유 가격 인상에 영향을 받았고 다른 제품도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아이스크림뿐 아니라 프랜차이즈 카페의 커피 가격도 오르기 시작했다. 이디야커피는 오는 22일부터 음료 90종 중 57종의 가격을 최대 700원 인상하기로 했다. 이는 2018년 이후 4년 만의 인상으로, 우유가 사용되는 라떼 등이 대상이며 우유가 들어가지 않는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등은 가격 변동이 없다. 이디야 측은 “원부자재 가격 인상 등의 여파로 가격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원유 가격 인상으로 인한 흰 우유 등 유제품 가격 인상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지난달 서울우유협동조합(서울우유)과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유업체 ‘빅3’가 원유 가격 인상에 따라 흰 우유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 편의점 가격을 1500원에서 1700원으로 13%가량 올렸다.
서울우유는 대표 제품인 흰 우유 ‘나100% 1000㎖’를 대형마트 기준 2710원에서 2800원대로 올렸고, 매일유업도 같은 날 출고가를 인상하면서 대표 흰 우유 제품인 ‘매일우유 900㎖’의 소비자 가격이 대형마트 기준 2610원에서 2800원대로 인상됐다. 남양유업 ‘맛있는우유GT 900㎖’의 대형마트 판매 가격도 2600원대에서 2800원대로 올랐다.
이에 가장 먼저 ‘야쿠르트’와 ‘윌’ 등을 생산하는 hy가 발효유 일부 제품에 대해 가격 인상 신호탄을 쐈다. hy는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 소비자 가격 기준 1500원에서 1600원으로 올리고, ‘메치니코프’는 1300원에서 1400원으로 각각 100원씩 인상하기로 했다. 인상 가격은 다음 달 1일부터 유통 채널별로 순차 적용될 예정이다.
‘우유 대란’ 우려도…자영업자·소비자 ‘골머리’
밀크플레이션에 더해 서울우유협동조합 노조가 부분 파업에 돌입하면서 ‘우유 대란’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서울우유 노조는 지난 7일부터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회사 측은 지난 6일 일부 편의점에 우유 제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내용의 사전 공지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우유 노사는 그동안 임금 인상 폭을 두고 수차례 교섭을 벌여왔으나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갈등을 겪어왔다. 사측은 협상에서 1%대 임금 인상률을 제시했지만, 노조 측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은 당초 임금 동결을 제시했다가 인상률을 1%대로 높였지만,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5%대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임금 인상률이 낮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 유통제조사들도 답답하단 입장이다. 빙과업체 관계자는 “기업은 영리 목적에서 이익을 봐야 하는데 가격 인상을 안 하게 되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제품 가격을 동결시키기 위해 내부적으로 경영 효율화도 했지만,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가격 인상밖엔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통상 업계에서 제품 가격 인상은 2~3년에 한 번씩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지난해와 올해는 같은 품목이 아니더라도 업체당 한 해에 두세 번씩도 가격을 올리고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도 가격을 인상하면 소비자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데도 이를 감수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굉장히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들은 국내 우유보다 가격이 저렴한 수입 멸균 우유와 PB(자체 브랜드) 우유, 대체 우유로 눈을 돌리고 있다. 카페 자영업자들은 우유 종류에 따라 커피나 음료의 맛이 바뀔 수 있어 쉽사리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상에선 멸균 우유 활용을 두고 자영업자들의 고민이 쏟아지고 있다.
한 카페 자영업자는 “아메리카노를 제외하고 우유가 들어가는 메뉴들의 가격은 우유 가격 인상 폭만큼 올려야겠다는 생각으로, 가격을 올리지 않고는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며 “멸균 우유는 호불호가 심해서 활용해도 될지 걱정”이라며 “연유 가격도 오른다고 하는데 연유도 종류에 따라 맛 자체가 달라져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킨텍스 게임 행사장 ‘폭탄테러’ 예고에...관람객 대피소동
2美항모 조지워싱턴함 日 재배치...한반도·中 경계
3공항철도, 시속 150km 전동차 도입...오는 2025년 영업 운행
4두산 사업구조 재편안, 금융당국 승인...주총 표결은 내달 12일
5‘EV9’ 매력 모두 품은 ‘EV9 GT’...기아, 美서 최초 공개
6민희진, 빌리프랩 대표 등 무더기 고소...50억원 손배소도 제기
7中, ‘무비자 입국 기간’ 늘린다...韓 등 15일→30일 확대
8빙그레, 내년 5월 인적분할...지주사 체제 전환
9한화오션, HD현대重 고발 취소...“국익을 위한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