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그룹 ‘골칫거리’ 한컴라이프케어, 방산 잡고 내년 반전 이루나

영업이익률 25.5%→3.95%→2.3%
‘마스크 특수’ 사라지자 실적도 급락
국방·진단, 신사업 지목…외연 확대 中

 
 
한컴라이프케어는 방위사업청이 발주한 105억834만원 규모 K10 탄약운반장갑차 후방카메라 장착 사업을 수주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사진은 K10 탄약운반장갑차. [사진 한화디펜스]
한컴라이프케어가 한글과컴퓨터(한컴)그룹의 ‘골칫거리’에서 ‘성장 동력’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 신호탄을 쐈다. 마스크 특수 종식에 따라 추진한 신규 사업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신성장 동력의 핵심 키워드는 방산과 진단이다. 다만 낮은 영업이익률 등 풀어야 할 숙제도 산적하다.
 
한컴라이프케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마스크 특수’를 누리며 지난해 8월 코스닥 시장에도 입성했다. 2020년도 마스크 대란이 벌어졌던 상황에서 한컴라이프케어가 생산한 KF 방역마스크는 대안으로 떠올랐고,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불티나게 팔렸다.
 
마스크 단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껑충 뛰었다. 연결기준 2020년도 연간 매출은 1518억원으로, 2019년(665억원)과 비교해 무려 128% 상승했다. 2020년도 연간 영업이익 역시 387억원으로 직전 연도 대비 323%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당시 영업이익률은 25.5%를 기록, 마스크 특수 효과를 온전히 누렸다.
 
그러나 마스크 부족은 2021년도에 들어서면서 해결됐고, 현재는 공급 과잉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컴라이프케어의 실적도 곤두박질쳤다. 연결기준 2021년도 매출은 1211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 하락이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8억원에 그치면서 87% 줄었다. 영업이익률 역시 3.95%를 기록, 직전 연도 대비 21.55%포인트(P) 감소했다.
 
한컴라이프케어의 이 같은 실적 하락은 한컴그룹 전반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컴라이프케어가 한컴의 연결 대상 종속회사인 터라 그룹 실적의 발목을 잡았단 평가도 이어졌다. 마스크 특수가 사라진 한컴라이프케어가 그룹 내 골칫거리로 여겨졌던 배경이다.
 
한컴라이프케어는 2021년 마스크 생산 기업이 늘어나 경쟁이 치열해진 시장 상황에서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마스크 생산에 계속해서 집중했고, 이는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졌다. 마스크 대란이 있기 전인 2019년도 영업이익률(13.72%)에도 한참 못 부족한 성적을 낸 이유다. 회사가 공시한 2022년도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마스크 평균 가격은 2020년 14만2271원에서 ▶2021년 13만8046원 ▶2022년 3분기 13만231원으로 지속 감소했다.
 
한컴라이프케어 역시 해당 보고서를 통해 “2021년에는 경쟁사의 공격적인 영업으로 단가가 소폭 하락했다”며 “마스크의 가격 변동의 주요 원인은 경쟁 체제로의 시장 변화에 따라 경쟁 상대의 과도한 가격 인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매출 기여도에 비하여 이익률은 다소 저조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재무적인 안정성과 제품력을 바탕으로 일반 방독면 부문에서도 타사 대비 경쟁우위 및 이익 개선을 회복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부연했다.

‘생존’ 위한 변화, 2023년엔 성과 기대

한컴라이프케어는 2021년 마스크 특수가 사라진 상황에서 나타난 실적 하락을 반면교사 삼아 올해 초부터 기존 사업의 강화는 물론 신규 성장 동력 마련에 나섰다.
 
다만 체질 개선에 따른 비용 증가 등으로 올해까진 실적 개선이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연결기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573억5300만원으로 평년 대비 하락했다. 1분기엔 영업손실 18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13억5400만원으로 저조하다. 영업이익률 역시 2.3%를 기록했다.
 
회사는 2023년부터 불확실성이 높아진 방역마스크 부문의 매출 비중을 줄이고, 사업 다각화 전략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루겠단 입장이다. 실제로 보건용 마스크의 생산 가동률을 보면 2020년 123%(수요 증가에 따라 생산능력 초과 공급)에서 ▶2021년 45% ▶2022년 3분기 기준 1%로, 현재 유의미한 실적을 내고 있지 않다.
 
