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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1.6조원 ‘빅딜’ 마무리…포시마크에 ‘기술’ 입혀 세계 공략

‘미국판 당근마켓’ 포시마크 지분 100% 인수
1조6610억원 지불…자기자본 6.94% 해당
SME 커머스와 C2C 유사…“시너지 창출”

네이버가 북미 최대 패션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 포시마크 인수를 6일 마무리했다. 사진은 포시마크 서비스 이미지. [사진 네이버]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네이버가 북미 최대 패션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 포시마크 인수를 마무리했다고 6일 공시했다.

포시마크의 기업가치는 12억 달러(약 1조5250억원)로 책정됐다. 네이버는 포시마크가 보유한 가용 현금을 포함해 인수 비용으로 13억1000만 달러(약 1조6610억원)를 지급했다. 자기자본 대비 취득가액은 6.94%다.

포시마크는 국내엔 ‘미국판 당근마켓’으로 알려진 기업이다. 2011년 미국 실리콘밸리 중고 거래 플랫폼으로 출발했다. 중고 거래 플랫폼의 강점을 살려 지역 단위 커뮤니티 기능을 도입, 가입자를 끌어모았다.

네이버는 그간 중소상공인(SME)을 중심으로 한 커머스 기능을 자사 플랫폼에 도입하며 뚜렷한 사업적 성과를 써왔다. SME 중심의 서비스가 포시마크 운영 방식인 C2C와 유사하다고 판단, 사업적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고 봤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SME 중심으로 다양한 상품들의 롱테일 거래를 지원하던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 방식이 수많은 사용자간 자유로운 거래가 이뤄지는 C2C 서비스 방식과 유사하다고 판단했다”며 “C2C 시장을 태동기부터 주목해왔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글로벌 포트폴리오 구축을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C2C 역량 극대화해 세계 시장 노린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1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내 기업결합신고(HSR filing) 승인을 받았다. 12월 27일 열린 포시마크 주주총회에서도 합병 안건이 승인됐다. 네이버는 이에 따라 포시마크 지분 100%를 이날 취득하며 계열사로 편입했다. 포시마크는 5일 나스닥 상장을 철회했다.

네이버는 이날 공시를 통해 이번 인수 목적을 ‘미국 커머스 시장 진출을 위한 경영권 확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C2C 시장은 사용자 간 다양하고 희소한 제품들을 지속해 생산하고 거래하는 차세대 커머스 격전지”라며 “네이버는 초기 단계부터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성장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전했다. C2C가 향후 온라인 패션 소매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으리라고 판단해 1조6000억원이 넘는 ‘빅딜’을 추진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가 포시마크 인수 시점을 앞당긴 이유로 ‘조기 시장 진출’을 꼽은 셈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포시마크 인수 결정을 알리며 합병 시점을 4월 4일로 예정한 바 있다. 이를 3달가량 앞당겨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네이버가 포시마크 인수를 2023년 1월 내 마무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은 지난해 12월 시장에 전해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고가 인수 논란’과 ‘주가 하락’ 등의 우려를 조기에 마무리 짓기 위한 일정 변경이란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네이버 제2사옥 ‘1784’ 전경. [사진 네이버]

네이버는 향후 C2C 플랫폼 산업이 성장할 것으로 보고 해외 시장 공략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미 일본에서 크림·빈티지시티 등의 서비스를 시작했다. 왈라팝·베스티에르 콜렉티브 등에 투자하며 유럽 시장 진출도 들여다보고 있다. 회사는 이번 포시마크 인수를 통해 한국·일본·유럽·북미를 잇는 ‘유일한 글로벌 C2C 주자’로 등극, 신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네이버는 이날 포시마크의 계열사 편입 완료에 따라 향후 인수 후 통합(PMI·화학적 결합)에 집중할 방침이다. 네이버가 쌓은 기술을 통해 포시마크 서비스 고도화에도 나선다. 네이버 쇼핑 플랫폼에서 일부 도입 중인 스마트렌즈·라이브커머스 기능을 포시마크에 이식하는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 최 대표는 “이번 포시마크 인수로 북미 시장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경쟁에 진출함으로써 C2C가 주요 매출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마니시 샨드라 포시마크 최고경영자(CEO)는 “C2C 기업들은 성장 잠재력이 높으나, 아직 초기 단계의 사업으로 주로 스타트업들이 뛰어든 상태”라며 “기존 인터넷 기업 대비 기술적 역량에 대한 목마름이 큰 상황이다. 이제 ‘팀 네이버’의 일원이 된 만큼 기술·사업적 역량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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