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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단 보여준 한용구 신한은행장 “급격한 지점 통폐합 없다”

한용구 신임 은행장, 취임 첫 기자간담회 열어
“150여개씩 사라지던 지점 폐쇄, 내년부턴 없을 것”
“모바일·인터넷뱅킹 이체 수수료 무료화 한다”

 
 
한용구 신한은행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 이용우 기자]
“지점 통폐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디지털 소외계층 발생을 보면서,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신한은행의 지점 통폐합은 마무리가 됐다고 본다.”
 
30일 한용구 신임 신한은행장이 취임 첫날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류 은행이 되기 위해서는 고객 전체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은행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행장이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강조한 키워드는 ▶고객 위주 경영 ▶디지털 혁신 ▶내부 관리 강화 ▶사회적 책임 네 가지로 귀결된다.  
 

“급격한 지점 폐쇄, 신한은행에서는 없을 것”

한 행장은 최근까지 급속도로 이뤄진 지점 통폐합에 대해 내년엔 그 같은 방식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진옥동 신임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행장으로 4년 임기를 채웠지만, 너무 일찍 떠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진 전 행장이 보여준 고객 중심 철학은 나와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한 행장은 “‘한용구의 신한은행’보다는 고객 중심 철학을 어떻게 이어나가고 발전시킬 지가 최대 고민”이라며 “내년에도 이는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기본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런 의미에서 그는 은행 지점 통폐합을 꺼내 들었다. 신한은행은 2021년과 2022년에 출장소를 포함해 150여개 지점을 통폐합했다. 그는 “사실 지점 통폐합은 은행권에서 하나의 거대한 흐름”이라면서도 “이후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내년에도 출장소를 포함해 10여개 정도 줄겠지만 이전처럼 빠른 지점 통폐합은 신한은행에서 거의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혁신점포 디지로그 서소문지점 [사진 이용우 기자]
한 행장은 과거와 같은 방식의 지점 운영은 피하고 고객과 지역, 디지털에 맞춘 새로운 혁신 지점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디지털 소외계층에게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디지털라운지, 우체국 등과의 협업, 타 은행과의 공동 점포 운영을 꾸준히 늘리겠다는 약속이다.
 
특히 한 행장은 내부통제 강화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일류 은행으로 가기 위한 초석을 만들기 위해서는 올해 은행권에 논란이 됐던 직원 횡령, 외환이상거래 등이 발생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 행장은 “올해 신한은행도 내부통제 미흡에서 예외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며 “횡령이나 외환이상거래 등의 사건으로 국민에게 부끄럽고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진 금융기관으로서 이 같은 것들이 없어야 하고 모든 조직과 직원을 총 투입해서 내부통제에 더해 소비자보호까지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모바일·인터넷뱅킹 이체 수수료 없앤다”

한 행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은행의 사회적 책임도 강조했다. 먼저 내년에 모바일·인터넷 뱅킹의 비대면 수수료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은행이 쉽게 낼 수 있는 이익을 줄여 고객에게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그는 “몇 달 전 임원회의 당시 진 행장이 은행 애플리케이션(앱) ‘뉴쏠(New SoL)’이 출시될 때 MZ세대만 아니라 전 국민의 모바일 이용 문턱을 낮추기 위해 은행이 이익을 냈던 모바일·인터넷뱅킹 이체 수수료를 사회적 환원 차원에서 면제하자고 했다”고 전하며 “가장 빠른 시기에 이 부분의 수수료를 면제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한 행장은 “내년엔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취약 차주에 대한 선제적 조치를 통해 연착륙을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고, 여기에 중점을 둘 것”며 “갈수록 가계와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30일 서울 중구 소재 신한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한용구 신한은행장이 은행기를 힘차게 흔들고 있는 모습. [사진 신한은행]
취약 차주 지원에 대해서는 “담보대출 금리를 완화해 주고 있고, 일정한 금리를 초과하는 부분엔 이자 유예 조치를 진행 중이며 채무조정 프로그램도 계속되는 중”이라면서 “이런 부분을 더욱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 그는 “신한의 꿈은 일상으로 녹아 들어가는 유비쿼터스 뱅크일 뿐만 아니라 고객의 편의성을 높여 언제 어디서든 접근해서 금융을 경험하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 목적”이라며 “이를 위해 바스(Baas, 서비스형 은행) 사업부도 출범시켰다”고 설명했다. 바스 사업부는 다양한 기업과 기관 등 플랫폼 연계 사업을 추진하는 부서다. 
 
은행이 금융을 벗어난 새로운 혁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한은행의 비금융사업인 배달앱 ‘땡겨요’는 출시 1년밖에 안 됐지만 시장의 기대와 관심이 높다. 한 행장은 “땡겨요는 재무적 성과보다 배달 노동자와 소비자, 소상공인 등 배달 관련 생태계에 있는 모든 분께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구현이 되어 있다”며 “상생 생태계를 만들어나가는 큰 시도면서 금융의 힘으로 혁신을 통해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전달한다는 면에서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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