회사는 줄어든 보건용 마스크 매출을 기존 사업을 강화와 신규 사업 추진으로 매울 방침이다. 한컴라이프케어는 마스크 특수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지만, 회사의 저력은 개인안전장비 전문 제품에 있다. 1971년 설립된 이후 소방·국방·산업·생활안전 분야에서 입지를 넓혀왔다. 주요 매출 역시 ▶방독면 ▶호흡기 ▶보호복 ▶생활안전 제품에서 일으켜 왔다.
 
특히 방독면 분야에서 강점이 두드러진다. 2015년 신형 K5 방독면을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 2016년부터 공급을 시작했다. 올해에만 183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는 등 꾸준한 실적을 써왔다.
 
한컴라이프케어의 주요 제품군. [한컴라이프케어 홈페이지 캡처]
회사 제품의 주요 고객사는 방위사업청이다. 올해에만 7건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규모는 약 533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의 44%에 해당한다. 회사는 방위사업청의 수주 구조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최근 신규 사업 진출에도 성공했다.
 
한컴라이프케어는 지난 14일 공시를 통해 방위사업청이 발주한 ▶K10 탄약운반장갑차 후방카메라 장착(105억834만원) ▶K56 탄약운반장갑차 후방카메라 장착(73억9567만원) ▶K77 사격지휘장갑차 후방카메라 장착(40억5108만원) 사업 계약을 각각 체결했다고 알렸다. 총 사업 규모는 220억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회사는 ▶후방카메라 ▶후방카메라를 모니터링하는 디스플레이 ▶기타 구성품 등을 2024년 12월까지 설치 완료할 계획이다. 방독면 위주 사업에서 그 영역을 카메라 분야로 확장한 셈이다. 이에 따라 당초 기타 사업 부문으로 표기했던 ‘국방’ 분야를 최근 사업보고서엔 별도로 분류해 표기했다. 회사는 해당 사업 부문에서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50억61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체 매출의 8.8%에 해당한다.
 
한컴라이프케어의 주요 제품군의 2023년도 3분기 누적 매출 비중. 당초 기타로 분류하던 국방 부문을 별도로 표기했다. [자료 한컴라이프케어 2023년도 3분기 사업보고서]
또 한컴라이프케어 자회사 한컴헬스케어가 추진 중인 진단 키트 사업 역시 기대 요소로 꼽힌다. 한컴헬스케어는 메디안디노스틱과 협력해 개발한 코로나19 신속항원 자가진단키트를 지난 5월 출시했다. 한컴헬스케어 코로나19 진단키트에만 국한되지 않고 ▶코로나·인플루엔자 동시진단키트 ▶중화항체 신속진단키트 등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다양한 분야 사업 부문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9개 사업목적을 추가했다. 새로 추가된 사업목적은 ▶창고업 ▶화물운송주선업 ▶군복 및 군용장구 제조 판매업 ▶방탄 등 특수소재 제조 판매업 ▶소방장비 제조 판매업 ▶기타 공학 연구개발업 ▶펄프 및 종이·종이 제품 제조업 ▶부직포 및 펠트 제조업 위생용 종이제품 제조업 등이다.
 
오병진 한컴라이프케어 대표는 “한컴라이프케어는 소방에 이어 새로운 성장축으로 국방사업에 주력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국방사업 포트폴리오를 전략적으로 다변화하면서 빠르게 성과를 가시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국방사업 수주와 수출 성공을 통해서 한컴라이프케어의 장기적인 지속 성장의 토대를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정두용 기자 jdy2230@edaily.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목줄 매달고 발로 차고'…가정집서 무슨 일이?

2젤렌스키 "북한군 첫 교전…세계는 더 불안정"

3서울시, 전국 최초로 '킥보드 없는 거리' 추진

4'트럼프에 다 걸었다' 테슬라, 선거날 주가 3.5% 반등

5해리스 '편 가르기' 트럼프 저격?…"분열에 사람들 지쳐"

6트럼프, 대규모 선거사기 주장…패배시 불복 포석?

7'거함' 맨시티 잡았다…스포르팅 '아모림의 저력'

8'아이폰 퍼포먼스'한 뉴진스 무대에 SBS 중징계

9탈팡족 없었다...쿠팡, 요금 인상에도 고객 11% 증가

실시간 뉴스

1'목줄 매달고 발로 차고'…가정집서 무슨 일이?

2젤렌스키 "북한군 첫 교전…세계는 더 불안정"

3서울시, 전국 최초로 '킥보드 없는 거리' 추진

4'트럼프에 다 걸었다' 테슬라, 선거날 주가 3.5% 반등

5해리스 '편 가르기' 트럼프 저격?…"분열에 사람들 지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